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일이야. 하늘이란 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살았는데 그 중 한쌍의 남녀가 있었던거야. 서로 너무너무 사랑했던 그런 사이였지. 매일 그녀를 업고 다녀도 하나도 힘든 걸 못 느낄만큼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했었어. 그런데 한가지, 그들에게 가장 안타까운 일은 이 사랑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었어. 왜냐하면.....하늘에서는 이성간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는 그런 제도가 있었거든. 그래서 둘은 항상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만나 사랑하곤 했대. 그런데 어느날 여자의 생일이 돌아온거야. 하늘에는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고 찾을 수 없는 아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있었는데 그 향기를 맡으면 영원히 자신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었어. 하지만 그 꽃은 아무나 근처에 갈 수 있게 허락되어 있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는 가까스로 그 꽃을 꺽어 그녀에게 선물해 줬대. 그렇게 그의 사랑이...행복이...극에 달할 때 그만 하늘을 관장하는 사람에게 들켜 버린거야. 하늘을 관장하는 그 사람은 둘에게 큰 고통을 주기위해 둘을 갈라놓았대. 남자는 하늘에...여자는 지상에... 하루 하루가 남자에게는 너무 큰 고통이었고 아픔이었지. 하늘에 있는 사람은 원래 땅으로 내려 갈 수가 없는 법이거든. 그리고 그여자의 모든 하늘에서의 기억도 다 지워 버린거야. 아무런 느낌 없이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하늘에서는 볼 수가 없었던거구. 그 남자의 괴로움과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대.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매일같이 그 여자를 관찰하던 남자는 어느날 사랑하는 여자의 모습을 놓쳐버리고 말았어. 그 여자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알 수가 없게 된거지... 그 남자는 하루 하루를 눈물로 보내게 되었대. 너무 너무 슬픈 마음을 견디지 못 한 채, 그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앞당기게 된거야. 깊은 슬픔을 간직한 채... 그런데 그가 다시 태어날 땐, 비가 되어 태어나리라 했대. 비가 되어서 이 세상을 모두 덮을 때 어딘가에 있을 그녀를 같이 덮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말이지... 그녀의 가슴 위로...그녀의 햐얀 얼굴 위로... 그렇게라도 다가갈 수 있도록 말이야. 그런 마음을 하늘도 알았는 듯이 그가 세상과 이별하는 날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대. 원래 하늘에서는 비가 안오거든. 그런데 그 비가 세상으로 내려 갈 때는 추운 겨울이었다는 거야. 그래서 그만 그 비가 얼어버려 눈이 되어 버린거지. 그리고 눈은 슬픔의 색인 푸른 색이 되어 세상에 뿌려져 한 여자를 찾아 헤맨다는 그런 전설이야. 푸른 눈이 하늘에서 내릴 때가 있으면... 그 눈이 너의 가슴에...얼굴 위로... 평상시와는 다르게 와 닿으면 그게 바로 나일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