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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일상
게시물ID : panic_911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엉슨
추천 : 15
조회수 : 119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10/15 22: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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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처음 올려보네요. 

제목도 없었는데 대충 지어봤습니다.

제가 군대에서 주제 사라마구에 빠져있을 때 쓴 단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글을 읽는 속도감(?)을 따라하기 위해 이렇게 썻는데 지금 보니 읽기가 불편할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ㅜ

특히나 모바일로 보면 엄청 이상할 것 같네요.

혹시 너무 불편하시면 다시 줄바꿈을 해서 올리겠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부족하지만 가끔 써서 올리겠습니다.





















끼익-
퍽-!



어이. 어이 거기 젊은이. 아니. 이상한 사람 아니니까 오해는 말고.
좀 이상해 보일지는 몰라도 나 정말 죄 한 번 안 짓고 살아온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흠흠. 자네를 불러세운 이유가 뭐냐하면. 내가 요즘.
아, 말로 설명하긴 힘든데 거 참. 아주 이상한 일이 벌어진단 말야.
그니까 잠깐, 아니. 정말 잠깐이면 돼. 그런 표정 짓지말고. 어허-.
딱히 말 할 사람이 없어서 그러니까 그래. 그래 잠깐이면 된다니까.
그럼 들어준다는 걸로 알고 얘기하겠네. 그러니까 말이야.
아, 그 전에 그 내 소개부터 해야... 하나? 아, 그래 그게 낫겠군.
그니까 음... 내가 나이는 쉰 셋인가 넷인가. 아, 이젠 나이도
가물가물한데 이해좀 해줘. 요즘 내가 이렇다니까. 하여튼 그리고
하는 일은 서울 메트로. 그니까 이렇게 말하면 모를지도 모르겠구만.
간단히 말해서 지하철 역장인데 당산역이라고 알지? 이 동네사람이 아닌가?
그래. 이래뵈도 내가 거길 관리하는 책임자라니까. 또 뭐가 있을까.
그리고 부인이랑 딸 하나 먹여살리고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나 할까.
딸이 키우는 그 뭐냐. 고슴도치. 그 쥐새끼도 먹여살리고있지.
아니. 내가 집에있으면 코빼기도 안 보이면서 내가 그 쥐새끼까지
먹여 살려야 돼? 아, 딸 말이야. 고슴도치 말고. 어렸을 때는 
그렇게 귀찮게 달라붙더니. 아, 지금 대학교 2학년인데 무슨 국문학과인가
거길 들어가서 소설을 쓰겠다나. 어휴. 모르겠어 아주. 그래도
예전엔 반장도. 아니 부반장인가. 몇번 하고 아주 귀여웠는데 지금은
징그러워 아주. 내 등골을 그냥. 사내새끼면 군대라도 보낼텐데
하여튼간에. 아. 그리고 마누라는. 어휴. 모르는 사람한테 자꾸
가족 흉봐서 좀 그런데 요즘 우울증이라나 뭐라나. 아니. 지금처럼
힘든 세상에 우울하긴 무슨. 이게 다 집에서 드라마나 보고 자빠져
자니까 우울한거 아니야? 힘들다고 요즘엔 밥상도 아주 엉망이야.
아니, 힘든건 나지 지가 힘들어? 카드나 긁을줄 알지. 아이고.
요즘 내가 젊은애들 비위 맞춰가면서 아래, 위 다 눈치보고 등골
빠지게 벌어가면 이건 뭐 나를 돈 벌어오는 기계 취급이야.
아, 얘기가 길었는데 이런 자잘한 일들이야 항상 그랬던거고
요즘엔 아주 이상한 일이 있다니까. 이제부터가 진짜 얘기야
혹시 내 얘기가 지루한가? 아, 그래. 나라도 모르는 사람이 이런
얘기를 늘어놓으면 그럴거야. 근데 진짜 이상한 일이 있다니까.
