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꼬이는 날이 있잖아요.
아침부터 지각을 했다던지, 버스도 놓치고
상사에게 호되게 욕먹고
그날따라 업무는 계속 꼬이고
밥먹을때도 상사의 잔소리에,
야근까지 천근만근...
그런 날,
내가 무얼 위해 이렇게 열심히도 뛰는건지 싶어
나에게 작은 위로랍시고
맥주 한캔, 길거리 통닭 한마리 사서
터덜터덜 집으로 들어가는 길..
어린 시절 술에 잔뜩 취해 들어오시며
한 손엔 갱지봉투 안에 담긴 통닭을 건네시던,
그땐 마냥 치킨만 반갑고
술 냄새 풍기는 아버지의 고된 하루는 몰랐던,
통닭을 맛있게 뜯는 내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시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라고
생각하셨을 아버지 모습에
눈물이 나는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