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OMI - Cheerleader (Felix Jaehn Remix)
계절도 장소도...
멀어도 한참은 멀어 보이는
브금과 함께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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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 유럽여행의 중반...
하룻밤을 꽁으로 재워준 비엔나발 베네치아행
밤기차에서 꿀잠을 자고 일어나 여행책자에서 봤던...
"이런 그림" 의 베네치아를 기대하며
서둘러 짐을 챙겨 역사를 빠져나옵니다...
...여행책에서 본 그림과는 사뭇 다른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역사 주변을 둘러보며...
뭐 아직 이른 아침이니까...이런 걸꺼야...
애써 실망감을 감추고 길을 나서봅니다.
옛 도시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골목들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왠지 모를 "짠내" 에 의아해 하며 돌아서는데....
"와...온통 물이다 물..."
추레한 터널을 지나가도...
보이는 건 온통 "바닷물" 천지...
"길바닥 그지들도 얼굴깡패" 라는 이딸랴 귀퉁이에
잘생긴 베니스 "똥개" 를 지나쳐도...
베네치아의 상징...
"가면" 가게를 지나다가
입맛만 다시고 돌아서는데...
아 여기 물 천지였지...
저런저런...날 추운데 고생 좀 하시겠네...
에고...수돗물이 많이 새나 보네...
그래...저기만 그랬던 거야...다른 데는 괜찮아...
괜히 불안하게 이상한 상상했잖아...
여행책에서 봤던
"리알토 다리를 만나기 100미터 전..."
생기로운 베네치아 시장의 소박한 풍경에
흐뭇해 하며 기대감을 품고...
"해수면의 범람" 을 두 눈 가득 담습니다...
"베네치아 대운하" 는 중심부를 S자 모양으로 관통하는데
대운하 중앙에 이 "리알토 다리" 가 있습니다.
처음 놓일 때는 목조였지만,
16세기 다리 설계 공모전에서 미켈란젤로를 제치고
안토니오 다 폰테가 낙점을 받아 대리석으로 세운 이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다리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12월에 리알토다리 옆에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작은 목조다리" 가 또 있는데...
행인들을 위한 간이 발판...
더 좋을 수 없는 교통 수단...
"곤돌라" 영업은 대목을 맞았습니다.
...설마 나폴레옹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 이라고 극찬한
"산마르코 광장" 만은 아직 침수되지 않았을 거야...
이제는 정말 기도하는 심정으로 광장에 들어서자...
"노아의 홍수" 가 저를 맞이합니다...
손 삐끗하면 곧장 파혼각.jpg
웨딩은 "전쟁" 이다...
의외로 촌티 날리는 이딸랴 최신 웨딩 포즈.jpg
"재해" 급의 범람과 우중충한 날씨지만
다시 정신 차리고
똑딱이 카메라를 고쳐 잡습니다.
이렇게 찍으면 무조건 엽서사진 이라매.jpg
여기서 매년 "세계적인 영화제" 가 열린다구요?
"최초의 복음서" 인 마가복음의 저자.
이집트에서 알렉산드리아 교회를 이끌다 순교한 "마가"의 유해...
수백년 뒤 무슬림이 지배하는 이집트를 왕래하던
"베니스의 상인" 들은 그 유해를 몰래 훔쳐다가 이곳에 모셔 놓고
그 납골묘 위에 "산마르코 성당" 을 지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곳을 12월에 가려면...
저 위에서 보면 뭐가 좀 다를까...
저 "첨탑" 을 한 번 올라 봅니다.
지금이야 "관광지" 로 잘 알려져 있지만,
10세기 지중해 동부와의 무역을 통해 많은 돈을 축적하고
가장 부유한 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베네치아...
이어, 14~15세기에 해상 무역을 통해
동부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상품들의 집결지로
"최고의 전성기" 를 구가하게 됩니다.
18세기 나폴레옹과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다가
"이딸랴" 에 점령 되면서 역사는 멈추었지만,
지금도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모습이
우리와는 사뭇 다른 이태리의 "문화유산 가치관" 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오..오...오....."
십자군 전쟁에 힘입은 "동방 무역의 교두보"
나아가 현재 그리스의 여러 섬들을 비롯한
동부 지중해의 영토를 확보했던
"해상무역공화국" 의 전성기를
제대로 눈에 넣을 찰나에...
"하루종일 우중충~" 하다가 해 져뿟다.jpg
참 서글피도 우렁차게 울려대던
그놈 종소리...