들어보면 꽤 재미있을거야. 그니까 얘기가 어디서부터 시작 되나면
딱 일주일 전이야.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저번주 월요일이지. 아니,
어떻게 보면 화요일 부터인가. 저번주 월요일도 그냥 평범한 하루였지.
아침에 지하철 타고 출근해서. 아, 지하철 역장이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하는게 이상하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 뭐야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하철 자유 이용권 같은걸 주거든. 가족들한테도 나오는데 뭐 있으니까
쓰면 좋지. 근데 버스 환승은 안 되는게 단점이야. 그니까 하여튼 출근을
해서 출근시간의 인파를 뚫고 겨우 내 자리에 앉았지. 그날도
역시나 책상위에 커피가 있더구만. 신입중에 한명이 매일 이렇게
커피를 타다 놓는데 아무래도 이뻐보이긴 하지. 그래서 그걸 마시고 
삼십분정도 멍- 하니 있다가 점검일지 같은 것들을 확인하고 뭐,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들이 그렇지. 요즘엔 다 기계가 하니까
그런데 나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사람이 다 표를 팔고 했어요.
물론 나도 했었지. 지금은 세상이 너무 좋단 말이야. 그리고 적당히 시간을
보냈더니만 점심 시간이 되더구만. 나야 아무거나 먹어도 상관 없는데
요즘 애들은 그게 아닌가봐. 아주 점심 먹으러 출근하는 것 같어. 사람이
어떻게 맨날 다른 메뉴를 먹나? 귀찮으니까 그냥 따라는 간다만
아, 그런데 그날따라 너무 귀찮은거야. 그래서 어찌할까 하는데
아까 그 커피 타준다는 그 친구 있지? 그 친구가 낌새를 눈치채고 
중국집에서 시켜먹자고 하더라고. 허, 참. 볼수록 이쁜 친구야.
그래서 대충 시켜먹고 좀 쉬다가 또 뭐 여러가지 결제하고 뭐 하고.
뭐 하고. 오후에는 좀 바쁘게 보냈어. 중간에 오후 3시쯤은가 어떤
애가 같이 온 엄마를 놓쳐서 잠깐 맡아주기도 했는데 애가 여섯살
이라고 하더라고. 바가지 머리에 귀여운 남자애였는데 똑똑하게도
지 엄마 핸드폰 번호를 먼저 딱 말하는거야. 역시 요즘 애들은 참.
그래서 뭐 금방 엄마가 와서 데려가고. 그 뒤로는 한가했어. 그냥
앉아서 좀 졸다보니까 퇴근 시간인거야. 퇴근 시간이니 퇴근했지.
또 내가 퇴근해야 다른 직원들도 퇴근하잖아. 이런 것까지 눈치가
보인다니까. 또 지하철을 타고 집 근처 역에서 내려서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전화가 한 통 오는거야. 좀 멀리사는 친구인데 갑자기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더라고. 그때가 여섯시 반 쯤이었지. 나도
집에 들어가기도 싫고 했는데 그냥 집으로 갔어. 이젠 술 마시는것도
귀찮더라고. 이 나이쯤 되면 다 이런가. 하여튼 집으로 갔지.
집에 가도 반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 마누라는 또 누워서 
드라마나 보고있고 딸은 물어보니까 과에서 시험 끝났다고 파티를
한다나. 아니, 그 성적으로 파티를 해? 반성의 시간을 가져도 
모자랄 판인데. 아이고 화상들! 그냥 개나 한마리 키울까도 싶어.
옷 벗고 마누라가 차려주는 밥 대충 먹고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봤지.
마누라는 안방에서 보고 있으니까. 내가 거실로 나왔지 뭐. 내 팔자야.
근데 뉴스가 끝나니까 딱히 재미있는걸 안 하더라고. 채널만 디질라게
많지 실속이 없어. 계속 채널만 돌리고 있는데 마누라가 슬금슬금 오는거야?
