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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이 너무 투철한 친구 때문에 고민입니다..ㅠ
게시물ID : freeboard_13864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번이마지막
추천 : 3
조회수 : 20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05 18:21:54
저에겐 중학교때부터 알고지낸, 아주 친한 친구가 있어요.
항상 밝고, 친절해서 제가 참 좋아했습니다.
이 친구는 도덕을 정말정말 중시해서, 길 가다 쓰레기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등산을 하다가도 쓰레기를 발견하면 모았다가 하산하는 길에 버리죠.
이런 모습 참 좋은데...
요즘은 그 도가 지나친 것 같습니다... 가끔 같이 다니기 부담스러울 정도로요 ㅠㅠㅠ
 
사례 하나만 소개해볼게요. 친구는 A라고 부르겠습니다.
저랑 이 친구는 현재 같은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략 25~3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교실에
3명 정도씩 앉을 수 있는 긴 책상들이 두 개의 분단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당시 저는 왼쪽 분단 앞에서 두번째 줄, A양은 오른쪽 분단 앞에서 네번째 줄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평소엔 A와 저, 그리고 또 다른 친구 B 이렇게 셋이 같이 앉아서 수업을 듣지만 그날은
"얘들아, 오늘 저 친구가 같이 앉을 사람이 없대. 오늘은 따로 앉자, 미안!"이라고 말하며 제 옆을 떠나갔죠.
여기서도 그 친구의 배려심이?? 드러나네요.
아무튼,
한창 선생님의 강의 열정이 달아오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누군가 제 어깨를 툭툭 쳤죠.
뒤를 돌아보니 A가 서있었습니다. 온갖 제스처를 하면서 저에게 뭐라뭐라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데, 들리지 않았죠..
수업 중에 이 아이가 저에게 왔다는 것이, 또 한창 수업하고 계신 선생님 바로 앞에서 이러고 있다는 게 너무 당황스러워서
'ㅇ-ㅇ?? 응? 뭐라고?? 안 들려.. 이따가 얘기하면 안될까?' 만 반복했습니다.
급한 일이면 차라리 귓가에 대고 말을 해 주거나 종이에 써서 보여주지 ㅠㅠㅠ
야속한 그 친구는 꼿꼿이 선 자세로 작은 목소리의 말만 반복했습니다.
 
점차 같이 수업듣는 분들이 저희를 쳐다보았고, 선생님도 이상한 점을 눈치채시고서는 강의를 멈추셨습니다.
결국 B가 "야, 수업 방해되잖아. 이따 얘기해." 라며 중재하고 나서야 그 친구는 자리로 돌아갔고 수업은 진행됬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업을 무시하고 수다 떤 수강생 2명으로 보일거란 생각에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워서 저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죠.
 
대략 10분 후 선생님이 문제 풀 시간을 주시자마자 A가 바람과 같이 저에게 달려왔습니다.
저에게 비키라고 손짓을 하더니 그 친구가 한 행동은
....하
책상 서랍에 들어있는 음료수 캔 수거였습니다.
책상 속에 든 캔과 쓰레기들을 전부 꺼내더니 교실 뒤로 걸어가서 쓰레기통에 분리수거까지 알차게 하더군요...
수강생들과 선생님은 또 당황하시고...
 
아니 쓰레기를 잘 버리는 건 좋은데, 그건 쉬는시간에도 할 수 있잖아요 ㅠㅠㅠ
그걸 굳이 수업시간에 해야만 했을까요.
 
수업 끝나고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자꾸 거슬려서.... 아니 왜 사람들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 이거 문제야 문제...' 하면서는 입을 다물어버렸습니다.
 
하 저는 이 날의 충격이 너무 커서 이 친구의 모든 행동이 조금 안 좋게 보입니다.
평소엔 멋지다고 생각했던 환경미화(?) 활동들도요...
 
좋은 친구인데 제가 너무 과민반응 하는걸까요? 으으 아무리 말을 해도 그 때 학원에서의 일은 잘못됬다고 생각을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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