"오늘 관광 시마이하셈~"
처럼 들리지 왜...
위에서 보니...그나마 영화제 할 만하겠다...
고개 한 번 끄덕...
읭? 곤돌라역인가?
"TWICE" 가 제 육신을 "CHEER UP" 해준다면,
제 영혼의 "Cheerleader"...
"안선생님" 의 명대사가 떠오르며
야간 수상택시에 이 역사적인 장소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걸어봅니다...
BGM : OMI - Drop In The Ocean (feat. AronChupa)
화면 시커멓다가
갑자기 "전체화면" 찾게 만드는
"충만한" 인테리어의
자마이카산 브금 퀄리티...
내년에 찾아 뵙겠습니다...
암튼 한겨울 베니스로 다시 돌아와서...
바닷바람을 맞고
다시금 상쾌(?) 한 기분을 느끼며...
선실로 들어와, 보면 뭐 아는 척...
까막눈으로 노선 확인도 한 번 해봅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대가 아닌
"인공적으로" 해상 위에 말뚝을 박고 나무판을 댄 후,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만든 "수상도시" 베니스...
"오호 저기 좋은데?"
"삐익~ 아저씨 저 다음역에 내려요~"
무려 정원이 "6명" 인 첨탑 엘리베이터...
산마르코광장 첨탑은
무료로 비좁은 원형계단을 올랐었는데
오늘 분위기 좋은 첨탑에 3유로를 쾌척하며
설렘 가득
이름 모를 "첨탑" 을 오릅니다...
오늘 베네치아는 "첨탑" 이 진리.jpg
여보...아버님 댁에 "얕" 하나 놔드려야겠어요...jpg
지나 온 "산마르코 광장" 의 맞은편에서...
매우 사치스런 똑딱이 카메라 "줌" 기능 체크.jpg
와...좋았다...좋았어...
종일 우중충하다가
"해질녘" 에야 베니스 왔다는 실감을 느끼며
첨탑을 내려옵니다.
내려와서 정말로 "물" 에 지쳐서...호텔로 돌아가려다가
문득 한겨울 베네치아의 "먼바다" 가 궁금해져
다시금 수상택시에 몸을 실어봤습니다.
처음에는 나름 운치 있는 모습에
흐뭇했으나...
누가 연출한 듯한 "공포" 스런 조명에...
흡사 "엑소시스트" 촬영세트장.jpg
이왕 이렇게 된 거 갈 때 까지 가보자...
멀리보이는 바닷풍경에
이곳이 르네상스에서 시간이 멈춰진 옛 도시가 아니라
19세기 후반부터 이탈리아 "물동량 3위" 를 책임지며
그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딸랴의 중추적인
"경제도시" 로서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으응? "화물선" 이 바로 옆에...
사람 여러번 놀래키는 베네치아...
돈 벌어서 "크루즈" 로 다시 오고 싶다...베네치아...jpg
수상택시 투어를 마치고 돌아가는데
아까는 하루 종일 잊고 있었던
"버스" 라는 이동수단의 존재...
하지만 오늘은 그냥 걸어갈래...
쇼핑거리도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베네치아 우중충의 끝은 밤 비...
오늘 하루 정말 버라이어티하게도
"물" 맥여주시는 베네치아...
그래도 예뻤던 "야밤" 의 리알토 다리...
그리고, 다음날 맞은 베네치아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어제의 "물 맥임" 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맑게 갠 한 겨울의 베네치아...
나는 이제 로마로 떠나는데...
"로마행 열차" 는 또 왜 이렇게 좋냐...
물과 추억과 애증의 그곳...
"베네치아" 안녕~
유럽여행 마치고 귀국하고 나서야
제가 체험한 게 "Acqua alta" 라는
이상조위(異常潮位) 현상 인 걸 알았네요ㅎ
좀 특이한(?) 여행자들은 일부러 저 시기에 맞춰서
베네치아를 찾는다고 하던데...
저는 다음에 찾을 기회가 생긴다면
위에 첨부한 사진처럼
꼭 "화창한 날의 Acqua alta" 를 만나보고 싶군요~
슬슬 베니스도 물이 차오를 시기가 돌아오는 것 같은데
한겨울에 유럽에서 가평 뺨치는
"익스트림 수상레포츠" 즐기시려면
베네치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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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하루" 있었는데 써보니 분량이 은근 되는군요...
길어서 다 읽으실 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응 좋으면 다음에는
베네치아 다음 여행지였던 "로마"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