와서 옆에 앉더니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오늘 자기가 너무 우울해서
기분전환겸 혼자 쇼핑을 했대. 그런데 그 뒷 말을 듣고 기절할뻔했지.
무슨 칠십만원짜리 코트를 샀다는거야. 도데체 내 옷은 십만원 넘는
것도 거의 없는데. 이거 뭔가 잘못된거 아니야? 아주 열이 뻗치더라고.
근데 뭐 어떡해. 의사가 절대로 나무라거나 화 내지 말라고. 그러면
뭔 일 일어난다고 그랬던게 생각 나더라고. 아, 그냥 잘 했다고 했어.
미쳐버릴 것 같지만 어쩌겠어. 내가 참아야지. 요즘엔 우울증인가 뭔가
좀 연기 같기도 해. 아니, 이건 분명 가짜같단말야. 근데 정신적
인거라는데 증거를 어떻게 잡나. 그냥 지금은 거의 포기하고 사는거지 뭐.
그렇게 지 할 말만 하고 또 들어가더라고.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그냥
타큐멘터리좀 보다가 캔맥주 하나 마시고 잤지 뭐. 여기까지는
이상한게 없을거야. 그치? 그리고 화요일 아침이 왔지. 그냥 뭐 평소랑 
똑같았어. 또 지하철 타고 출근하고, 책상위에 있는 커피 마시고.
점검 서류들 결제하고. 여기까지도 그냥 별 생각 없었지.
근데 이상한건 점심부터야. 오늘은 이놈들이 뭘 먹으러가자고 할까
하고 기다리는데 맨날 커피 타준다는 그 친구가 뜬금없이 오늘은 귀찮으
니까 오랫만에 중국집에서 시켜먹자는거야? 이게 무슨 소리야. 그래서
내가 어제 시켜먹지 않았냐고 하니까 다들 아니래. 내가 어제 분명히
볶음밥을 먹었는데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아니라는거야? 아,
그래서 내가 좀 오락가락 한가보다 하고 볶음밥을 시켜먹었지.
뭐. 맛은 있더라만, 그리고 또 조금 쉬다가 이것저것 결제하고
한바퀴 돌아도 보고 하면서 일은 하는데 세시쯤인가. 이제 좀 감이오나?
어제 그 바가지머리 꼬마애가 또 엄마를 놓쳤다고 직원이 데려온거야.
그래서 내가 그 꼬마애한테 어제도 오지 않았냐고 하니까 아니래.
분명히 맞는것같은데. 역시나 엄마 핸드폰 번호를 말하길래 전화해서
데려가라고 했지. 애 엄마가 와서 데려간 뒤에 혹시나 해서 저 애
어제도 지금쯤에 엄마 놓쳐서 오지 않았어? 하니까. 또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거야. 분위기가 이상해서 그냥 장난이라고 하고 내 자리로
돌아갔어. 앉아서 곰곰히 생각을 해 봤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
혹시나 하고 핸드폰을 보니까 분명히 화요일이 맞아. 컴퓨터를
봐도 화요일이고. 어딜봐도 분명 화요일이야. 어찌어찌 해서 또
퇴근시간이 되서 퇴근하고 집에 가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쯤
전화가 올 것 같았단 말이야. 그런데 역시나 친구한테 전화가 와.
받았더니 술을 마시쟤. 그래서 이 친구한테도 물어봤지. 어제도 이 시간쯤
에 술 마시자고 전화하지 않았냐고. 그랬더니만 아니라는거야!
점점 미칠 노릇이지. 내가 예지몽을 꾼건가. 아니면 엄청난 우연인가.
그 이후에 일들은 자네가 예상하는 대로야. 집에 갔더니 딸은 또 
시험 끝났다고 파티한다고 없고 마누라는 칠십만원짜리 코트를 
샀다고 하고 전날이랑 똑같아! 나는 멍- 한 상태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다가 잠을 잤지. 꿈은 아닌것같아. 평소처럼 피곤했거든.
