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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살았구나. 푸념이야기. [스압주의]
게시물ID : freeboard_12725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JL시드
추천 : 0
조회수 : 3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19 1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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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때부터였나?
알바를 했다. 
용돈이 넉넉하지 않았고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게 그 이유였다.

각종 피자집, 치킨집, 교회, 부동산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돌리고 피자상자 조립하고 매장 정리하고 그렇게 고 2때까지 학교 다니면서 일을 하였다.
고3 때는 그래도 수능에 전념하기 위해 공부를 했지만 수학과 과학을 뺀 나머지 과목은 전부 최하위권, 그래도 그나마 저 두과목이라도 잘해서 그런지 지방의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수능이 끝나고 합격 통지를 받고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다른 아이들은 새학기의 꿈과 지난 수능대비의 고단함을 잊기 위해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여행도 가고 운전면허도 따고 있을 때 난 주유소 알바를 하고 있었다.

알바는 대학 다니면서도 끊기질 않았다.
평일 야간알바와 주말알바, 학교 방학시즌엔 다음학기 등록금을 위해 알바를 두세탕 뛰고..

집의 가난과 거기에 쳐져있는 못난 내가 싫어서 알바를 하면서도 공부를 하고 시험대비를 하고 틈틈히 도서관에 가서 공부도 했다. 그 결과 성적은 그닥 좋지 않았지만 과제나 개발하는 것에 있어선 (소프트웨어 학과라 과제는 개발 위주) 주위 동기들도 인정할만큼의 실력이 되었다.
나름 학업에 재미도 느꼈던 때인 것은 물론 Lab도 만들어 교수님 참관하에 마음이 맞는 동기들끼리 자체적으로 주제를 정해 프로젝트도 진행했었다. 

하지만 그 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동생 또한 대학을 가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에 대한 부담감이 있던 집에선 나의 휴학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어차피 군대갈 때도 되었겠다. 싶어서 휴학을 넣고 군대는 휴학 넣은지 1년 후로 잡은다음 다시 알바를 시작했다.
이 때 나처럼 힘들면서도 마음이 맞는 친구가 있었기에 그리고 이 친구의 동생도 내 동생과 동갑이었기에 같이 휴학을 하고 휴학한 상태에서 교수님 수업을 청강했다. 교수님은 과제점수도 좋고 나름 열의가 있던 우리들을 좋게 봐주셔서 해당 과목의 시험까지 치르게 해주셨다.

시험까지 치른 후 난 다시 알바생활로 돌아왔다. 그것도 군대가기 1주일 전까지 광케이블 회사에서 알바를 하다가 나왔다.
알바하던곳 사장님ㄲㅔ서 좋게 봐주셔서 회사를 그만둘 때 회식자리를 열어주었다.
(이후 군대에서 휴가나왔을 때 인사드리러 갔었습니다.^^)
이 때까지 번 돈은 다 아버지께 드린 후 그렇게 군대를 갔다.

..군대도 이야기 할게 많지만 대충 넘어가고..
제대한 후 복학할 때까진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보안요원 정규직으로 일을 했다.
일을 하면서 현재 학교에 있는 친구나 후배들한테 복학하는 학년에 맞춰서 과목이 무엇이 있고 어떠한 수업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았다.
2학년 마치고 복학하는 나로서는 바로 3학년 과목을 신청하려 했는데 친구와 후배들한테 알아본 결과 3학년 중급과목을 바로 신청하기 보단 한학기 정도는 감을 잡아가며 공부하고 2학기 때 제대로 신청하라는 얘기가 많았다.
저 이야기를 들은 난 군대를 다녀와 하얗게 된 머리임에도 불구하고 오기가 생겨 3학년 과목만으로 21학점을 꽉꽉 채우고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했지만 대부분이 C로 채워지는 결과를 얻었다. 시험철이 아님에도 밤새워 공부하고 하나를 모르겠으면 관련 문헌도 도서관에서 찾아서 공부했는데 역시 하얗게 된 머리로 바로 바뀌는 것은 힘들다는 결론을 얻었다. 대신 군대가기 전과 마찬가지로 과제 점수는 좋았다.

이후 알바를 조금 줄이고 공부를 한 결과 성적은 꾸준하게 좋아졌다. 허나 아직까지는 미흡한 성적이었고 성적과는 별개로 과제 점수 (프로그램 개발)가 좋으니 이상한 소문이 퍼져버렸다. 

'쟤랑 같이 팀과제 하면 과제 성적이 좋다.'

3학년 1,2학기 4학년 1학기를 전공으로만 21학점을 채워가며 비워진 머리에 IT를 채우려 노력하다보니 잡지식이 쌓이고 그러한 잡지식은 곧 코딩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과제 점수는 상위권에 올랐으나 (사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자체에 어느정도 흥미가 생겼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시험 성적은 안좋지만 과제점수가 좋은 날 주위에서 보기엔 과제에 올인하는 녀석으로 보였고 곧 파리떼처럼 같이 팀을 하려는 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후..이때는 참..
이 때부터 술이 늘기 시작했다.
팀과제를 하면서 과제보단 사람때매 너무 힘들었고 차라리 이 사람들 모이기 보단 내가 해버리고 말자란 식으로 
대부분의 팀과제를 혼자서 끝냈다.

