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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쓰는 참가 후기
게시물ID : sisa_7866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재팔
추천 : 2
조회수 : 24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1/13 08:18:58
1. 어차피 4시에 시청 광장에서 모이기로 했으니까 그 때 가자고 생각했는데, 2시 반에 독일에서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친구가 집회에 가고 싶다고 하여, 4시에 시청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하고 472번을 타고-집이 이태원 방향이라- 시청에 갔습니다만, 재작년 민영화 때, 스케이트장 만들어놔서 좁은 줄 알았더니 애초에 좁더군요-_-;;;
그래서 이리저리 낑기는데, 시청 방향이면 모를까, 5번 출구 근방에서 나오는 분들로 꽉 차있는데 아무 것도 모르고 거기로 가려는 분들이 많으셔서 중간에 막혔다고 말씀하신 분들이 계셔서 다른 분들에게 제발 다른 출구 찾아달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에 만약 집회가 있을 경우, 각 주최 분들께서 교통 정리반을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그 친구랑 결국 한 시간 지나서 겨우 만났고, 이리저리 해메다가 교직원 노조분들 사이에 꼈다가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했습니다.
친구 : 외국인은 별로 없네? 참가해도 이 사람들은 그걸 진심으로 생각해 줄까?
나 : 그래도 흥미를 가져준 것만 해도 좋아할 거야.
친구 : 나도 한국사람 못지 않게 이 나라 민주주의 좋아하는데...
그러다가 그 친구가 요새 몸이 안 좋아서 호텔 주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음에 머리가 아프다고 아무래도 돌아가야겠다고 해서, 서대문 역까지 배웅해 주고 저는 청와대 방향으로 갔습니다. 일단은 행진이 거기까지로 예정이 되있다니까요.

3. 가는데 여기도 막힙니다. 노조분들이 역사박물관 방향으로 행진하길래, "아니? 방향이 바뀌었나요?" 라고 묻자, "아, 청운동 방향 행진하다가 이리로 오는 겁니다" 란 말을 듣고 그 방향으로 향합니다.
아는 형님이 그 근처 하나은행에 계시다길래 갔는데 스타벅스로 가셨다고 해서 그리로 가다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도 보면서 가다가 방향을 잘못 잡았고, 결국 경찰과 대치하는 방향으로 밀려가게 되고 말았습니다.-_-;;

4. 결국 경찰들 바로 앞까지 밀려가고 말았고, 일단은 충돌 완화제라도 하자는 생각에 앞에 섰습니다. 옆에 어느 학생 분이랑 이야기를 했는데, 의경 출신이셔서 이것저것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앞에 분대장급? 아니면 간부급 되시는 분들이랑 이야기도 했습니다(주로 이 시간 출동하면 수당은 얼마 받아요? 닭 한 마리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네요, 저희도 고생 많아요 이런 거).
그리고 중간에 충돌 날 때마다 만류하고, 의경들 향해서 여기 감정이 격앙되어 있으니까, 그냥 쳐다보지 말고 표정도 보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혹시 위험할지 모르니까 여성분들이나 중고등학생 분들은 뒤로 빠지고 성인 남성분들이 앞에 나와달라고 했습니다. 뒤에서 밀고 그러는데, 간부(?) 분들이 제 손 잡고 "선생님 같이 체격 좀 되시는 분이 막아주세요"라고 하더군요. 근데 어찌합니까? 사람들이 밀려 오면서 제가 밀리는데
ㅠㅠ 힘이나 몸무게가 도움이 안 되더군요.
그리고 경비과장 및 앞에 의경 대열에서 "비폭력"하고 약을 올리기에(이건 경비과장) 그렇게하면 여기 자극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처음엔 그 말 따라하시던 분들이 점점 "비켜라"라고 하시는데 점점 격앙이 되시거군요.
  그런데 굉장히 당황스러운 것이 술취한 노인 분들이 몇 분 들어오시면서 시비를 거시거나 그러기에 좀 막고 그랬는데, 갑자기 애국가를 다들 제창하시길래 저도 부르고는, 문득 "근데 애국가 작사가가 친일파 아냐?"라고 의경 출신 분께 말했는데, 문제는 이 때 발생했습니다.
아까 전부터 다른 이들에게 시비 거시던 영감님 중 한 분이 갑자기 "장난하냐?"라고 하면서 뺨을 갈긴 겁니다. 안경 벗겨지고, 순간, 화가 치밀어올라 "왜 때리냐"고 말했는데, 몇몇 분들이 말리지 않으셨으면 정말 경찰에 넘길 뻔했어요. 
 
