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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 날이 저문다
게시물ID : freeboard_13878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상주인
추천 : 1
조회수 : 16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06 23:42:44



살면 살수록
과학자들의 말은 맞아 떨어진다
영원히 살 수 없으니까 사랑을 하는 거다
따지고 보면
기껏 유전자나 남기고자 하는 일이다

비극은
피하고 싶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데 있다

어쨌든
기억에서조차 사라지는 게
사랑이다 보니
사람들은 무엇인가 쓰기 시작했다

신전 기둥에 남긴 사랑도
그저 기록일 뿐이다

겁내지 말라고
내가 다 기록해놨다고
죽어도 죽는 게 아니라고
남자는 외치지만
여자는 죽어간다
신전은 세워지고 있지만 여자는 여전히 죽어간다

죽어가는 여자보다
사랑을 잊지 않으려는 남자가
진화상으론 하수다

남자가 세운 신전에 날이 저문다
언젠가는 벽화도 흐려질 것이다 



출처 신전에 날이 저문다 /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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