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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rihal #동영상브금_있습니다 #가사는_신경_ㄴㄴ
게시물ID : mabinogi_1272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7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28 09:56:12


브금 제목 : 시이나 링고 - 투신자살 소원


캡처.PNG




푹 수그린 고개에 늘어져 새빨갛게 물든 내 세상. 목 뒤가 뻣뻣해져도 나는 절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나는 애꿎은 발 끝만 까닥거리고 있었다. 그런 내 뒤통수 언저리를 쓰다듬던 뜨거운 손의 열기. 손은 다정하게도 내 목 뒤를 한번 꾹꾹 눌러주었다.
 
갈게.

지독히도 따뜻한 이별의 말을 하고, 손의 열기가 사라지고, 너의  발걸음이 완전히 귀에서 사라지고 난 뒤에야 나는 그 자리에 무너졌다. 목 메어 울었다. 네가 다시 내 곁에 돌아올 수 있을까. 내가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네가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고개를 치켜들고 흘러나오는 눈물 닦을 새도 없이 엉엉엉 목놓아 가슴으로 울었다. 울컥울컥 흘러나오는 눈물 틈새로 세상은 눈이 부시도록 빛나고 있었다. 그래, 그 날은 벚꽃이 하늘에서 부서지고 있었다. 눈이 아릴만큼 환하게 빛나던 하늘의 색과 바람에 마구 흐트러지던 분홍색 꽃잎.

추스리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너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지만 언제 돌아올 것이라고 기약하지도 않았다. 그저 해야할 일이 끝나고 나면 된다고, 그러니 '다녀오겠다'고 만 하고 떠나간 너를 기다리는 미련한 나. 어리석은 나. 하지만 나를 이렇게 만든 것은 너였다. 오가며 스쳤던 인연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는 내게 너무 소중했다. 오랜 망설임 끝에 나는 너를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다.

마을을 추스린 뒤 제일 먼저 한 것은 벚꽃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너와 만나지 못하게 된 그 날을 나는 오래도록 기억해놓고 싶었다. 너를 추억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좋았다. 즐거웠던 것을 기억해보아야 주책없이 눈물만 흐를 뿐이었다. 하지만 그 날만큼은 떠올리면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네가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날이 내겐 희망이었기 때문이었겠지. 아니면 그 날 흘려야 했을 눈물이 전부 흘러나간 탓일지도 모른다.
한참을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 이 푸른색 달이었다. 날씨가 험해도 선명하고 짙은 색으로 빛나는 이 달의 파편을 설치하기 위해 무진 고생했다. 하지만 내가 꾸민 이, 너와의 장소에 이 푸른색 달만큼 어울리는 것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휑하니 뜯겨나가 그 날의 푸른 색만 기억하는 나는 이 달의 조각을 완성한 날 밤, 네가 떠난 날 이후로 처음으로 잠을 못잤다. 처음엔 울다 지쳐, 나중엔 일하다 지쳐 잠들던 내게는 제법 생소한 일이었다.

아마 너는 내가 이렇게도 고생해서 모든 것을 준비해뒀다고 하면 웃을 것이다. 웃을 뿐만 아니라 비웃고, 놀릴지도 모른다. 그럼 나는 한껏 부끄러워하면서 네게 성질을 부릴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널 기억하며 만들었다는 말은 입에도 담지 말아야지. 네가 돌아오는 날에는 그저 네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웃기만 할 참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다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네가 돌아오는 날 반갑게 맞아주는 것 뿐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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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짧게 나왔네유..........................................

왜 쓰고나니 커플같지..................................................................

아냐...분명히 쓸 때는 여자 두명이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이나 링고 노래는 가사가 음침해서 그렇지 모르고 들으면 나른한 느낌이 좋아서 자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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