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는 아니고 여자친구가 일하는곳 문제 입니다. 여자친구는 지금 동작구의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정신보건 사회복지라는 일을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않을거에요. 저도 여자친구 만나기 전까지는 그냥 사회복지사와 차이가 무엇인지, 하는일이 무엇인지 몰랐었습니다. 제가 직접 하는 일이 아니라 제가 이해한대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정신이 아프신 분들을 찾아가서 잘계신지 확인하고 현재의 상태를 확인하는 일들을 합니다. 우울증, 조현병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분들의 집을 방문해서 생활환경과 정신질환이 악화되진 않았는지 확인하고, 지역사회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일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각 구의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맡아서 하고 있있습니다. 정신건강증진센터는 구에서 직접 운영하거나, 정신과의사가 각 구의 보건소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인당 맡고 있는 회원수가 100명이 훨씬 넘고, 하루에 한명씩 상담하면 1년에 2번정도씩 상담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지역사회로 돌아 갈 수 있게 도울수 있을까요?? 또한 응급상황에 출동 할 수 있도록 돌아가면서 내근을 하는데, 내근하는 인원은 하루에 2명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얼마나 나쁘냐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신질환을 앓고 계신분이 일으킨 응급상황은 정말 위험합니다. 제 여자친구의 경우 출동해서 나갔더니 회원분이 칼을 들고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었고, 출처에 유튜브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동영상을 보시면 총기를 소지한 사람을 봤다는 얘기도 하십니다. 이런상황에 출동을 하는데 한명은 다른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센터에 남아있어야해서 한명만 응급출동을 하게 됩니다. 물론 경찰이 함께 오긴합니다만, 혹시라도 경찰보다 먼저 도착하게된다면... 전 응급상황뿐만 아니라 방문상담을 하는 경우에도 2인 1조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하는데 고용안정은 어떨까요?? 각 구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정신보건 센터는 일정 기간마다 재 위탁을 받거나 위탁기관이 바뀌기도 합니다. 왠만하면 고용승계가 되긴하지만, 그때마다 고용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하고, 때로는 고용승계가 안될수도 있겠죠. 그럼 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경우는 좀 나을까요?? 작년에 서울 동북쪽에 있는 어떤 구의 경우 위탁기관과 위탁기간이 끝나면서 직접운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때 그 센터에서 일하시던 분들은 다시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계약직으로 고용되었습니다. 계약기간이요?? 10개월입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고 지금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파업 중입니다. 처음에는 서울시를 찾아갔는데, 각 구청 소관이니 각 구청에 승인요청을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서울시에서는 무엇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노조의 요구사항에 승인하지 않은 구가 승인을 한 구보다 더 많습니다. 지난주 부터는 각 구청을 돌면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시위장소가 매일 달라지다 보니 체력소모도 많아지는것 같습니다. 어제는 XX구에 가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보건소 공무원이 지나가면서 XX구 소속 선생님께 지금 회원 전화 왔으니 상담나가라고 했다는 겁니다. 파업중이라 안된다고 하니, 일하기 싫으냐, 센터 없애야겠네, 등의 소리를 내뱉었다고 그 공무원의 사과를 받기위해 8시가 넘게까지 보건소 앞을 지켰다고 합니다. 구청을 돌며 시위를 하다보면 이런 감정소모 또한 생기겠죠.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1급을 취득한 뒤 1년간 수련기간을 거치고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2급시험을 봐서 합격해야 주어지는 전문요원입니다. 이분들은 정신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며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일이 너무 많으며, 위험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거기에 고용은 위탁계약이 아니면 쪼개기 계약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정신보건 전문요원의 정신건강이 위험합니다. 청와대를 점령하고 있는 그분 덕분에 요즘 우리나라가 좀 많이 시끄럽습니다. 다들 정신 없으실 겁니다. 그래도... 정신보건 전문요원 분들의 정신이 건강해야 정신보건을 증진시킬수 있지 않겠습니까? 관심 부탁드립니다.
PS 1. 정신보건 사회복지사에서 정신보건 전문요원으로 용어가 중간에 바뀌었는데, 정신보건 전문요원에는 정신보건 임상심리사, 정신보건 간호사 등도 포함된 개념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파업은 정신보건 전문요원 노동조합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는 일이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겠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