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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잘한 게 뭐가 있는데?
게시물ID : sisa_7728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칼렛
추천 : 4
조회수 : 92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0/28 11:49:30



라고 말하는 빡대가리 종자들을 본 기념으로 몇 자 끄적거려 봅니다.



자, 여기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정말 잠재력이 대단한 기업이 있습니다만, 전대 회장들의 잦은 횡령과 사내복지 미비, 또한 간부들 사이에서 전횡하고 있던 비리 탓에 기업 신뢰도와 효율성 등이 바닥으로 떨어져 부도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니 사내 복지 개선과 경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던 사원들을 사내 경호팀을 동원하여 강제로 제압한 일까지 있더군요.

직원들의 분노와 설움은 이미 한계까지 차올랐지만, 퇴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사내 내규 탓에 함부로 퇴사했다가는 어떤 보복이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재취업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업에서 사원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곤 업무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기계처럼 일할 수 있는 요령이나 노하우 뿐이었으니까요. 그러니 대한민국 기업에 다니던 사람은 다른 기업에선 쉽사리 제 자리를 찾기 힘들 수 밖에 없지요.

그렇게 기업은 만신창이가 되어 가고, 사원들은 강요된 노동에 점점 시체가 되어 가는 중이었으나 반대로 사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성과급, 상여금 등을 가로챈 회장과 간부들의 살은 통통히 올라 돼지와 사람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죠. 

그런데 그동안 자행해 온 각종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바람에 그만 세무조사를 당하고 말았네요. 당시 회장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일가족이 아닌 다른 이에게 회장직을 넘겼고, 다행히도 새 회장은 능력과 열의를 골고루 갖춘 타고난 리더였습니다.

사원들은 안심했지요. 아, 이 사람이 회장이 되었으니 이제 우리도 더 많이 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싱글벙글 웃고 다녔습니다. 반대로 지금껏 자기 배를 불려 온 간부들은 인상을 찌푸리고 다녔지요. 아, 이제 좋은 시절은 다 갔구나. 

그러던 중 간부 한 명이 제안했어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껏 누려 온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끼리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가 가진 회사 지분이 꽤 되니, 새 회장도 우리를 함부로 어쩌지는 못할 것이다.

다른 간부들은 그 간부의 의견에 따라 똘똘 뭉쳐 새 회장이 하는 일마다 딴지를 걸고 다녔어요. 사원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새 회장도 회사 지분의 반 이상을 가지고 있는 간부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믿을 수 없게도 사원들 중 일부마저도 간부들의 편을 들고 있더군요.

이 배은망덕한 사원 놈들아, 지금껏 우리를 이만큼이라도 이끌어 준 사람이 누구냐? 저 새 회장이 아니라 지금껏 함께 일해 온 간부들이다. 너희들이 간부들을 외면하고서도 은혜를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옳고 그름을 떠나서 설득력만은 충분한 말이었어요. 기업에서 오래 일한 사원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반 넘게 간부들 편으로 돌아섰죠. 이제 열의에 넘치는 새 회장의 노력도 헛된 일이 되어 버렸어요. 회장은 실의에 잠겨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사원들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세월은 흘러, 회장은 이제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에 부치는 것을 느끼고 다시 회장직을 다른 이에게 넘기게 됩니다. 그는 자신 이상으로 열의에 차 있고, 사원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를 한번이라도 만나 본 이들은 그를 이렇게 평가하길 망설이지 않았죠. '인간미가 넘치고,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

그 평가는 확실히 들어맞았어요. 그는 형편이 어려운 사원들의 집까지 찾아가 어려움을 물었고, 돕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죠. 사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어요. 되었다. 이런 사람이 회장이라 다행이다. 이번 회장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만큼 오르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을 보던 간부들은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비웃었죠. 그들은 이미 한 번 경험했거든요.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들이 힘을 합치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간부들은 회장의 모든 행동을 비판하기 시작했어요. 나쁜 의도를 가져다 붙이는 것은 쉬웠죠. 회장이 사원들의 가족과 여가 시간을 위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했을 때, 간부들은 시급제를 도입시켜 회장이 임금 지급을 아까워하여 일할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 음해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회사 보안팀을 위해 근무 시간을 줄여 주자 보안팀 몰래 자료를 빼돌려 팔아먹기 위함이라고 모함했어요.

믿을 수 없게도, 그 수많은 날조와 선동, 그리고 모함과 음해는 효과를 발휘했죠. 그 이유가 뭐냐고요? 오랫동안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 온 간부들 또한 자기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생긴 덕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들은 이제 사람을 부릴 줄 알게 되었어요. 정년 퇴임이 가까워 오는, 이젠 일조차 잘 맡기지 않는 사원들에게 금일봉 몇 푼이나 성과금을 던져 주면 알아서 기었거든요. 

가만히 있었더라면 새 회장이 앞으로의 안락함을 보장해 주었을 텐데, 눈앞의 이득에 눈이 먼 거죠. 그러나 그들을 함부로 비난해서는 안 돼요. 그들은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도록 교육받았고, 자신이 받은 교육의 틀과 사고의 한계를 깰 만한 능력이 없을 뿐이죠. 능력이 없다는 건 동정의 대상이 되거나 비판의 대상이 될 이유기는 해도 비난을 당할 일만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그들은 기억하고 있어요. 사내 부조리와 비리에 저항했다가 권고사직을 당한 여러 명의 자신의 동기였고, 선배였고, 후배였던 사원들을. 

어쨌거나, 그 덕에 이번 회장 또한 전 회장의 전철을 밟기 시작했죠. 사실 전 회장보다도 더 어려운 길을 걸은 셈이에요. 간부진들 중 자신의 편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몇 안 되는 같은 편마저도 힘이 강한 편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자신이 끔찍히 위하는 사원들 중 반 이상이 자신을 욕하고 따르지 않았죠. 급기야, 간부들의 주도로 회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시위까지 일어나 버렸네요.

회장은 서서히 지쳐 갔어요. 그가 무언가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했어요. 그는 사원들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그의 손을 잡은 사원들은 몇 되지 않았죠. 회장은 1/3을 데리고 나머지 2/3과 싸워야 했어요. 사원들을 위한 경영을 하기 위해 사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거죠. 사실, 지분의 퍼센테이지로만 따진다면 회장은 20퍼센트를 가지고 나머지 80퍼센트와 싸운 셈이에요.

간부들이 갖은 수작과 비리를 통해 회장보다도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던 탓이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라면 방법이 있었을까요? 

날붙이라고는 펜촉과 주머니칼만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창칼로 무장한 야만인 여덟 명을 이길 수 있었을까요?

두 주먹만 가지고 회칼을 든 폭력배를 이기지 못했다고 해서 그게 과연 비난의 대상이 될 만한 일일까요?



이 이야기의 결말은 여러분도 아주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회장은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쓸쓸히 회장직을 내려놓았고, 그 다음 회장은 간부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회사 공금을 이용하여 멋대로 사업을 벌이다가 회사에 크나큰 손실을 입혔죠. 그 다음 회장은 자주 가는 점집의 용한 무당 말을 듣고 경영 방침을 정했다는 소문이 들리더군요. 사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세상에 어느 멍청한 기업인이 점쟁이 말을 듣고 기업을 경영합니까?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구요?

지금 농담하시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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