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아이들과 싸움질을 할 때, 먼저 우는 녀석이 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눈덩이를 맞아도, 코피가 터져도 울지 않았습니다. 울지 않으면 지지 않는 것이라는 우리들만의 묵시적 규범이 통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요즘은 자주 눈물이 납니다. 밥 먹는 것이 부끄럽고, 숨 쉬는 것이, 살아 있다는 것이 부끄러워 그런가 봅니다. 더욱이 거리로 나선 아이들을 보면 정말 부끄럽고... 그래서 자꾸만 "난 너희들에게 졌다."라는 생각에 눈물이 나는가 봅니다. 아니 "너희들에게 미안하다."라는 생각일 것입니다. 이제 곧 환갑이라는 삶의 한 바퀴를 돌만큼 살았으면서 아직도 아이들을 거리로 내 몰고 있으니 말입니다.
“다시는 못난 조상이 되지 말자”라고 아버지께서는 말씀 하셨는데...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엄마는, 아빠는, 이모는, 고모는, 삼촌은.... 그 때 무엇을 했었느냐?”고 물을 때...
정말, 정말 부끄러운 어른은 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