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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언죄 #눙기눙가 #동영상브금_주의 #뮤즈_너무_좋아여 #치정싸움
게시물ID : mabinogi_1272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4
조회수 : 552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7/28 12:33:56





캡처.PNG





비척이는 걸음은 이제 걸음이라고 불리기도 어려웠다. 휘청이는 발끝은 모래에 직직 끌리며 골을 패고 있었다. 거의 넝마로 보일 지경인 옷은 제대로 모래바람을 가리기나 해줄런지. 네발로 기지 않는 것이 용할 지경의 몰골로 청년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면 그가 목마른 짐승처럼 물에 고개를 처박는 짓은 하지 않았다는 정도일 것이다. 간신히 도착한 오아시스에서 청년은 허겁지겁 목을 축이고 낯을 씻었다. 흡사 물에 잠기려는 것처럼 온몸에 물을 함뿍 적시고 나서야 그는 비로소 고개를 들어올렸다. 흠뻑 젖어 늘어진 머리칼 사이로 흙먼지에 가려졌던 미형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낯을 씻고있는 손은 크고 거칠었다. 몹시도 혹사시킨듯이 마디마디가 튀어나온 손은 묘하게 나른한 색기가 느껴지는 얼굴과 괴리가 느껴질 정도였다. 이윽고 청년은 물가에서 멀어져 한숨을 쉬며 나무에 기대 누웠다. 지쳐 늘어진 몸이 얼마만인지. 어쩌다 이리 된 것인지. 그는 다리 사이에 고개를 처박고 들어졌다. 스스로가 몹시도 원망스러웠다.


한번도 흔들린 적 없던 목석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어디선가 흘러온 봄내음이었다. 제가끔 목적을 갖고 다가오는 이들이 있어도 한번도 자신을 드러내보인 적이 없던 청년은 동문의 사이에서도 서늘하기가 얼음같은 이라고 소문이 나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 여자에게 마음을 뺏기고 만 것이다. 그 여자가 누구라는 것을 알았다면 이런 파국으로까지 치닿지 않았을 것을.

 실력에 자신이 없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 겸양과 자신감은 다른 것이다. 그는 이미 제법 이름을 날리는 축에 끼는 편이었다. 어딜 가서도 그것을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낯도 모르는, 자신이 홀로 사용하는 수련장에 갑자기 들어온 여자에게 실수로 주먹을 들이민 것을 완벽하게 쳐내어진 뒤 청년은 몹시도 그것에 속앓이를 했다. 몇번이나 그 상황에서 다음 초를 고민해보아도 여자가 보여준 그 짧은 행동에의 빈틈이 보이질 않았다. 그런 와중 그 여자를 다시 만난 그는 저가 할 행동이라곤 생각지도 못할 것을 하고야 말았다. 스스로 여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 것이다.

부끄럽게도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있던 것은 자신의 외모가 제법 빼어난 편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가르친 것은 여자들이었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부끄러울 따름. 실력이 아닌 것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진저리나는 일이었고 그래서 더더욱 수련에 매진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공격은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는 듯이 빗겨낸 그녀에게 관심이 가고 말았다. 아니나다를까 그녀는 수련장에서 자신이 어느 청년의 공격을 쳐내었다는 것만을 기억할 뿐, 자신의 얼굴 따위는 떠올리지도 못했다. 기묘한 질투가 불처럼 일어 그는 그녀의 뒤를 몹시도 쫓았다. 그것이 패인이었다.

스스로가 쫓아가 매달렸다. 연습보다 그녀를 찾아갔다. 애초에 그녀를 찾아간다 하더라도 하는 것은 수련이었으므로 다를 바 없었지만, 도대체 뭐하는 여자인지 몰라 쫓아가던 마음은 그딴 것이 상관이 있나 하는 마음으로 변해갔다. 한번도 마음을 연 적 없던 청년의 가슴에 불을 지른 것은 자신보다 강한 이에 대한 동경이었다. 어째서 거기서 멈추지 못했을까.

그녀에게 마음을 말한 그 날까지 서로 이름도, 신분도 몰랐다. 그저 그가 있는 수련장으로 와 초를 나눌 뿐으로, 으레 몇합을 주고받고 나면 여인은 물건을 주워섬긴 뒤 자리를 뜨고는 했다. 그 날, 청년은 그 뒤를 따라 붙어 그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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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흫흫ㅎ....치정싸움으로 몰아보고 싶어서 노력했는데 이제 어떻게 몰고갈지 애매하네요......캐릭터가 예뻐서 한번 써봤습니다. 모질모질해서 죄송합니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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