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은 계란 값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해서 그리 넓지는 않지만 집 뒤뜰에 닭을 키워 볼 요량으로 같이 일하는 스티브에게 물어 봤습니다.
“닭을 키워 볼까 하는데...”
“왜?”
“계란 먹으려고”
“그럼 수탉은 없어도 되니까 암탉만 내가 몇 마리 줄까?”
“아니 그래도 수탉도 있어야 하지 않아?”
이야기를 듣고 있던 수잔이 끼어듭니다.
“수탉이 얼마나 사나운지 알아? 전에 있던 수탉이 아이들을 쫓아다니며 할퀴어서 잡아 버렸는데... 냉장고에 넣어 둔지 반년도 넘었어... 아이들이 아무도 안 먹어... 얼마나 당했던지... 후후후”
스티브가 말합니다 .
“수탉 뿐 아니라 암탉도... 전에 키우던 암탉은 자기가 수탉인줄 아는지... 해도 드기 전부터 얼마나 울어대는지 도저히 잠을 못 자겠더라고, 결국 잡아먹고 나니까 ‘평화로운 새벽’이 오더라.”
“그렇구나... 그럼 좀 더 생각 해 봐야 겠네...”
수탉 없이 암탉만 기르자니 그것도 좀...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암탉이 있으면 그것도 좀... 결국 당분간 계란은 사서 먹기로 했습니다.
김영삼은 박정희에 의해 의원직 박탈을 당하면서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던데, 요즘 대한민국 돌아가는 꼴을 보면 '닭 모가지를 비틀어야...' 새벽, 그것도 ‘평화로운 새벽’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래도 가만히 있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