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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한테 선물 받았어요!
게시물ID : freeboard_13819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sunny
추천 : 14
조회수 : 24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1/01 22:59:33
안녕하세요.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물리치료사에요.

요양병원의 특성상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또는 치매나 인지장애가 있으신 어르신들이 많지요.

저는 어르신들께 살갑게 구는것을 좋아해
아버지, 어머니라는 호칭을 많이 써요.
  
일하는데 아버지가 저를 살짝 부르시더니
퇴근하고 아버지 병실로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퇴근무렵이 되어서 유니폼을 입은채로 갔더니
사복으로 갈아입고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버지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아버지는 80대에 신체가 건강하신 편이지만
인지장애, 언어장애, 그리고 약간의 치매가 있으세요.
말씀이 많이 없으신편입니다. 잘 웃으시긴 하지만요. 
 

 제가 치료하는 환자분은 아니시지만 
인사하면 손짓으로 부르시고는 
매일 목캔디를 5~6개씩 손에 쥐어주세요.
그럼 감사합니다, 하고 또 받지요.
또 병실앞에서 마주치면 두유 1개를 주머니에 넣어주시지요.
  
하루는 너무 받기만한게 죄송해서
계피사탕 2개를 드렸더니 
아이고... 아이고... 하시면서 좋아하시더라구요.


어쨌든 사복을 입고 갔더니 꽁꽁 싸맨 봉지 하나를 주시더라구요.
그걸로도 부족하셨는지 어딘가로 가시는거에요.
병동을 벗어나는 일은 위험한 일이라 바짝 붙어서 따라가니
매점에 가서 주머니에서 백원, 오백원짜리 동전들을 꺼내
빼빼로를 2개나 더 사서 더 챙겨주시더라구요. 
혼자 먹으라고 신신당부 하시면서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무사히 병실까지 잘 모셔다드리고
아버지 혼자 외출하시는일 없게 부탁드린 후에
차에 내려와서 봉지를 열었더니...


조금 덜어낸 땅콩 1봉지, 다이제, 빼빼로과자,
유통기한이 지난 요플레 1개, 사과 1개가 들어있더라구요.


운전하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나는 해드린게 없는데... 꽁꽁 싸져있는 봉지에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나는 가족이 옆에 있어도 외로운데
혼자 여기 계시는 아버지는 얼마나 쓸쓸하실까... 싶고
손녀딸 해드려야지...더 잘해드려야지... 싶더라구요.  
 

추운 겨울인데 마음이 너무 너무 따뜻한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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