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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의 영농일기 #7] 오랜만에 전하는 농장 소식
게시물ID : plant_127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娜人]Nain
추천 : 17
조회수 : 69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5/20 21:57:56
시골에서 5월은 눈코뜰새 없이 바쁜 달입니다.
봄작물이 끝나고 여름 작물이 출하되기 직전이고
더불어 가을 작물과 겨울 작물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시작해야 하죠.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건 역시나 논에 모를 심기 위해 논장만을 하는데 시간을 엄청나게 들이는 달입니다.
최근엔 논갈이나 평탄화, 물을 댄 이후 써레질과 모심기까지 거의 모든 작업이 기계화가 된 탓에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모내기가 편해지긴 했다지만,
그 편해진 만큼 한가구가 경작하는 논의 단위도 엄청나게 넓어진지라, 사실상 노동강도는 손으로 모내기를 하던 시절과 거의 비슷할거 같습니다.
어쨋든, 저도 요 며칠 모내기를 따라 다닌 탓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농일기를 쓸 새도 없었네요.
(사실은, 본인의 게으름이 원인이지만...)

지난 일기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인지,
이제 농장에서도 열매들이 조금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IMG_0191.JPG
집앞에 화초처럼 키우는 블루베리 몇그루는 이제 막 익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의 블루베리보다 그 수확시기가 극단적으로 빠른 준베리의 일종인데, 통상적인 블루베리의 수확이 7월 중순에서 말쯤부터 시작한다는걸 감안하면 이녀석이 얼마나 빨리 열매를 맺는것인지 짐작하실겁니다.
앞으로 햇빛이 계속해서 내리쬐고 좋다면 준베리라는 이름처름 6월 초중순이면 모든 열매가 다 보라색으로 익을겁니다.

IMG_0192.JPG
제가 가장 애정하는 무화과 나무는, 이렇게 가지 옆에 열매를 달고 맺기 시작했습니다.
저 쬐끄만 열매의 눈이 앞으로 최대 200g 정도까지 나가는 무화과로 변해갈겁니다.
전문적으로 무화과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라면 출하시기가 7월 중순이나 말정도 부터 일테지만,
소꿉놀이로 재배하는 저의 무화과는 아무리 빨라도 9월, 보통 10월 중순에 수확을 하니...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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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한쪽에 놀고 있는 땅이 너무 아까워 브로콜리를 심었더니, 거의 한달여만에 이렇게나 자랐습니다.
거의 100여포기 정도를 심었는데, 너무 자라 나와서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막막 하네요. 시기를 조금만 넘기면 꽃이 필텐데...
오늘 저녁은 집밥 백선생에 나왔던 만능 중식 소스를 이용해서 브로콜리 볶음을 해먹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기대를 너무 해서 그런지 조금 뭔가 부족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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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식목일을 즈음해서 심어둔 크랜베리가 새 이파리를 내면서 폭풍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이 놈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분간도 안갔는데, 이젠 꽤 자라서 진짜로 내년 추수감사절 쯤엔 수확이 가능할거란 희망이 드네요.
중간중간에 저 다육이는, 어머니께서 키우는 화분에서 엄청 떨어지길래 주워서 꽂아놔 봤습니다.
저대로 살아서 뿌리를 내리면 화분으로 옮겨 심으면 되고, 죽으면 그대로 거름이 될거란 생각에...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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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박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한달간 암꽃과 수꽃을 부비부비 문질문질 시켜주느라 허리가 빠지고 눈알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더구나 수박 수정이란게 선선한 아침저녁으로는 꽃가루가 충분히 생기지 않아 꼭 햇볕 쨍쨍한 대낮에만 해야되는 통에 찜통 하우스 안에서...ㄷㄷㄷ
어쨋든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실이 생기기 시작하니 참 기분은 좋네요.
다만 저 수박이 아직 수확 시기는 아니고 보름에서 한달 정도 더 키워서 크기가 두배쯤이 되면 수확을 하게 될겁니다.
어쨋든 수정 작업은 끝내 놓은 덕에 이젠 손가는 부분이 적어지고 땅 마르지 않게 물만 잘 주면 될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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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백향과는 이제 꽃눈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찾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파리들 사이에 뭔가 뾰족뾰족하게 둥그스름하게 올라온 녀석이 백향과의 꽃눈입니다.
이제 저 녀석이 터지고 꽃이 피면 또 백향과 수정 시즌이 시작되죠.
백향과 수정도 손으로 부비부비를 해줘야 한다는 점에선 수박 수정과 비슷하지만, 이 녀석은 암수 한송이 꽃인 까닭에 수꽃을 떼서 암꽃을 굳이 찾아 문질러야 하는 수고는 덜어주죠.
다만, 이 녀석도 고약하게 꽃이 선선한 아침저녁으로는 피지 않고 꼭 햇볕이 쨍쨍한 대낮에만 피는 통에...ㄷㄷㄷ
앞으로 날은 더 더워질텐데, 어떻게 보면 이녀석이 수박보다 더 악독한 녀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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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도 이제 열매가 보이기 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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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에 포도도 꼬타리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묘목을 사서 심을땐 씨 없는 껍질채 먹는 포도라고 해서 샀는데,
수입산 칠레 포도 같은 느낌이 나올지 아니면 국산 거봉같은 느낌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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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에 배도 오글오글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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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예쁜 꽃을 보여줬던 복숭아도 이렇게나 많이 달려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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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심었던 감자는 물만 두번 정도 대 줬을 뿐인데 이만큼이나 자라 있습니다.
혹시 감자꽃을 보신적 있나요?
생각보다 아주 예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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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농장의 뉴페이스, 사탕수수 입니다.
저는 사탕수수가 하와이나 멕시코 같은데서만 자라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국내 재배 역사가 아주 오래된 작물이더라구요.
(다만, 국내에선 사계절이 확실한 덕에 2~3연작이 불가능해서 딱히 경제성은 없다고...)
어쨋든 예전에 관광지에서 먹어봤던 사탕수수 소다의 맛이 급 떠올라 한번 심어봤습니다.
이대로 잘 자라준다면 한 8월쯤엔 수확을 할텐데, 이 녀석 즙을 짜서 탄산수와 섞어 사이다를 한번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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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앞 정원에 아무렇게나 씨를 던져놨던, 민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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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향과의 화분에 씨를 아무렇게나 던져놨던 바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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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밤도 잘 자라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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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늘 수확한 토마토중에서 제일 큰 녀석을 한번 사진 찍어 봤습니다.
(한참 일 하던 중에 찍은 사진이라, 손에 땟국물이 줄줄 흐르네요. ㄷㄷㄷ)
이러헥 보면 별로 안큰데.

IMG_0213.JPG
라면 한봉지만 합니다.
무게는 일반적인 상품 토마토 3~4개 정도 합친것만큼 나오네요.
이렇게 큰 토마토는 오히려 상품 가치가 떨어져서 판매는 좀 힘들고, 대신 아주 더운날 냉장고에 한참동안 넣어 놨다 서겅서겅 썰어서 설탕 후루루 뿌려 입에 냠냠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럼 입에도 달고 한동안 배도 든든해서 여름날 이만큼 좋은 새참도 없죠.

한동안 일기를 쉬어서 그런지 내용이 참 긴거 같네요.
영양가도 없고 글도 난잡하고.
앞으로는 단순히 농장 소식만 전하지 말고 뭔가 정보지향적이고 무엇보다 재밌는 글을 써봐야 겠다고 다짐을 해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부지런해져야 겠네요.ㅎ
그럼 다음 일기까지 모두들 안녕히~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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