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중엔 안전빵 하나를 꼭 넣자.
니시무라 카페에서 디저트를 먹으면서
땀을 식힌 우리는 자유롭게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작년엔 뭘 했네 못했네 하면서 돌아다녔습니다.
고베에는 오사카의 덴덴타운정도까진 아니더라도 게임이나 피규어를 구경할 곳이 있었고
거기서 필요한 도료나 작업도구를 사면서 편안한 쇼핑을 했죠.
친구는 가방이 필요했기에 도큐핸즈 같은 곳을 돌면서 본인이 원하는 가방을 찾는데 여념이 없었고
숙소에서 사용할 휴족시간을 살때쯤엔 해가 지려고 폼을 잡고 있었습니다.
일단은 숙소로 돌아와서 쇼핑한 것들을 두고 간편하게 다시 나와 오늘 일정의 마무리인 신나가타로 가서 철인 28호도 보고 그곳에서 저녁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일본에 오기전 친구가 일본에서 프렌치나 이탈리안 요리를 먹겠다 선언을 했고
프렌치는 일단 가격과 오더가 힘들어서 타협점을 본 것이 이탈리안 요리였고
작년에 갔던 곳과 타베로그에서 찾은 곳이 경합을 벌이다가 동선에서 유리한 신나가타 역 근처의 식당으로 최종결정.
독특한 내부와 손으로 써놓은 메뉴들.
저녁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건지 내부엔 아무도 없고 우리뿐.
인기있는 곳이라며??? 웨이팅도 생각하고 왔는데 슬슬 불안불안.
돈을 내고 따로 주문한 그린샐러드.
평범한 샐러듯 맛. po불안wer
음료 주문할거냐고 물어보셔서 알아볼 수 있는 음료가 없길래
만만한 상그리아 주문.
근데 가장 맛나게 먹은 음식이 이 상그리아.
상대적으로 맛이 있던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상당히 맛있는 상그리아였습니다.
생햄피자.
작년에 먹은 선술집보다는 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친구나 나나 짠음식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서 염도부분만 문제였지 준수한 화덕피자의 맛.
토마토 소스나 치즈맛으로 먹는 피자가 아니기에 선택한 토핑의 맛을 느끼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다.
한끼의 식사로 문제는 없는 양의 파스타.
새우가 꽤나 실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나 식감으로는 상당히 만족했지만
토마토 소스는 크게 개성있지 않았습니다.
면은 정말 잘 삶아서 다 먹는 동안 식감이 무뎌지진 않았어요.
하지만 우리가 쇼핑 등으로 상당히 배가 고플때 갔는데도 큰 인상이 없었던걸 본다면 더 찾아가 볼 일은 없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위 3개의 메뉴와 상그리아 두잔으로 6800엔 정도를 냈는데
이 사건으로 친구는 일본에서 있는 내내 이탈리아 혹은 프렌치 음식점을 보면 얼굴을 돌렸습니다.
저는 이때다 싶어 계속 놀렸고. 우리의 20년짜리 우정을 잘 가꿨죠.
'우리 파스타가서 이탈리아 한사발 할까?'
밥은 일단 먹었으니 역 근처 공원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는 철인 28호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우리 세대는 이 철인 28호가 아닌 태양의 사자 버전의 철인 28호지만 이걸로 만족했습니다.
반다이씨!
간사이쪽에도 건담하나 놔주면 안되는 겁니까?
비가 오락가락하고 신나가타에서는 딱히 즐길것도 볼 것도 없기에 다시 산노미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에서 하루에 마무린 동네 술집을 무작정 들어가서 아무 메뉴나 시키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의 시작을 오전 4시부터 했고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제대로(?) 배를 채우지 못했는데
모험을 할 수 없으니 런치 메뉴가 아닌 단품을 즐겨보기 위해서
다시 그릴 스에마츠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한때 정신없이 들었던
BUMP OF CHICKEN의 사인도 보인다.
조금 무둑뚝하게 생겨 보이는 쉐프님.
너무 바쁘게 움직이셔서 눈한번 맞춰보지 못하신 분.
앉자마자 맥주는 시켰고 그래도 이탈리안 식당에서 요기는 했으니 1인당 한 메뉴를 시키지 않고 하나를 먹고 모자르면 더 시키기로 했습니다.
쉐프님의 손에서 태어난 포크챱(ポークチャップ)
소스는 비프카츠랑 같은 소스였는데 다진 마늘마냥 올라가 있던건 사과였습니다.
사과 퓨레가 올려져 나왔는데 볼때는 읭? 했다가 고기와 같이 입에 넣고는 와! 했습니다.
사과가 돼지고기와 이리도 잘 어울린다는 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죠.
기껏 갈비에 배나 사과를 갈아 넣어 본적은 있어도 사과와 함께 먹어보진 못했거든요.
잘린 면 사진이 없는게 너무 아쉽지만 분명히 구운 고기인데 상당히 부드러웠습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삶은 고기만냥 엄청부드러운 식감과 구운고기 특유의 육즙을 가지고 있었죠.
고기를 자른답시고 칼에 힘을 줬다가 칠판 긁는 부끄러운 소리가나 민망했고, 잘린 고기를 입에 넣고 친구랑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며 오오오 했던 메뉴
놀라면서 맥주와 함께 먹었더니 순식간에 사라진 돼지고기를 기억하며
소, 돼지를 먹었으니 닭을 먹어야 한다며
그릴 치킨(グリルチキン)을 시켰습니다.
시간이 꽤나 걸리네 했는데 쉐프님께서 다리살을 전부 발라내서 구워주셨습니다.
처음엔 그냥 가슴살 정도나 날개 정도를 구워 주시려나 했거든요.
하지만 반전 비주얼의 닭고기가 눈앞에 등장.
다릿살을 선호하는 편이 아닌데 바삭하게 구워진 닭껍질과 탄력있는 살부위.
이탈리안 식당에서 생긴 답답함이 모두 날아가버렸습니다.
돼지고기를 찍지 못했기에 바로 잘라서 카메라를 들이 밀었지만 식욕 앞에 좌절해 좋은 사진이 없습니다. T^T
칼질을 친구에게 맡기면 조금 찍기가 쉬웠을텐데 워낙 막손인지라 칼을 쥐어주면 살과 껍질을 분리시켜 버릴까봐
후딱 찍고 써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라 놓고 찍었으면 조금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텐데하며 한탄 아닌 한탄을 해보지만 늦었습니다.
점심에 소고기에서 저녁에 돼지고기, 닭고기까지 종류별로 맛있게 먹게 해준 그릴 스에마츠에 감사를 표합니다.
차후에 가게될 고베 여행의 스케쥴에도 이 집은 꼭 들어가 있을 것이고
만약 도전한 다른식당이 그닥이었다면 이곳은 여행지에서의 세이브포인트나 힐링포인트가 되지 않을까합니다.
다시 기분이 좋아진 우리들은 편의점에서 생수와 간단한 음료를 사고 멋지게 뻗었습니다.
저는 미리 사논 휴족시간을 붙이는 것도 까먹고 잠들었죠.
출처 |
내 카메라
그리고 내 블로그.
사진이 많으니까 스압이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