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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알고 지내다 사귀었는데 결국 2주 만에 헤어졌어요
게시물ID : love_130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얼빈★
추천 : 1
조회수 : 15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0/15 02:31:14
하하하 이제 더 이상은 죽창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쏠로네요 하...
불과 며칠 전에 애인이랑 통화 얼마나 자주 하는지 여러분의 의견을 물었었는데
결국 그에 대한 해결책은 필요 없게 되었어요
차에 타서 평소처럼 얘기하다가 잠깐 걷자 하면서 침묵이 생기더니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니가 손에 들고 있는 레몬차를 나한테 뿌릴거냐고 하길래
그렇게 말하니까 더 뿌리고 싶다고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는데 선수를 놓쳐서 아쉽다고 대답하면서 얘기가 시작됐어요
알고 지내던 사이에서 보는 서로는 사귀기로 한 이후의 서로랑 다르다는 점
전 연인에게 상처받았거나 실망했던 일이 있었다고 해도 현재 만나는 사람에게까지 그 영향이 미치게 하지 말아야 되는 점
잘 돌려 말해도 가슴 아픈 얘기를 텍스트로 보내서 상처 주는 점
전 여자친구 얘기를 계속 하는건 비교일뿐더러 자존심 상하고 예의 없는 짓이라는 점
혼자서 생각도 정리하고 여유가 생기면 연애든 뭐든 해라
이게 저의 의견이구요
여행 가서 하룻밤을 보내고 그 다음날에 보는 모습이 어제와 달라서 신비감이 떨어지고 자기가 원하는 속도에 맞지 않았다는 점
그래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지난 2주를 돌이켜보면 내가 이상해서 앞으로도 너와 서로 맞지 않을 것이므로 여기서 헤어지자는 것
이것이 상대방의 얘기였어요
이틀 동안 생각을 해보고 얼굴 보고 말 잘 해보면서 맞춰갈 수 있지 않을까 했던 내가 바보같기도 하고
이 정도로 나를 좋아해주지 않고 이기적인 사람을 여기서 끝낼 수 있다는 게 다행이기도 하구요
저도 여태껏 생각했던 거 그냥 냉정하게 눈물도 슬쩍 보였지만 최대한 담담하게 얘기했어요
2주 지켜보고 나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 않느냐고 했지만 이미 마음은 다 굳힌 상태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제 얘기를 듣더니 자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많이 희생하고 이해하고 노력하고 있었다는 걸 알더라구요
그 사람이 그걸 알긴 한다는 것 자체도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정도였어요
여자들 특유의 여성성이 싫다고 하길래 그럼 남자를 만나보는게 어떠냐는 얘기도 잠깐 했는데 이걸 계기고 자기 성 정체성을 다시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
얘기 더 할 것도 없어서 일어나서 걷는데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빨리 걷다가 멈추고를 반복하면서 화가 난다 내가 화 내도 되는거 아니냐고 다그쳤어요 사실
마지막 차 앞에서 가방을 꺼내주길래 받아들고 얘기했어요
알고 지낸 시간이 허무해
여태까지의 모든 상황을 정리하자면 딱 저 기분이에요
사귀기 전의 세 달이 제일 좋았더라구요
그리고 나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라고 했어요
순순히 얘기는 하는데 기분이 썩 좋아지지는 않네요
넌 정말 좋은 사람이고 괜찮은 사람이야 내가 분명히 후회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내가 변하지 않는 이상은 우리가 만나도 맞지 않을걸 알기에 헤어지는 게 제일 좋을거라고
웃겼어요 솔직히
내가 좋고 괜찮은 사람인 걸 이미 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그런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그냥 거기서 마음이 더 가지 않아서 좋아하는 사람으로 발전할 수 없었던 거 아니냐고 원론적인 얘기로 끝냈어요
그리고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못 해서 결국 차이게 된 이 상황이 짜증나고 분하다고 얘기해줬어요
마지막은 그냥 간다고 하고 잘 가라는 얘기 듣고 카톡 읽씹하는 것처럼 걸어서 집에 도착했어요
알고 지낸 시간 정말 허무하네요
아무리 나이가 서른을 향해 간다고 해도 이정도의 빠른 판단이 가능한지도 참 놀랍구요
그냥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결론만 남았네요
그래도 나 자체를 좋은 사람으로 봐 준 것과 내게 기대라는 걸 하긴 했다는 점에서 난 정말 괜찮은 애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자야되는데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네요
좋은 친구 사이로 계속 지냈다면 좋았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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