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드리기에 앞서, 이 글은 충분히 숙련도가 쌓인 고스펙 학자가 아닌, '학자인데 딜 해야 되려나..?' 하는 초보자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농담삼아, 혹은 경의를 담아 전사를 파란딜러라고 부르듯이, 요즘 학자를 초록딜러라고 부르는 관습 비슷한 게 있죠
근데 학자는 전사랑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
버프 다 받고 이 악 물고 딜하면 딜러에 맞먹는(5힘셋일 경우 딜러 이상의) 딜을 할 수 있는 전사와는 달리
학자는 딜이 강해서 딜을 요구받는 게 아닙니다.
학자가 아무리 딜을 이 악 물고 빡세게 해도 동일 템렙의 딜러 DPS의 절반 가량을 넘기기가 힘들어요.
이 글의 핵심이기도 한데, 결국 학자의 역할은 힐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힐러 직업군 백마,학자,점성 셋 중에서 유독 학자에게 딜을 요구하는 이유는
백마도사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유일한 메인힐러 직업이라 힐을 쉬기 힘들고 (학자는 눈눈, 바이러스, 야전 등 데미지감소, 격려 보호막을 위시한 유틸형 힐러 / 점성술사는 비록 유희왕이긴 하지만 아제마와 오쉬온 등 점지 스킬으로 파티 전체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서포터형 힐러)
점성술사는 백마의 신의 이름(또는 거룩한 축복), 학자의 생명활성술과 비교되는 본질적 위계가 '대상 체력이 적을수록 회복력 증가'라는, 좋아보이지만 단점이 명확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 위기대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딜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이런 직업 별 특징을 제외하고서라도, 엔드컨텐츠 급에서는 힐하다가 마나가 쪼그라들어서 음유, 기공의 도움이 필수적일 정도로 딜할 마나가 남질 않을 정도인데, 마나 수급이 제일 탁월한 게 학자이기도 하고요.
이외에도 도트 기술이 메인이라던가, 성전을 켜도 힐량이 떨어지지 않는 요정의 존재라던가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저도 전문가가 아니라 주워들었을 뿐인지라 긴 설명은 못 쓰고...
근본적으로 맨 위에 썼듯이 학자는 힐러입니다. 딜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요. 탱커는 어글을 잡기 위해 스킬을 쓰며 필연적으로 딜을 할 수밖에 없고, 딜러는 태생 역할이 딜이지만, 힐러는 힐+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봐도 돼요. 힐과 딜을 상황에 맞춰 번갈아 할 뿐...
진짜 후반부 컨텐츠는 딜러를 쥐어짜내도 딜이 부족한 경우라서 힐러에게 딜참여를 요구하는 건데, 신생,창천 통틀어서 4인 던전의 경우는 힐러 딜이 0이어도 클리어 충분히 여유롭고, 토벌전의 경우에도 극 비스마르크 / 극 라바나 정도를 제외하면 힐러의 본분만 다해도 클리어 충분히 됩니다.
그러니까 초보 학자분들, "딜 해주세요" 하는 말에 너무 위축되지 마세요. 딜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학자는 힐러니까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라는 건 아니고, 파티의 힐러 혹은 탱커님들께 물어보세요. '혹시 언제 아픈 공격 들어오는지, 언제 딜하기에 여유로운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하고요. 안하는 건 죄지만, 못하는 것, 물어보는 것은 죄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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