불면증 약으로 시작해서
우울증 약과 불안장애 약을 먹는다
처음엔 약을 먹으면 우울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고 잠도 잘 올 것이라고 해서 먹었다
의무감으로 약을 먹은 것인데
이제는 의무가 아니라 필요해졌다
약을 먹어도 이상하게 우울한 날이있다
그런 날은 정해진 시간보다 조금 일찍 먹게된다
약을 먹으면 괜찮겠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우울한 일이 생겼을 땐 약을 일찍 먹어야지 라고 생각했다면
오늘은 우울해져서 약을 먹어야겠다, 약을 먹고싶다는 생각뿐이였다
김밥집에서 집으로 가는 그 길은 너무 우울했고
차에 치이고 싶은 욕망이 들고 누군가 날 욕하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런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생각은 하지만 다들 날 보고 욕하는 그런 기분이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약을 찾고 먹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참 처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