5. 결국 의경 출신분은 피로가 극도라서 먼저 나가시고 저도 빠지려고 했는데, 만나기로 하신 형님은 일이 생겨서 먼저 가니, 다음주에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학생회들 몰린 방향으로 가 보았는데, 거기서 앞에 또 끼고 말았습니다.
앞에 서면서 여성분들 빠지시고 남성분들이 들어와달라고 했는데, 갑자기 "왜 선동질이냐?" 라고 하시길래, "우리는 치려고 하는 게 아니다. 더 이상 밀리지 않기 위해 버티려고 한다"고 했는데, 결국 폭력시위로 인식이 된 듯합니다. 격하게 말싸움 몇 번 하고, 다른 분이 오셔서 스크럼을 짜자고 하셔서 얼떨결에 끼었고 밀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진 충돌 완충하려고 끼었을 뿐인데, 밀려들어가니 공황상태 수준입니다. 학생, 시민 다 안 보이고 경찰만 보여서 무의식적으로 방패 하나에 매달렸습니다. 최소 들어간 사람들이 여기를 통해 다시 나오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일분도 안 되어 다시 보니, 다들 앞으로 나가기에  따라 나갔습니다. 중간에 살수차가 시동 걸기에 틀면 사람들 자극 받을 수 있으니 얼른 끄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구호나 이렇게 소리를 치다가 갑자기 명치 주변이 아파서-앞으로 고꾸라질 뻔한 걸, 우산으로 겨우 지탱했어요. 주변 시민분들이 괜찮냐고 하실 정도로- 뒤로 빠져서 좀 쉬었다가 들어오자 해서 나가다가 버스 위로 사람들이 올라가는 걸 보고 가까이에서 보려고 갔습니다.

 6. 결국 한시 가까이까지 근처에서 보다가 힘이 다해서(아침 먹고 아무 것도 입에 못 대었습니다-_-;;)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솔직히 작년보다 몸이 약해져서 방법이 없습니다.

7. 느낀 것은 역시 사람수가 많아서 든든했으나 많은 분들이 광화문 공연 보시고 돌아가셔서 그건 좀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노선이 다르다고 상대를 프락치로 서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의견이 다를 뿐입니다. 어떤 분은 하도 프락치 소리 입에 담으시길래 "그럼 왜 당신은 뒤에 쳐박혀서 그런 소리하냐? 평화를 원하면 당신이 앞에 나와서 경찰들 허그하고 꽃이나 꽃아줘!"라고 했습니다. 진짜 평화시위 하시는 많은 분들은 그런 말 없이 구호에 집중해 주셨습니다. 나중에 밀고 들어가서 보니, 그렇게 말하신 분들이 따라 들어오시더군요.
프락치는 분명 있겠으나, 오늘 수 많이 오간 프락치란 말은 서로 의견이 다른 걸 서로 압살하려고 하다보니 생긴 거 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보았을 때, 진짜 프락치는 의외로 잘 안 나타나고 숨어있습니다. 앞으론 서로 싸우지들 마세요. 

어제-오늘 사이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돌아오다가 비를 맞았는데, 갑자기 몸살 기운이 오르네요. 다들 건강에 유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닭을 잡든지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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