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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145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들아는남자
추천 : 3
조회수 : 66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02 10:11:23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
비교적 가까운 3, 4년 전 기억마저도
그게 행복했던, 슬펐던 기억이든간에
머릿 속에 선명하지 않아.
그래서 나는 항상 사물에다가 추억을 불어넣곤 했어.
옷이며 책이며 내가 언제 샀다는 걸 꿰며 말하면
기억력이 좋다고 신기해하던 너였지.
뭐든 새로 구매를 했을 때 즐겁고 설레던 기억들이 다들 있잖아?
나는 그런 식으로 늘 내 기억들을 추억해왔어.
똑같은 이유에서야.
내가 처음 만나 어색하게 서로 건냈던
빼빼로 통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양말 한짝에 붙어있던 태그를 버리지 못하는 것도
매번 네가 골라준 옷들만 입는 것도
그것들을 입고, 보고, 느끼고 있으면
너와 함께 있던 다시 그 날의 나로 돌아갈 수 있거든.
한창 서로 따뜻했던 그 때로
그래서 아직까지 정리를 못하고 있어.
아니, 정리하기 싫은 것일수도 있을 것 같아.
근데, 있잖아.
내가 결국 가깝든 멀든, 미래에 누굴 만나게 된다면
지금 내가 간직하고 싶은 이 많은 추억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희미해져 가겠지?
옷이야 점점 낡아질테고
같이 함께 하던 거리에서
내가 추억하던 설레임은
어느순간 느낄 새도 없이
사라져버려 있겠지?
나는 기억력이 안좋으니까
캐롤 소리가 늘상 울려오던 것 같던 거리가
원래 알던 삭막한 거리로 변해갈 때 즈음
나는 점점 사라져가는 널 느끼고, 아쉬워진다.
언젠가는 이 애틋함마저도 사라진다면 참 슬프겠지.
내 20대 마지막의 추억은 너와 함께라서 행복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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