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이라는 족쇄때문에 스스로 정체성을 바꿔버리려고 생각중입니다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성격 탓에 '빠른' 이라는 이유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성인이 된 지금 썩 좋지못한 인격으로 자란 이유가, 거슬러 올라가면 빠른이라는 이유때문이기도 한것 같아요.
내성적인 성격이라던지, 항상 자신감과 자존감이 결여돼있다던지..
사람으로서 인격이 형성될 즈음부터, 은연중 주위 사람들에 의해 손아랫 사람이라는 상황을 접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을이라는 위치에 두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얼마전,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자리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또래가 모인 모임이기에, 한국 특성상 나이를 구분짓는 상황이 100%생길거라 생각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나이를 깔끔하게 하나 올려 2x라 하고 다니겠다. 라는 확고한 마음가짐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어김없이 그런 상황이 왔고, 2x라 하고 다녔습니다.
문제는 '생년'이라는 복병이었습니다.
생년이라는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그자리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죠.
2x(동갑으로 지냈던 나잇대), 2y(생년만 같은 한살아래 나잇대)친구들이 태클을 걸며 불편한 상황을 만듭니다.
2x는 동생이라는 상황을 연출해버리고,
2y는 동갑이라는 상황을 연출해버립니다.
그러고는 저때문에 족보가 꼬인다고 합니다.
???????????????
이게 왜 저때문이죠? 제 나이를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는건 일반인인 당신들입니다.
그들 딴엔 나름 친해지고자 하는 장난이었을 지도 모르죠.
하지만 장난적인 어투 뒤에도 이 개족보를 해결하고 넘어가자는 뉘앙스가 있었고,
그 상황을 해결해야하는 당사자인 저는 정말 불편한 상황이 됐습니다.
혹자는 이 모임 구성원들이 이상한 경우다, 정말 특정한 경우다 하시겠지만,
저런 상황은 빠른으로 살아온 저에겐 정말정말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면 흔히 생기는 경우예요...
두번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항상 찾아오는 상황이요.
차라리 제가 외향적인 성격으로, 너털웃음을 지으며 형님 아우님 하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성격이라면 장난으로 맞받아 쳐 줄텐데,
그런 성격이 못되는 제가 한없이 원망 스럽네요.
따지고 보면 평생동안 일반인들은 모르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어요.
아무튼, 여기서 저는 인간의 크리에이티브함을 살려 다시한번 생각해 낸 방법이 있습니다.
2x라 밝히고 다니는 나이는 문제가 안되지만, 빠른이라는 생년이 문제가 된다면,
그냥 생년월일 자체를 바꿔버리자.
예를들어 1월생이면 앞년도 11월생으로,
2월생이면 앞년도 12월 생으로.
주저리 주저리 말 많았지만 결국 여러분께 이걸 묻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한다면 공적인 서류상문제는 해결못해도
사람간의 나이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것 같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에따른 다른 문제점은 어떤게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