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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뉴스] 왜 백남기 전공의는 암호 같은 메모를 남겼을까?"
게시물ID : sisa_765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이복스
추천 : 12
조회수 : 9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13 13:31:29
[AOD6]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지 20일이 됐지만 사망진단서에 사망원인이 병으로 숨졌다는 '병사'로 기록되면서 장례식 준비도 하지 못한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과 검찰에서는 '부검을 해야 한다'며 시신 압수영장을 받았고 법원은 유례없는 조건부 영장을 발부하고 유족들은 쓰러진 직후부터 지금까지 모든 진료기록이 있는데 시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며 '부검을 반대' 하면서 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서울대병원에서 백남기 농민의 입원 진료과정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자주 벌어졌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발견된다. 백남기 담당 전공의(레지던트)가 진료기록지(의무일지)에 외압의 흔적들을 곳곳에 남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왜 백남기 전공의는 암호 같은 메모를 남겼을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중략]

▶ 의무기록에 평소에도 이런 메모를 남기는 건가?

= 그렇지 않다. 지시를 받았으면 지시 받은 내용만 기재하는 게 일반적이다. '외인사'라고 지시면 '외인사'로, '병사'라고 써라고 지시를 받았으면 '병사'라고만 기재하지 어떻게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를 기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직 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통상 지시 받은대로 쓴다. (그런 메모를 남긴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의 한 집행부 임원은 "10년 후를 고민한 의무기록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보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국장은 "그런 메모를 남기는 게 아주 이례적인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한 건 맞다"고 말했다.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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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이 업이다 보니 정치 기사에서도 이런 기사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되도록 출처 걸린 전문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과는 다릅니다만, 같은 전공의 입장에서 100% 공감되는 기사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전공의는 뭐했냐 다 폭로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하십니다만..
이 정도의 소심해보이는 메모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전공의는 그냥 지사사항 만을 기록하고(이 기록을 하는 것 마저도 바빠서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거기다 추가로 기록한다치면 이름 없이 교수님이나 
윗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과 상의하여 이렇게 했다 정도만 기록합니다. 

만약 뭔가 민감한 환자에서 이런 식으로  '누구 누구랑 언제 어떻게 상의해서 
누구 지시하에 이렇게 했다.' 까지 적는다는 건 대체적으로 그 상의한 사람과
의견이 다르거나 그 지시자의 의견이 틀렸다고 생각할 때나 그렇게 합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병원에서 교수-전공의 관계에
이렇게 한다는 건 굉장히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렇게 적는 것 자체를 노여워하는 교수님들이 한두분이 아니신데다가, 
백선하 교수같은 캐릭터면 기사에 나온대로 화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앞길을 막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교수님 의견이 표준 지침이나 문헌에 어긋나는 경우 그걸
그대로 적고, 필요할 때는 환자한테도 말하는 편인데..쫓겨나지는 않았지만
이미 제 취직 자리는 막힌 상태구요.

내과, 가정의학과 같이 전공의가 한해 수백명씩 쏟아져나오는 과들이야 
어디 시골 구석지에 가서라도 배운 과목으로 먹고 살 수 있지만, 신경외과같이 
과 규모가 되어도 학회의 영향력이 큰 과나, 제가 하고 있는 과같이 학회 
규모가 크지 않은 과들은..교수한테 찍히면 그걸로 끝이죠. 4년간 수련한
과목 버리고 그냥 의대만 졸업한 사람들과 똑같은 거 하면서 살게 됩니다.

저 전공의는 그걸 감수하고서, 모르는 사람 눈에는 먼지보다 못한 저항이나마
한 겁니다. 전공의가 저항하지 않았다는 말도 틀렸고, 용감하지 않다는 말도
틀렸고, 이 사건으로 앞길이 열렸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 더 큰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이 그래도 있겠죠. 그런데 그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헬조선이란 사회가 내부고발자를 감싸안아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회입니까?
내부고발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유명무실한 상황에서 당신은 이만큼이라도 저항할 수 있습니까?
출처 http://news.nate.com/view/20161013n09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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