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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이별을 했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2670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hwc
추천 : 1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23 00:32:05
아직도 기억나요. 10월 11일이에요. 
그날 토익시험 있던 날인데 오전에 '카톡'으로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시험을 푸하게 망쳤어요.
카톡으로 시작해서 카톡으로 끝낸 내 연애가, 그 기간이 안쓰럽고 분해서 잊은척 하고 살았어요.
그러다가 정확히 10월 31일에 취업워크샵에 갔다가 만났어요.
사실 알고 간거에요. 친구가 이럴때 아니면 니가 잘사는 모습을 언제 보여주냐고 해서.
그래서 간거였는데 괜찮은 척 하고 살았지 무너져 내리더라고요.
그 이후로 계속 잡았고 그게 좀전까지였어요.



매달리면서 저는 제가 먼저 이렇게 잡을 줄 몰랐고 내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밥도 제대로 못먹었어요. 할일이 무척 많긴 했지만 잠만 들면 꿈속에서 그사람이 나와 직접 헤어지자고 말하는 목소리가 싫어서 잠도 제대로 못잤어요. 일주일에 다섯번은 그랬으니까요. 그나마 주말도 공부해야 한다는 이유로 많이 못자지만 만성 수면부족을 달고 살았어요.
헤어질때처럼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만나서 말하고 싶었지만 저나 그사람이나 바쁘거든요. 저는 편입시험을 준비하고 그사람은 인턴하고 있으니까요. 
지금 아니면 말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문자로라도 말해야겠다 싶었어요.
제가 잡는 과정에서 마지막 보루로 남겨둔 말이 '내가 다 품고 가겠다' 였는데 그걸 썼거든요. 이유, 너의 환경이 어떻든 나는 다 견디고 안고 가겠다는 뜻이었으니까요.
스크롤을 몇번이나 내리고 올려야 할 정도의 문자를 보내고 하루종일 아무 말도 없다가 세시간 전에 답이 왔는데 그래도 안되겠대요.
그때서야 '아 나 이제 정말 할만큼 했구나.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 느꼈고 주변 사람들, 특히 오빠 친구 중 제 얘기를 아는 사람도 넌 할만큼 했으니까 그만해도 괜찮다고, 다들 그러더라고요. 잡혔으면 진작에 잡혔을거라고, 넌 할만큼 했다고.


불과 22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 사람때문에 사네 못사네, 감당 안될거 알면서도 내가 다 품고가겠다는 다짐은 흩날려지고 어디도 없어요. 사람 마음 참 간사하죠? 그러더라고요.
이번달 첫날부터 지금까지 연락을 계속 하고 지내왔고, 오늘처럼 답이 없는 상태에서 내 할일 하면서 느낀점은, 아 나 이제 정말 괜찮겠다 싶더라구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공부하다가도 문득 생각이 났는데 요 며칠전부터는 생각도 안나요. 잡는 과정에서 나도 이제 서서히 그사람을 잊어간다는 증거겠죠.
앞으로도 더 생각날 수도 있겠지만 잡았던 그 시간만큼보다는 훨씬 더 무뎌지고 그저 스쳐지나가는 잔상이 되겠죠.
지금 당장 괜찮지는 않아요. 그래도 처음보다는 정말 많이 나아졌어요. 벌써 오늘 푹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자존심 세던 내가 이 사람을 통해 배웠던 점도 많았고, 헤어진 전 연인을 잡을 일 절대 없을 거라는 확신을 깨게 만든 이번 연애 나쁘지 않은것 같아요.


오늘 고게에는 진짜 이별을 한 내 이야기를 풀었지만 다음에는 자랑게에서 합격 인증샷을 띄우고 싶어요. 꼭 그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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