21학점 중 18학점 (3학점 과목 6개)가 팀과제인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팀과제에서 적어도 70%~100%는 혼자 다했다. 코딩해서 프로그램 만들고 DB테이블 만들고 관련 보고자료 내가 다 만들테니 발표용 자료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를 한 결과 그 발표용 자료조차 엉망으로 만들어 다른 팀원들 발표할 때 해당 ppt를 삭제하고 다시 만들어 내가 발표한 적도 있었다.

팀과제가 아닌 경우에 이런일도 있었다.
수업 첫날에 기본 소스를 주고 그날그날 배운 것을 소스에 첨부시켜 수업 마지막 날 모든 수업이 첨가된 소스를 검사맞는 수업이었다.
나랑 같이 수업을 듣던 동기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 녀석을 위해 이 녀석 실력에 맞게 프로그램을 어느정도 코딩해서 주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이녀석은 나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밥을 샀다.

이윽고 마지막날
교수님이 돌아다니며 만든 과제를 채점하는데 항상 내 옆에 앉았던 녀석이 채점하는 날은 나보다 저 앞에서 검사를 맡았다. 헌데 그 녀석이 가지고 있던 소스는 내가 도움을 주었던 그 소스가 아닌 내가 모든 수업의 내용을 포함해서 작업했던 소스였다.

즉 내 옆에 앉아 수업을 듣던 동기는 내가 화장실 가거나 기타 이유로 자리에 없을 때 몰래 내 소스를 빼온 후 마지막 검사날에 나보다 한참 앞에서 내 소스를 가지고 먼저 검사를 맡아버린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 화가 났지만 일단 자리를 맨 뒤로 변경한 후 직접 내가 만든 소스의 함수와 변수,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다시 수정하여 검사를 맡았다.

결과 : 그녀석과 나 둘다 수업 A+

마지막 수업도 끝난 후 이 동기에게 왜 내가준 소스로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밥 사줬으니깐 된거 아니냐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난 이 동기와의 연락을 끊었다.

저 위의 팀과제와 개인과제 일들이 모두 한학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후 대학 졸업반, 이젠 학업에서 다시 돈을 벌어야 할 때로 돌아왔다.
전공과 실력에 맞춰 방학 때 인턴으로서 일을 해봤다.
그 결과 내 실력이 학교에서나 쳐주지 우물안 개구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부족한 살림이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를 설득하여 IT학원에 등록을 하였다.
허나 학원은 학교수업의 연장인 경우가 많았고 일부 수업은 독학보다도 못한 수준이 많았다.

그러던 중 학교 교수님한테서 연락이 왔다.
대학 입학금만 내고 들오면 졸업할 때까지 이후 등록금 전액지원+밥값 지원+핸드폰요금 지원+자취비 지원 등등으로 대학원에 오라는 제의였다.
심지어 학원비의 절반도 대주셨다. 그렇게 난 대학원 석사를 나오면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우리학교 IT대학원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쓴 사람이 되었다. (논문 2편과 180페이지가 넘는 프로젝트 보고서와 200페이지가 넘는 PPT를 1주일만에 만들었을 땐 그 1주일동안 5시간도 제대로 못잤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특허도 냈다. (실속은 없지만..)

이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IT회사에 취직을 하였는데 20대 후반부터 돈을 모으려니 (그간 모은 돈은 전부 집에 드림) 
다른 얘들과 자금사정이 비슷해지기 위해선 저축을 많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밥값을 절약하기로 하고 한달 생활비를 10~20만원 안팍으로 (이 돈이 차비와 핸폰요금, 밥값이 포함된 금액)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어서 먹은 후 국물을 모아놨다가 다음날에 밥 비벼먹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식중독에도 몇 번 걸려봤는데 병원이나 약국 안가고 2주 고생하여 나은적도 있고
(그 결과인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강철위장이 되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모으다보니 한달 월급 200도 안되는 돈으로 3년안에 5000만원을 모았다.
성남에서 원룸 전세 정돈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바로 원룸 계약을 했다.





이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저런식으로 돈을 모아가며 살고 있다가 최근 이사했습니다.
지금은 난방에 조금 문제가 있는 방3개짜리 주택에서(전세 1억도 안됨) 살고 있습니다만
나중엔 정말 제대로 된 곳에서 사는 것이 목표입니다.

요샌 회사일이 집중이 안되거나 졸립거나 힘들 때
부동산 사이트를 보며 지금 가진 돈으로 어림도 없는 
크고 으리으리한 집들을 봅니다.

'나도 언젠가는...'

..이라는 목표를 잡고 살다보니 아직 살만한 것 같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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