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시위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지방에 살고 시간이 없어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시위에 관한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점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는 이번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을 보며 같은 학생이지만 정말 대견하고 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편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몇몇 학생들이 자신 스스로나 타인에 의해서 "학업마저 포기하고 청계광장으로 뛰쳐나온" 학생들 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고 있었다는 점이죠. 학생들이 이런 프레임에 갇히니 개티즌들이 물어뜯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한거냐는 둥, 그래도 지금 한자라도 더 보고 있는 학생이 승자라는 둥, 뭘 안다고 깨시민 코스프레라는 둥 헛소리를 지껄이며 시위의 본질을 흐리고 학생들의 시위 참가 의욕을 저하 시키는 거죠. 물론 학생으로써 자신의 본분이 학업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시위에 참가했다는 점이 시위에 참가하길 망설였던 일부 어른들에게 자극이 될 수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시위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이런 방향으로 서술한다면 학생들에게 시위란 건전한 의견표명의 방법이 아닌 학업의 일정부분과 교환하여 참가하는 것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차는 어른들의 생각이 바뀌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시정에 분노해 본분을 잠시 버리고 시위로 뛰쳐나온 사람들 일테니까요.
저의 부족한 글실력 탓에 제 입장에서의 과장이 심해져 버린 것 같군요. 제 의견을 정리하자면 이런 겁니다. 더 이상 학생들의 시위 참여가 그들이 잠시나마 학업을 포기하였다는 점에 포커스가 맞춰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저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써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러 나온 이들 중 그저 나이가 어린 사람들일 뿐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