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있는 J는 없는 J가 되어 나를 떠나갔다
9월 29일의 새벽이었다
2
있는 J의 사랑은 나를 자주 헐게 만들었고
없는 J의 사랑은 전보다 단단하게 하였다
있는 J의 사랑은 나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고
없는 J의 사랑은 나의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있는 J의 있음은 희미한 있음인데
없는 J의 없음은 또렷한 없음이다
있는 J의 있음은 영원히 없음이고
없는 J의 없음은 영원히 있음이니
나 어찌 J의 있음을 원할 수 있겠는가
3
J의 꼼수
물론 나는 아직도 J를 사랑한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인간은 본래 얄궂어서 저를 버리는 것은 사랑하고 머무는 것은 미워하여 끝끝내 버리게 만든다 나는 자주 사랑받고 싶어 버렸고 버림받음으로써 사랑하였다 J가 내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작정인 것은 영원히 사랑받고자 하는 J의 어떤 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