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이 27살에 고정 직업도 없고 글 쓰는 일을 '지금은' 하고 있다지만 이 판떼기 특성상 대박 안 터지면 쪽박인데..
누가 이런 조건에 있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그 정도는.. 나도 아는데...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은 어느새 사람을 만나면서 조건을 따지게 되었고, 같이 만나면 왠지 동떨어진 세계 같고.. 직장인이 된 친구들이랑은 사는 세계가 달라지니 가치관도 점점 달라져서 자연스럽게 점점 멀어지고.. 주변에 사람들은 점점 사라져가고...
외롭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은데, 외로워요.. 전 원래 외로움 많이 타는 성격이라 지금 점점 주변에 마음 나눌 사람들이 적어져서 너무 외롭고 괴롭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말 그만둘까, 싶기도 하고..
연애, 하고 싶어요.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죠.. 그런데 돈도 없고 미래도 불투명하고, 한 번 자빠지면 크게 다치는 일인데, 거기에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게 될까봐 두렵고 저의 불안함이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까봐 두렵고 그냥 두려운 것들 투성이인데...
대학생때처럼 돈 없으면 동네 공원 가고 한 푼, 두 푼 모아서 영화보고 포장마차 떡볶이 먹고 오뎅국물 손에 들고 호호 불면서 걸어다녀도 그래도 행복한데... 그런데 주변 사람들 말하는 거 들으면 이제 그런 연애는 끝났다 싶기도 하고..
제가 남자여도 이런 불안정한 일 하는 여자, 결혼적령기 슬슬 다가오는데 못 만날 것 같아요. 맞벌이 해도 빠듯한데 글 쓴다고 하는 여자,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러니까 연애 안 하냐고 그만 물어보면 좋겠어요. 안 하는 거 아니라 못 하는 건데...
일전에는 하도 연애 공백이 길다 보니까 친한 사람이 정말 조심스럽게 "혹시 동성 좋아하는거야? 그런거면 괜히 숨기지 마, 난 괜찮아."라시는데 눈물나게 고마운 이야기였지만, 정말정말 고마웠죠, 이 사람은 내 편이구나, 확신을 하게 된 거니까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씁쓸하더라구요.. 이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그냥, 주변 사람한테 연애 안 하냐고 물어보는 거 물어보는 사람은 걱정도 되고 해서 그렇겠지만 듣는 사람은 정말 괴롭다는 거... 한 번씩은 알아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