그렇게 수요일 아침이 밝았지. 수요일은 아침부터 이상한게 느껴지더라고.
밥상이 똑같은거야! 그냥 똑같은게 아니고 메뉴부터 놓는 자리까지
같더라고. 삼일 연속이니까 기억이 날 수밖에. 이젠 슬슬 다음일을
확인해보고 싶더라고. 그래서 또 출근해서 책상에 앉고 커피를 마셨지.
그런데 삼일쯤 되니까 알겠더라고. 사람들이 하는 인사가 전날이랑 똑같아.
결제 서류들을 보는데도 전날꺼랑 내용이 똑같아. 어제는 대충 보느라
몰랐는데 내가 무슨 쳇바퀴라도 돌리듯이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거야.
자네라면 어떡하겠어? 나도 생각을 오래 해봤지. 그랬더니 뭔가
하나 떠오르더라고. 그래. 그럼 내가 어제랑 다르게 행동하면 되잖아?
아, 그래서 점심시간을 기다렸는데 역시나 그 친구가 중국집에서 시켜
먹자고 하는거야. 내가 오늘은 나가서 먹고싶다고 했거든. 내 생각에 내가
다르게 행동하면 바뀌겠지 생각했어. 그런데 사람들이 다 중국집에서
시켜먹는걸 찬성하는거야. 내가 여기서 가장 높은 직급인데. 그래서 강하게
밖에서 먹자고 밀어붙였지. 그랬더니만 사람들이 그냥 시켜먹자고 말하는데
눈빛들이 있잖아? 중국집에서 안 시켜먹으면 죽일 기세야. 진짜로 살기가
느껴지더라니까. 결국에는 꼬리를 내리고 소심하게 간짜장을 시켰지.
근데, 허! 참. 배달이 왔는데 간짜장 대신 볶음밥이 온거야?
내가 이거라도 바꿔볼려고 다른 사람들한테 바꿔 먹자니까 죽어도 싫대.
결국 볶음밥을 먹었지. 그 뒤엔 어떤 일이 일어났게? 그래. 맞아.
그 꼬마애가 역시나 오더라고 . 그런데 토씨 하나 안 틀린 대사를 읊고있는거야.
내 눈 앞에 뭔가 연극이 벌어지는 것 같았어. 또 생각해봤지.
퇴근 시간에 분명 친구한테서 술 마시자고 전화가 올거란말이야.
그래! 그럼 만나서 마시자. 이렇게 생각하고 퇴근 시간에 전화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내가 지금쯤 올거라고 생각하자마자 전화가
오더라고. 생각한대로 술을 마시자고 하더군. 그래서 마시자고 했지.
그래서 어찌됐냐구? 내가 흔쾌히 마시자고 하니까 그 친구가 갑자기
사정이 생겼다면서 다음에 먹자는거야. 진짜 이제 좀 무섭더라고.
아니, 이대로 당할수는 없어. 하는 생각이 들었어. 뭐에 당하는지는 모르지만
뭔가에 당하는건 확실한 것 같아서. 그럼 나 혼자라도 술을 마시겠다고
생각하고 근처 단골 치킨집에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안면이 있는
주인 아줌마가 오늘은 장사를 안한대. 내 눈 앞에서 치킨을 먹고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야. 그래서 지금 장사 하는거 아니냐고 따졌더니
아까 내가 말한 그 무서운 눈 있지? 그 눈을 하고 치킨집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날 노려보는거야. 너무 무서워서 재빨리 나왔어. 그 뒤에
술집을 두군데 더 가봤는데 다 똑같았어. 정말 너무 무서웠어.
짜여진 스토리대로 내가 안 따라주면 큰일이 날 것 같은거야. 내가
귀신같은것도 안 믿고 무서운거라곤 없는 사람인데 머리가 띵 할 정도로
무서웠어. 무섭다기 보다는 두렵다? 하여튼 어쩔수없이 집으로 갔지. 빨리
집에 안 가면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가 해코지를 할 것 같더라고.
