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가 많이 편찮으십니다. 소녀 시절부터 앓으신 병인데 평생 안고 계시네요...
이제 곧 칠순이신데 어제 갑자기 또 온몸에 마비가 오셔서 병가 내고 그제 시골 내려왔습니다. 병원에서 이런저런 얘기 많이 나눴네요.
사십 넘게 못해본 말들 원껏 나눴습니다. 불혹을 넘긴 나이라 아직 미적함을 버릴 수 없어 결국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못했지만 간만에 따뜻했습니다..
그러다가 엄니 죽 사러 병원 밖 편의점에 나왔는데 티비에서 울 엄니 닮은 은수미 의원이 나오네요..
뭔가 울컥한 기분이 들어 혼자 맥주 한잔 사들고 티비에서 나오는 은 의원의 얘기를 쭉 들었습니다. 기진맥진한 목소리가 너무 가슴 아팠네요..
병원에서 엄니 주무시는 동안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문득 이 글을 봤습니다..
넉넉한 산타할아버지가 좁은 굴뚝을 어떻게 드나들까 궁금해하던 그때, 우리는 찌루찌루의 파랑새와 안델센을 알았다. 반목과 질시로 분열되지 않은, 누구나 한 번 가보고 싶어서 생각만 하는 무지개 넘어 파란나라를 갈망했다.
어린 시절 생각에 맥주 한 캔 더 했습니다... 아직 희망은 여기저기 많이 넘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