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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루시드드림 경험[BGM]
게시물ID : panic_127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후르츠
추천 : 8
조회수 : 3230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3/02 18:46:54
(bgm on/off는 위 swf박스를 클릭하는 걸로 조절할 수 있어요) 작년에 꾼 꿈이다. 평소에 매우 조용한 분위기인 근현대사 수업 중이었는데 그 날은 환기를 위해서였는지 앞문을 연 채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 내 자리는 중앙에서 좀 뒤쪽에 있었는데, 수업을 듣다가 좀 지루해져서 문득 열린 앞문을 보게 되었고 곧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나는 3반이었는데, 2반 학생들 이십명 정도가 활짝 펼쳐진 일본어 교과서를(빨간 표지가 보이게끔) 팔을 머리 위로 번쩍 든 채로 들고 아주 무표정한 얼굴로, 떼 지어 우루루, 그것도 아주 천천히 우리 반 복도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무슨 단체로 꽁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 모습이 처음엔 너무 우습게 느껴져서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야ㅋㅋ 쟤네 봐봐ㅋㅋ.."하면서 깔깔거리며 웃었다. 근데 잠시 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반에는 일본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있지만, 일본어 수업시간에는 1반이랑 분반을 하니까, 그 수업 때는 우리반 쪽으로 올 필요가 없었다. 또, 학생들이 걸어가는 모습도 완벽한 대열을 이룬 건 아니었지만 그 무표정함과 오직 앞만 보고 걷는 것, 그리고 그 느린 걸음걸이에서 뭔가 인간 같지 않은 낯설고 섬뜩한 게 느껴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배를 잡고 웃어댔는데,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자 갑자기 너무 무서워져서 웃음이 뚝 끊겼다. 그러자 내가 공포를 느낀 것 때문에 화면이 바뀌었다. 방금전까지도 괴기스럽게 걷고 있던 학생들은 모두 사라지고, 나는 아까처럼 우리 반에 있었지만, 내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교실 맨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마치 영화처럼 모든 것이 멈추고 흑백으로 보였는데, 갑자기 나타나 칠판 오른쪽에 서서 고개를 떨어뜨린 채로 날 바라보고 있는 여자애만 흑백이 아니었다. 근데 그 여자애는 너무 고전적이게도 머리는 풀어헤치고 옷은 소복을 입고 있어서 단번에 얘가 귀신이란 걸 알았다. 나는 내 눈으로 귀신을 본 게 처음이어서 매우 무서웠는데, 갑자기 이 귀신이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농구선수마냥 키가 자라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표현하자면.. 모양만 유지한 채로 크게 부풀고 있었다. 시선은 계속 나를 향해있는데, 그 상태로 귀신은 자꾸만 부풀어 올랐던 것이다. 나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를 보면서 크게 부풀어 오르는 건데, 그 모습이 너무 징그럽고 흉측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 극도의 공포를 느껴서, 그제서야 비로소 이게 꿈이란 걸 알았다. 꿈이란 건 알았는데, 눈 앞의 귀신은 계속 부풀고 있고, 귀신은 교실 맨 앞, 나는 맨 뒤였는데 너무 커지니까 꼭 귀신의 얼굴이 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피할까.. 순간적으로 계속 고민했는데, 예전에 인터넷에서 꿈은 꿈을 꾸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반영해서 보여준다는 글을 읽었던 게 퍼뜩 생각이 났다. 귀신이 정말로 많이 커져서 그 얼굴과 바로 맞닥뜨리게 되기 직전에,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주 강하게.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사라지고 내 앞에 강동원이 나타난다...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사라지고 내 앞에 강동원이 나타난다... 지금 이 모든 상황이 사라지고 내 앞에 강동원이 나타난다... 그러자 갑자기 거짓말처럼 정말 다 사라지고, 눈 앞은 하얘지고, 사람 하나가 나타났는데, 그게 진짜 강동원인지 확인하려던 순간, 나는 잠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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