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은 딴에 진진하게 썼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줬으면 한다.
어제 시위대는 시위 주최측의 인솔로 청와대를 향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광화문 광장 앞에서 경찰에게 저지당했고 결국 무기력하게 구호만 외치며 해산했다. 시위는 늘 청와대를 향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청와대에 가서 담판을 짓자는 것이 하나의 관행이 되었다.
의경출신으로써 감히 말하건데, 시위대는 절대 청와대를 향할 수 없다. 청와대를 가도 담판을지을 수 없다. 시위대 입장에선 경찰이 막는 데만 급급해 보이겠지만 아니다. 경찰의 방패 너머엔 생각보다 치밀한 것들이 계획되어있다. 이미 당신의 무리 중엔 경찰이 다수 포진되어 있으며, (보통 사복경찰들이 배치된다. 일반인은 쉽게 찾을 수 없다.) 광화문부터 청와대까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각종 설비들이 준비되어 있다. 시위대가 경찰의 방패벽과 차벽을 뚫는다 치자. 그렇다 하더라도 시위대는 청와대로 갈 수 없다. 혹여 청와대까지 당도했다 해도, 그곳엔 이미 더 엄청난 경찰 인력이 동원되어 있다. 청와대는 국가의 수장이 머무는 곳이다. 우습게 볼 곳이 아니다. (물론 지금의 박근혜가 저런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우습긴 하다.)
그렇기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 야심한 밤 시위대는 꼭 청와대를 향해야 하는다. 1987년 6월 민중항쟁 당시 서울시내를 거닐던 시위대는 밝은 햇살 아래 움직였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하나 둘 사람들은 모여들어고 결국 100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거리에 나오지 못한 자들도 창문을 활짝 열고 그들에게 환호를 질렀다.
사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렇게 100만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고, 또 다시 6월 항쟁을 일으키자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랬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어떨지 미지수다.) 다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이런 모습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추어지는 가이다.
시위대가 강남, 신촌, 여의도 등지를 향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시위를 보는 입장과 직접 하는 입장은 차이가 매우 크다. 당장 내 주변만 하더라도 이런 시위가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도 꽤 많다. 하지만 그들은 박근혝 ㅏ잘했다고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온적인 태도를 지녔을 뿐이다. 시위대가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모인다면 나는 그것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저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이 시국에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들을 향한 반응은 정국에 또 다른 위기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는다. 어제의 신문 보도는 "청계천 등지에서 2만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다 해산하였다." 정도이다. 하지만 그들이 민중을 향한다면 "강남과 여의도 등지에서 시위를 하였더니 그 주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라는 새로운 위협을 청와대에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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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토요일 시위에 갔다 오면서 우리가 경찰의 방패벽에 둘러싸여 공허한 외침만 하다 오는 것이 아닌가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고, 홍대를 지나치면서 홍대에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면 얼마나 좋을까했어요. 정말 번화가에서 시위를 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동참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먼저 각 대학 총학생회에서 권역별로 모이면 좋을 거 같아요.
서초역->강남역
서울대, 숭실대, 중앙대, 총싱대, 가톨릭대, 서울교대, 성공회대, 그리스도대, 한영신학대
신촌역->서대문역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홍익대, 명지대, 상명대
한성대입구역->대학로
고려대, 성균관대, 동국대, 국민대, 성신여대, 방통대, 한성대, 서경대
외대앞 -> 청량리 행진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동덕여대, 한예종
뚝섬역 -> 건대입구역 행진
한양대, 건국대, 세조종대, 장로회신학대, 한체대
하계역->노원역 행진
서울과기대, 광운대, 서울여대, 덕성여대, 삼육대
제발 이번에는 시위가 제대로 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