그 뒤로는 생각한대로였어. 딸은 파티에. 마누라는 드라마를 보다가
슬쩍 와서 코트를 샀다고 말하고는 가버리고. 포기하고 뉴스를 보는데
월요일이랑 완전히 똑같은 내용의 뉴스를 하는거야. 근데 앵커는 분명히
수요일 뉴스래. 일기예보도 오늘이 수요일이고. 내일이 목요일이래. 이걸
누구한테 말해도 안 믿어줄거고, 그냥 또 자버렸어. 그 날은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진짜 피곤하더라고. 그렇게 목요일이 밝았어.
모든것이 나의 기억대로였지. 역시나 볶음밥을 먹고 꼬마애가 왔어.
그 날은 아무것도 안 해봤냐고? 해봤지. 출근길에 그날은 출근을
버스로 해 보기로 했어. 당산역 가는 버스는 널렸거든.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당산역으로 가는 버스가 안와. 그 많은 버스중에 한대도.
결국에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는데 버스가 안 와서 지하철을 탄게
아니야. 정류장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더라고
착각이 아니고 정말로 또 그 눈빛으로 나만 계속 쳐다봐. 수십명이!
그래, 내가 짜여진 스토리 대로만 가면 되잖아. 이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 그래서 생각했지. 언제까지 이럴지는
모르지만 딱 토요일까지만 버텨보자. 내가 쉬는 날이니까 말이야.
그리고는 목, 금이 지나고 토요일이 왔지. 그런데 웃긴게 뭔줄아나?
아침이 되서 잠은 깻는데 계속 누워있었지. 그랬더니만 마누라가
깨우더군. 출근 안하냐고 말야. 맙소사! 직감적으로 여기에서도
스토리대로 안 따르면 뭔 일이 나겠군 하고 순순히 출근을 했지.
토요일인데 그 전날이랑 다 똑같아. 이제는 지하철에서 내 옆에
어떤 사람이 서있고 뭘 하면서 가는지도 알 정도가 되었지.
이상해. 사람들은 그 날이 주말이라는걸 모르는 것 같았어. 마치 처음부터
쉬는날이 아닌 것처럼 말이야. 다른 사람들에게도 요일의 개념이 
있는걸까. 물어보고 싶어도 물어볼수가 없어. 그건 내 대사가 아니거든.
그렇다면 다시 월요일이 되면 어떨까. 혹시나 다르게 흘러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는 나의 역할과
대사를 충실히 수행했지. 그리고 오늘이 월요일이란말야.
그러니까 꽤 긴 이야기였는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 결론을
말 안했군. 결론은 예상했던 최악의 결론이야. 똑같더라니까! 하하.
지금 이건 어떻게 된거냐고? 퇴근하는 길에 그냥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면 이것도 안 될까?
그래서 집 근처 역에서 나오자마자 달렸지. 그랬더니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처음에는 갸우뚱하면서 보더니만 하나둘씩 날 쫓아오더라고.
그래서 온 힘을 다해 달려서 육교에 도착했지. 그 뒤에는 보이는대로야.
그냥 뛰어 내려서 달려오는 트럭에 박았지 뭐. 바닥에 엎어져서 피가
철철 나는게 보이는데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어. 날 따라오던 사람들이
그제서야 돌아가더라고. 아무 미련없는 표정으로. 그런데 자네는 안절부절
하면서 날 보는걸 보니 이 이야기에 나오는 배우는 아니지?
이제야 마음이 편하구만. 딸은 잘 지내려나. 벌써 일주일째 못 봤거든.
하하. 자네. 아니, 어디에 전화하는건가? 신고하는건가? 
아니. 아니 그냥 두고 가 줬으면 좋겠는데.
그냥 내버려 두라니까! 전화기 내려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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