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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셔보는 사이다 썰
게시물ID : soda_12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왕쏘
추천 : 13
조회수 : 210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9/07 15: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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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게시판이 생기기 전 사이다라고 검색해서 청량감 남치는 글들을 읽곤 해왔는데 게시판이 생겨서 너무 기뻐요 ㅎㅎ
매번 보며 청량감에 즐거워만 하다 제 썰도 하나 풀어봅니다~~
지금 뱃속에 든게 없으므로 음슴체로 갑니다!


3년전 여름..
엄청 덥던 날씨에 어린 아들과 아는 언니를 차에 태우고 이면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음.
원래는 차가 두대 지날 수 있어야 하지만 양옆 주차 된 차들로 인해 한대만 지나갈 수 있는 주택가 길이었음.
그날따라 유독 차량통행이 많았고 피할길이 마땅치 않던 곳에서 한 차와 마주하게됨.
그당시 운전이 서툴렀던 나는 주차가 안된 틈에서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이고 정차하고 마주오던 차가 지나가길 기다림.
60대 정도로 보이는 마주오던 차주 아저씨도 운전 미숙이셨는지 오른쪽은 안보고 왼쪽(내 차쪽)만 보고 운전하심..
지나가는데 아 닿을거같은데 닿을거같은데 싶을정도로 점점 붙어오심 ㅜㅜ
사이드 미러로 계속 불안함에 주시하던 중 아니나 다를까 빠바바바박 하는 소리와 함께 파워 긁음..
당시 차가 너무 붙어 난 운전석 문을 열지도 못하는 상태였고 뒷자리에 타있던 언니가 대신 내려 상황파악을 함.

근데 그 아저씨.. 빛나는 머리에 목에는 10돈은 되어보이는 금목걸이 또한 빛내는 그 아저씨는 내리자마자 "아니 아무리 여자여도 그렇지 운전을 이렇게하나?" 우렁찬 목소리로 외쳐주심.
여기서 멘붕...... 나 가만히 있었는데요 아저씨ㅜㅜ
그소리에 좋게 말하려던 언니도 열이받아 목소리가 높아지고 차 앞뒤로는 우리의 사고로 옴싹달싹 못하는 아저씨들이 한둘씩 내리기 시작함.
무조건 내 잘못으로 몰고 가기 시작하시는데...아오..
내 뒷차에서 내려 상황을 보러 온 아저씨께서 와서 보시고는 "아..아가씨가 좀 더 붙어주지.."
운전 미숙으로 인해 내 오른쪽도 피할 공간이 좀 더 있었음.
근데 그 뒷차 아저씨 사고 상대차주 아저씨 쪽으로 가더니 왈 " 뭐야 아저씨 오른쪽 완전 남아도네!!!"

내 잘못으로만 몰고 가는 상대차주 아저씨와( 이하 빛나는 아저씨) 조수석에 타고있던 목청크신 부인님덕분에 나는 한번 제대로 뻥끗 못해보고 당하고 있었음.
그 부인아줌마 자기는 실컷 내잘못이라며 목청 높여 말하면서 내가 말만 하려고 하면 됐다고 조용히 하라함..
어려서 무시한듯 ㅜㅜㅜ 이때가 27살이었을때니..
(통행을 위해 어찌저찌 차는 뒤쪽 골목으로 빼둠)
 
사고 처음나본 나는 당황스럽고 억울한 맘에 전화로 5분거리 회사에 있는 신랑을 부름.
이때부터 빛나는아저씨 좀 웃김.
목청 높여 니잘못이네 하던분이 신랑은 왜부르냐. 나 바쁘다 못기다린다. 5분거리니 금방 올거라 했더니 궁시렁궁시렁 회사가 어디냐 뭐하는 사람이냐 시전. 뭐지..
이때까지도 그 부인아줌마는 나 말도 못하게 조용히 하라고 됐다고 가만있으라고 난리.. 엉엉 분해..
 
그렇게 기다리던중 신랑이 10분도 안되서 정말 날아옴.
우리신랑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회사가 편한 복장으로 다닐 수 있어 카라티에 청바지 입고 왔음.
키 185에 몸무게 95키로 나가는 거구에 인상이 좀 안좋단 소릴 자주들음.
또 하필 회사사람의 검은색 세단을 끌고 오셔서 내렸는데 이때가 덥다고 삭발했을때임.. 햇빛에 인상을 한참 찡그리고 내린 신랑은 내가 봐도 무서웠음;;
우리 신랑이 다가오자마자 빛나는 아저씨 왈.
"아 신랑님 되십니까. 제가 실수했습니다. 100프로 제 과실입니다. 보험부르지말고 수리비용 드릴테니 처리하시죠"

나한테 그토록 모질게 굴던 아저씨 급 굽신...헐
그렇게 사건 마무리 ㅋㅋㅋ

나중에 근처 카센터 알아보니 50만원정도 부르기에 그만큼만 받기로함.


 더 사이다였던 썰이 남았는데 그아저씨 밤에 술한잔 하시고 억울했는지 신랑한테 전화옴.
신랑한테 그냥 보험처리 하자고 돈이 너무 많이 나왔다 시전..
화가난 신랑은 알았다고 전화끊고는 보험회사 전화해거 정식 센터 접수하고 렌트도 하겠다 알림.
이때 우리차가 저가지만 외제차여서 수리비며 렌트비며 좀 나옴.. 좋게봐드린거였는데 아저씨...

그후 보험사에서 그 빛나리아저씨쪽에 연락했는지 목청큰 부인아줌마 다시 전화와서는 저양반이 술쳐먹고 잠깐 미쳤다며 죄송하다고 원래대로 처리해달라고 빔.
그래서 그렇게 사건 완전 종결.


끝마무리는 어떻게 해야하지.......
보시는 분에 따라 청량감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어리고 여자운전자라고 무시당해 억울했던 저에게는 최고의 사이다였네요 ㅎㅎ
그후론 운전 많이 늘어서 이젠 베스트 드라이버 소리도 종종 듣는답니다 헤헤
변변치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출처 내 기억속 저 편 어딘가 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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