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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전히 평화시위를 해야 하는 이유
게시물ID : sisa_783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stGuard
추천 : 7
조회수 : 38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1/11 02:12:44
쓸까 말까 굉장히 고심했습니다만.. 시국은 어지럽고,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1. 우리가 무력을 이용한다고 해도 저들은 눈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입니다.
  촛불시위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는 분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우리가 평화롭게 시위해봤자 기득권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그러니 시민이 얼마나 분노하는지 보여주어야 그들이 그나마 겁을 먹을 수 있을거라고 합니다. 허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분들에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무력을 쓰며 경찰의 저지선을 뚫으려고 애쓴다고 해도 저들이 쳐다볼까요? 두려움을 느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촛불에도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가 경찰과 씨름하는 것도 신경쓰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아직까지 시스템을 쥐고 있는게 그들이니까요. 군대도 필요 없습니다. 그들은 경찰을 필요한 만큼, 언제든지, 거의 무한대에 가깝게 동원할 수 있습니다.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면 할수록 종편언론은 다시 돌아서서 폭력 시위대를 집중 조명할 것이고, 최순실과 박근혜가 저질렀던 멍청했던 일들은 하나하나 가려질 것입니다. 충돌이 격렬해질수록, 그들이 했던 일은 사라진체, 충돌의 그림자만이 언론을 장악할 것입니다. 진정 그런 상황을 원하십니까? 경찰과 충돌이 발생할시에 TV조선이 어떻게 돌변할까요?

2. 이건 단기전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닉슨이 하야하는데 2년이 걸렸습니다. 미국에서도 그럴진데 한국이라고 단기간에 결판이 나겠습니까? 저는 시위가 평화롭게 되길 원합니다. 너무 평화롭고 누구나 참여하는데 부담이 없어서, 가벼운 마음으로도 들릴 수 있길 원합니다. 그렇게 계속 국민의 목소리를 내서, 대선 때까지 꾸준히, 박근혜와 최순실의 병신 짓거리가 널리널리 퍼지길 원합니다. 너무나 널리 퍼져서 동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그런 이야기를 입에 담을 수 있기를 원합니다. 너무 어처구니 없고 누구라도 학을 뗄 정도여서, 100년 후에도 옛날에 약쟁이 대통령이 있었는데. 그 대통령이 글쎄.. 하는 식으로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되길 원합니다. 저는 이 사태가 대선때까지 꾸준히 가서, 박근혜의 추잡한 모습이 계속, 그리고 꾸준히 드러나서, 유신의 마지막 그림자 하나까지, 박정희의 마지막 환상까지 철저하게 깨부셔주길 바랍니다. 아주 약쟁이라고 철저하게 소문이 나서, 박정희에게 열광했던 그 노인들조차 부모 얼굴에 먹칠을 한다고 혀를 끌끌차게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경북 구미 노인들조차 환영해주지 못하는, 그런 박근혜가 되길 바랍니다.

3. 시대는 바뀌었습니다.
  마음에 썩 들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민주화를 이루어 냈습니다. 부족하지만 그때에 비해 우리는 진일보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의 시위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거라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피로 민주주의를 이루어냈는데, 여전히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화염병을 들어야 한다면, 우리가 이룬 민주주의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예전 독재정권 시절에, 정권은 악이었으며 시위는 선이었습니다. 독재정권은 앞장서서 문화와 말들을 검열하고 탄압했습니다. 그렇기에 엘리트였던 사람들도 처지와 처우에 대해 불만을 느꼈으며 운동권에 서기도 했습니다. 한때 김문수도 그랬고, 지금은 최순실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재경도 유신헌법에 반대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을 투표로 뽑는 시대입니다. 국회의원도 투표로 뽑아서 올 초에는 결국 여소야대를 만들어 냈습니다. 인터넷에서 아무리 대통령 욕해도 잡아가지 않습니다. 아무리 패러디 짤을 올려도 고소 들어오지 않습니다. 박근혜가 개병신 짓거리를 했지만 우리의 선거제도는 아직도 유효합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심판의 수단이 남아있습니다.

4. 나는 아직 민주주의를 믿습니다.
  저는 투표가 여전히 유효하며 강력한 우리의 표현 수단임을 믿고 있습니다. 게시판의 몇몇 분들이 대선 되기 전에 사람들이 다 잊을거라고 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거는 여전히 강력한 수단입니다. 최순실은 박근혜 정권 4년동안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드러난 이유는 JTBC가 태블릿 PC를 입수해서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입니다. 선거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JTBC가 총대를 감수하고 터트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국회가 여소야대가 되었기 때문에 공중파에서 이 사건을 방송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권력의 추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언론들이 여기까지 파헤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TV조선도, 여소야대가 아니었으면 이 사건을 덮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5. 시위가 이루어내야 할 끝은 정권교체라고 믿습니다.
  최순실은 분수도 모르고 어마어마하게 해쳐먹어서, 고구마 한 줄기를 캐면 계속 엮어져 나오듯이, 박근혜 일당들의 비리는 끝없이 나올 것입니다. 우리가 선거에 투표하러 가는 그 날까지도, 저는 그들의 비리가 계속 나올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이 시위가 이루어내야 할 궁극적인 목적은 정권교체라고 생각합니다. 투표에서 우리의 대선후보가, 집권하자마자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우리의 대선후보가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 만인의 인정을 받는 정권이 되어 지금까지 그들이 저질렀던 대역죄만큼, 죄값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모든 사람들을 설득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박근혜를 찍었던, 열렬히 새누리당만 찍었던 사람들조차 미안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 정도로, 그들을 설득해야 합니다. 결국 어떤 정권을 세우느냐는 투표에 달려 있습니다. 나는 시위의 목적이, 다음 대선때에 다시 새누리당을 찍을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줄이는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시위에서 무력을 휘두르면 그 순간은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투표에 가서 정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들 뿐만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집에서 시위를 TV로만 보고 있을 수많은 사람들이 투표일이 되면 거리로 나올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향한 설득을 계속해야 합니다.
  정권이 바뀌어야 진정한 심판을 할 수 있습니다. 기득권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은 그들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의 표에 따라서 권력이 바뀐다는 두려움이어야 할 것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시위의 과정이 지루할지라도 끝에 한걸음 더 진보하는 길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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