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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묵공(강 스포일러)
게시물ID : comics_201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12
추천 : 2
조회수 : 62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07 03: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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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묵공.


제목부터 뭔가 대머리의 느낌이 난다. 뭔가 머리가 공처럼 동그랄 것 같은 느낌.(이 리뷰는 대머리를 비하하지 않습니다)


묵공이다.


혁리.jpg


주인공인 혁리



 머리처럼 반짝반짝하고 부리부리한 눈매를 가진 위 사진의 인물이 바로 혁리. 주인공이다. 이 얼굴이 회를 거듭해 갈수록 멋있어진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매력을 발산한다. 사실 이 주인공이 가지지 못한 것은 머리숱밖에 없다. 손재주, 비상한 머리, 출중한 무예실력(작 중에서 맞다이로 진 적이 없다!) 외모도 저 정도면 괜찮지 않은가. 물론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시대의 배경은 온갖 사상이 날뛰며 사상가들이 한 자리 해볼려고 하던 제자백가, 전국시대이다. 이 중 작가는 묵가라는 특이한 사상에 주목한다. 이들 묵가는 평화주의자들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누구를 공격하는 것을 싫어하여 의뢰를 받으면 거기가 어디든간에 달려가 수성을 해준다. 수성의 스페셜리스트. 이들이 묵가이다. 그리고 묵가의 기술을 묵공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들 묵가들은 한 사람이 백 명 이상의 몫을 충분히 해낸다.


 때문에 묵가들은 뛰어난 사람들의 모임이다. 그리고 혁리는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자서 수성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것을 해냅니다 여러분.


 시작은 양성 전투이다. 조나라의 2만 대군이 처들어온 작은 성에서 묵가로 도움 요청을 보낸다. 그런데 묵가도 오랜 시간 고인물이 되어버려 많이 썩었다. 자신들의 사정으로 이들의 의뢰를 무시하려 하는데 혁리만이 묵가의 기본 방침을 고집하며 상양성을 구원하기 위해 간다.


 그 성의 성주는 개자식이다. 전쟁이 나건 어쩌건 자신의 재물과 여인들만을 지키면 되고 백성들은 어찌되건 알 바 아니라고 틈틈히 밝히며 자신이 어떻게든 마지막엔 안 좋게 끝날 것임을 어필하고 있다. 그리고 첫째아들은 상남자다. 존멋이다. 둘째아들은 성장형 캐릭터. 천둥 벌거숭이처럼 날뛰지만 결과는 항상 좋지 않다. 


 조나라의 대장은 명장으로 이름난 화엄중. 뭔가 원효대사와 동굴에서 한 잠 잤던 분과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관련 없다. 처음 등장은 카리스마가 있다. 나름 대담하게 직접 정찰도 하는 모습을 보며 혁리와 대등하게 맞설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혁리에게 발악을 하는 모습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초반의 임팩트에 비교해서 후반으로 갈수록 급격하게 힘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양성 전투를 끝내고 묵가로 돌아가는 혁리. 하지만 그 곳에는 설병이란 놈이 이미 비선 실세이다. 3대 가주를 뒤에서 좌지우지 하며 혁리를 감옥에 투옥시키지만. 우리의 혁리. 우리의 대머리. 가뿐하게 탈옥한다. 여기서 알게 된 것은 묵가가 자신들의 기술을 이용하여 진에 붙어먹으려는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빛나는 머리는 정의롭게 빛나는 태양을 상징하는 것인가. 혁리는 진나라에 가서 진시황을 암살하려 하지만 그게 쉽게 됐으면 황제가 되지도 않았을 터. 걸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행히 친구들을 만난다. 그 중에서도 낭이라는 여자가 있는데, 이 만화에 비중있게 등장하는 인물 중 유일한 여성 인물이다. 혁리와 살림을 차린다. 


 여튼 진시황에게 걸린 혁리는 진시황의 살해 위협에 따라 진나라가 다음으로 침공할 조나라의 한단성으로 간다. 근데 조나라는 혁리가 양성에서 탈탈 턴 그 나라다. 당연히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혁리는 암살, 반란, 통제 불능, 메뚜기(비황)의 습격 등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성을 지켜낼 뻔한다. 하지만 이상한 벌레를 이용한 생화학 무기 공격에 결국 성은 함락되고 만다. 우리도 북한의 생화학 무기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혁리는 성이 함락되기 직전에 낭과 같이 구사일생으로 탈출에 성공하고, 혁리의 친구가 묵가에서 더러운 꼴 다보면서 겨우 개발한 볍씨를 가지고 동쪽으로 탈출하여 일본에 정착한다. 그런데 사실 중국에서 일본은 너무 멀다. 차라리 한반도로 갔다는 것이 더 개연성이 있어보인다. 벼 농사가 일본에서 시작됐다는 거 아닙니까? 완전히 왜곡이구먼.




 한 3시간 되는 짧은 시간동안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8권의 짧은 이야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지만, 더 좋았던 것은 대머리가 주인공이라는 점이었다. 뻥이다. 길지 않은 내용으로 고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국시대라는 시대를 맛 보게 해준 것도 좋았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세대로서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전쟁의 비참함이 잘 표현되어 있는 만화이다. 고어한 재미로 보는 만화는 아니지만 현실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잘린 손가락은 아파보였고, 거열형을 할 때는 끔찍했다. 보기 싫은 장면을 클로즈업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카메라를 돌려버리지도 않는다. 동시에 현실적이다. 


 더 좋았던 점은 그랬기 때문에 이야기가 질질 끌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깔끔하게 끝난다. 동시에 권선징악이라는 진부하고 익숙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뒷맛이 상큼한 결말이라는 점이 좋았다.(물론 악역이 레몬을 너무 많이 먹고 시어서 죽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상큼하진 않다.) 나쁜 놈들은 그에 상응하게 잘 죽는다.(만족)


 반면, 주인공이 지나치게 초인이다. 혁리가 인간적일 때는 오로지 몽혼약(발정제)를 먹었을 때 뿐이다. 그리고 그 실수로 와이프가 생긴다. 그것도 아주 예쁜. 실수라고 하기에는 결과가 최상이다. 한 가지 더 단점. 그와 적대되는 인물들은 하나씩 심각한 하자가 있다.(개념이 없다든지, 지나치게 심약하다든지) 그들의 하자에 비하면 혁리의 숱 없는 머리는 애교수준이다. 


 노스트라다무스도 대머리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예언을 남겼듯이(거짓말이다.), 그의 빛나는 머리는 눈빛만으로는 혁리의 총명함이 표현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길지않은 내용에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출처 창작글입니다. 자라나라 머리머리(내 머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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