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18

아침에 잠에서 깨어 하루를 시작할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이사람이고 하루를 끝내며 잠에 들기 직전까지 생각하는 사람도 이사람이다. 혹여나 꿈에 나올까봐 계속 생각하다 잠이 든다. 이렇게나 좋다. 요즘 나의 하루하루가 마치 존박의 신곡, 네생각 같다.

어느새 내 주변의 모든 건/처음 보는 색으로/내 맘처럼 피어나/푸르던 하늘에 무지갯빛이 나/갈라진 골목길도 모네의 그림 같아/이렇게 변한 나를 내가 봐도/참 우습기만 하지만/어쩔 수 없나 봐 하루 종일/바보처럼 네 생각이나/그렇게 멍하니 또 하루가 흘러가

아침에 눈을 뜨면 네 생각이나/양치를 하다가도 네 생각이나/그렇게 멍하니 또 하루가 흘러가/너도 날 가끔 떠올릴까 네 생각이나

07 24

오빠가 끓여준 라면을 먹으며 무슨 라면이냐고 물어볼때 코앞에서 마주친 눈은 여전히 너무 예뻤다. 정말이지 그 눈이 너무 예쁘다. 그 반짝이는 눈에 그 팔랑거리는 속눈썹에 그 목소리에 나는 녹아내린다. 내 마음이, 가망이 없다고 마음을 이렇게나 주면 안된다고 며칠을 지새워 쌓아놓은 내 결심이 와르르 정말 와르르 한번에 무너져내린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다급하다 나는. 애절하고 간절하고 정말 한시가 급하다. 시간을 멈춰버리고 싶다 영원히 오빠랑 코앞에서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하고싶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오빠랑 눈을 마주치며 한참동안 얘기를 하고싶다.

어제는 일하는 옆모습을 지켜봤다. 정말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진심으로 행복했다 그 순간이.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너무 행복해서. 안아주고싶었다. 아 이렇게 적다가는 내 심장이 터질것만 같다 너무 좋아서.

08 03 

빨리 보고싶다 하루에 수백번 생각하고 떠올린다 쉴새없이 그 얼굴을 그 모습을 그 눈을 그 웃음을 그려본다.

09 04

꿈을 꾸었다 오빠가 떠나는 꿈이였다 같이 하던 일도 관두고 더 이상 서로를 보기 힘들다는걸 우리가 알고있는 상황이였다. 그런데도 떠나기 위해 일 정리를 하며 마지막 채비를 하는 오빠가 원망스러웠던 느낌이 또렷이 기억난다. 그러다 오빠와 함께 찍은 사진 한장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기 시작했다. 사진은 눈이 뒤덮인 산을 배경으로 둔 우리 둘이였다. 원망스럽고 서러웠다 내 마음을 몰라주고 이렇게 가는건가 엉엉 울었다.

그렇게 잠에서 깼다. 깨어서도 진짜인줄 알고 한동안 울컥했고 기분이 정말 너무 안좋았다 툭치면 눈물이 터져나올듯이. 그러다 꿈이였다는걸 인지한순간 너무나도 마음이 놓였다.

나는 이렇게나 좋아하고 있나보다 마음이 벌써 이렇게나 커졌나보다 주체할수가 없다 힘들다 불안하고 초조하고싶지않고 마음편히 좋아하고싶다. 상황이 되지 않는다는게 너무 가슴아프고 슬프다.

09 08

내가 당신에게 노래를 추천해준다는것은 좋은것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것
그 노래를 들으며 당신이 제일 처음으로 떠올랐다는것, 그리고 앞으로도 그 노래를 들을때면 항상 그대 생각을 할거라는것

10 17

왜 나는 벌써 잊으려고, 정리하려고 하는걸까

한때는 없이못사는 그런 존재였는데 비록 몇달, 아니 몇주전만 해도 그사람 생각에 하루하루를 버텼는데

가망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좋아하고 헛된희망이란거 너무나도 잘 알면서도 좋아하고 떨려했는데

그사람 생각에 밤잠을 설쳤는데

더이상 같이 일할수 없다는 그 소식에, 더이상 얼굴볼 빌미도 안생길꺼란 그 소식에 한순간에 마음이 식어버린다 마치 누군가 초를 훅 불어 끈듯이

내가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게 아니라 아프고싶지 않아서 포기하는거야 마음을 고이고이 접어 보내는거야

어릴적 종이배를 물에 띄워 흘려보냈듯이

그게 지금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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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부터 마음을 키워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사람을 정리하며 이때까지 일기장에 써온 글을 올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