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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거 없는 밸런타인데이 감상
게시물ID : freeboard_12685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누군가를위한
추천 : 1
조회수 : 1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15 00:52:54
 대한민국 1호 바리스타 할저씨께서 내려주시는 드립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과연 스페셜리스트는 달랐다. 그 향과 맛은, 천사가 가져갈 향과 맛을 반쯤 빼앗은 수준이었다. 주인 아저씨의 커피에 대한 사랑이, 한 잔 가득 온전히 느껴졌다.  

 제너럴리스트를 스페셜리스트로 만드는 것은, 역시 사랑이지 않을까. 어떤 규정은 2월 14일을, 사랑 ,특히 성애를 이야기하는 날로 만들었다. 그러나 혼인 금지의 환경에서 결혼을 주관하다 순교한 성 밸런타인의 정신은, 성애보다는 인류애에 가까울 수도 있을 것이다. 남을 위해 죽는다는 것이 로망도 못 되는 시대가 되었지만, 어쨌거나 저쨌거나 밸런타인은 사랑의 스페셜리스트였다. 

  박애도 성애도 부족하다 느껴지는 세상이다. 오늘도 많은 이들이 싸우고 삐지고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동굴에서 울다가 웃다가 서로 만나기까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나만 받지 못한 것 같은, 바로 그사랑에 지친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일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막상 집행일은 챙기지 않는다. 그냥 사랑받지 못한 자신에 대한 일종의 회피는 아닐까. 차라리 솔직히 나도 사랑받고 싶다고 이야기하는게 낫지 않을까. 어차피 매일이 싸움인 세상에, 하루쯤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날이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4년전 오늘엔 야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다 한 학강(야학에서는 가르치며 배운다고 강학, 배우며 가르친다며 학강이라 서로 불렀다 )님께 초콜릿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오늘은 한국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사랑했을 사람이 내려주는 천상의 커피를 마셨다. 앞으로 언젠가의 오늘도, 이만큼 좋은 일이 가득할 것이다. 혹여나 오늘 사랑을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해도, 그렇기에 하루쯤 사랑하는 날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우리 모두 한 번 이상쯤은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에 스페셜리스트가 될 테고, 꽤 스페셜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달콤했던 오늘을 보낸 사람도 쌉싸름하게 오늘을 보낸 사람도, 사랑이 가득한 삶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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