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 구단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 감독의 사퇴 사실을 공식화했다. '전남드래곤즈는 노상래 현 수석코치를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박세연 전남 사장은 올해 12월 계약이 종료되는 하 감독에게 2년 계약 연장을 제안했으나 하 감독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임으로 '전남 레전드' 출신인 노상래 수석코치를 2년 계약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전남 구단은 지난달부터 하 감독에게 연봉 인상과 함께 2년 재계약을 제의했다. 올시즌 목표 삼았던 6강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 3시즌동안 전남을 변화시키고, 눈에 띄게 업그레이드시킨 하 감독의 지도력과 열정을 인정했다. 하 감독은 구단의 재계약 제의를 고사하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정해성 전 감독의 후임으로 2012년 8월 전남 사령탑으로 부임한 하 감독은 지난 2시즌간 피말리는 강등전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았다. 올시즌 현영민 스테보 송창호 안용우 김영우 등 에이스들의 '폭풍 영입'과 팀 리빌딩에 힘입어 상위 스플릿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순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승점 1점차, 7위로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진 후 스플릿리그 첫경기인 성남전에서 1대1로 비기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하 감독은 사퇴의 이유에 대해 "가족"을 이야기했다. "가족들을 위해 내가 필요한 때다. 지금이 아니면 평생 후회할 것같다"고 했다. 하 감독은 시즌이 끝나기 전에 사퇴를 밝히게 된 데 대해 오히려 구단의 안정을 이야기했다. "노상래 수석코치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 구단에도 강력하게 천거했다"며 말을 아꼈다. "전남을 누구보다 잘 안다. 현재의 전남을 흔들림없이 이끌기에 인성적으로나, 실력적으로 '전남 레전드'인 노 코치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각별한 신뢰를 표했다. 떠나는 순간까지, 지난 3년간 자신을 그림자처럼 보필한 '최고의 파트너'인 후배 노 코치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드러냈다.
갑작스러운 사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초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던 일이다. 오랫동안 고민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했다. "내게 올시즌은 그래서 더 절실했다. 전남을 멋지게 6강에 올려놓고, 멋지게 물러나고 싶었는데, 목표 삼았던 6강에 들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쉽다"며 웃었다. 시즌 종료, 마지막 경기까지 하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6강에서 탈락하고, 잔류를 조기확정 지은 이후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아무래도 약해졌다. 프로라면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남은 3경기에서 우리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7위를 확정하고, 멋진 마무리를 해준다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하 감독을 보필해온 '전남 레전드' 출신 '캐넌슈터' 노상래 수석코치가 전남 지휘봉을 이어받게 됐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전남의 간판스타로 활약하며 신인상, 리그 득점왕을 휩쓴 전남이 첫손 꼽는 레전드다.
전남은 지난 3시즌간 '전남 돌풍'을 이끈 하 감독을 예우하고 신임 노 감독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감독 이취임식을 갖기로 했다. 이취임식은 전남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인 29일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홈경기 종료 후 광양 포스코 교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