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웃긴 이야기까진 아니고 황당한 일인데... 어제 친구와 함께 소개팅 주선 끝나고 한 7시 쯤에 영등포 근처에서 오랜만에 술을 한 잔 같이 했습죠.
아니 그런데 주말이랍시고 소주 1+1(한병 시키면 한병 더)를 하더라구요. 평소 소주를 사랑하는 저의 귀가 솔깃~
같이 술 먹는데 너무나도 말짱한 겁니다. 그래서 에라이~!! 취하지도 않으니 답답해서 들이부었드니 빈 속에 슬슬 취기가 올라오더군요.
핸드폰을 열었습니다.
번호가 쫙 뜨더군요.
제 핸드폰에 저장된 남자분들은 군대 간 제 8년 짝사랑 하나. 일하고 계신 일터에서 알게 된 오라버니 한분. (주말엔 일하고 계십니다) 전주 사는 중학 친구 외에 오유 남자분들...-_-
여자분들께(혹은 친구들에게)술 취해서 횡설수설 하고 싶지 않다!=피해 노노
...라는 매우 얍삽스런 생각으로;; 남자들 중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 목록 체크를 하고 (동생들은 미성년자 제외) 평소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거나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분들께 이왕 술김이니 용기내어? 전화를 사정 없이 때렸는데요.
어머? 사람들마다 반응이 이상합니다 -_-; 그냥 전화건 분들은 평소에 애정도가 지나치니까 뭐 완전! 좋다느니 어쩌구 지껄인거 같긴 한데 기억이 가물가물~
친구가 멀리(지방으로)이사갈지도 모른다길래 펑펑 울었죠. 그 정도까진 피해 안 주는데;; 대성통곡하며 너 가면 나 죽어버릴거야!!!!!!!!!!!!!!!!(큰 소리로) 가지마 가지마 가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지마 이년아! @!#@$#@@$@#
사람들: -_-;;;; 이뭐병...
친구: 야; 조용히 해! 누군 가고 싶어서 가냐. 내가 죽었어? 죽긴 뭘 죽어;;
나: 그래도 가지마아 이 샹늠아 너 없으면 나 어뜨케 살라구 흐윽흐윽흐윽 가냐? 가버려!! 다 떠나가라 (일본 가는 친구도 있음;) 왜 날버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술 원샷하고) 가지마!! 가지마!!!!!!!!! 응아아아아아아 ㅠㅁㅠ 아악
친구: -_-;; 거울이나 봐 어휴...
마스카라 줄줄 까진 아니어도 살짝 까맣고 울어서 수척허니 너무 슬퍼 보이는 얼굴 ㄱ- 그냥 흐느적 거리며 술집을 나와서 어떻게 버스를 탔는지도 모르고 집으로 왔는데 누군가 버스에서 멀미로 구토를 했는데 제가 침 흘리며(-_-) 친구에게 기대 잠든 상태라서 저희라고 오인을 제대로 받았다네요.
집에 와서도 오자마자 구두벗고 쓰러져 버리고 친구는 바래다 주고 가고
나중에 기어가서;; 동갑내기 남자애한테 다시 전화해서 제가 뭐라고 했냐고 하니까 사귀자고 했다나요 -_-; 지금 좋아하는 사람 있는데 그럴리가 있나...; 잘못 들은거 아니냐니까 아니라는데 전 분명 사랑한다고 그랬그등요? 평소 장난으로 많이 그러니깐 근데 대뇌가 마비됐는지 외로웠는지 말이 잘못나갔는지 그 눔이 시끄러서 잘못 알아들은건지;;
...어쩐지 미쳤냐는 식이드라 -_-; 두렵습니다. 한 두 사람한테 전화한게 아니라가지고 우하하하하하핫 아 놔;;; 술 먹고 실수하지 맙시다.
다만 친구의 떠나겠다는 발언은 지금도 충격 받아서 슬퍼지고 있어요.
역시 차라리 모르는 사람 앞에선 경계라도 하지 친하고 편한 애들 앞에선 그딴거 없군요 -_-; 맨날 울어요 맨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