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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휴대폰 줍는 게시물 보고 나도 써본다!
게시물ID : freeboard_12780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0
조회수 : 2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2/26 18:44:06
영화관에서 휴대폰을 주움.
의자 밑에 내 폰이 떨어져서
깊숙히 손 넣었는데
엉뚱한 폰이 나옴

극장 신령님께서
니가 잃어버린 폰이 사과폰이냐 삼성폰이냐 시험하듯이

내가 떨어뜨린 폰은 삼성폰인데
집어든건 사과폰이었음.

근데 아무리 찾아도 내 폰이 나오질 않는거임.
엔딩 크레딧 다 지나가는데
밝아진 실내에서 아무리 아래를 뒤져도 내 폰이 안나옴

주운 사과폰을 보며
너 혹시 안보는사이 삼성에서 사과로 이적했느냐고 나지막히 묻다가 깨달은건데
이 사과폰이 비밀번호같은게 안돼있는거임
감사하게도.

얼른 사과폰으로 내 폰에 전화를 걸어, 금새 찾아내고.
그 다음. 극장에서 걸어나오며
사과폰에 엄마'로 저장되어있는 번호에 전화를 걸었음.

엄마님의 목소리는 상당히 온화했음.
딸의 전화기라며, 이놈의 지지배 휴대폰 잃어버린줄도 모르고 집에 오고 있을거라며
주워줘서 고맙다고 했음.
그리곤 연락하라고 전하겠다는 것이었음.

휴대폰이 없는데
엄마는 딸에게 전화를 걸 방도가 있는건가?
뭐, 연락 하겠다니까 일단은 기다렸음.

그리고, 'ㄴㅇ이'라는 이름으로 저장된 번호로부터 수신이 왔음.
친구 휴대폰이었나봄.

애초에 극장에 혼자 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상했던 거였음...

아직 극장에서 멀리 가지 않았으므로, 극장 앞에서 건내주기로 했음.
그리고, ㄴㅇ이로 보이는 통통한 여성과, 호리호리한 여성. 그리고 키 180은 넘어보이는 멋진형아까지 3인이 나타났음.
나는 눈에 잘 띄게 사과폰을 손에 들고, 사과폰에 달려있는 빨간 하트모양 쿠션(?)까지 드러내놓고 있었으므로
그 쪽에서 알아채기는 쉬웠나봄.

그렇게 나는 휴대폰을 전해주고- 그 일은 그냥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음.

일주일이 지남.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 거임.
모르는 번호는 그냥 안받는 사람도 있지만
난 꼬박꼬박 받는 주의라, 그 날도 별 생각없이 받음.

받자마자 웬 형아가 야이 씨발새끼야 너 지금 어디야 씨발 존나 개 호로 어쩌고 저쩌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거임
전화기를 들고 ??????????????????? 하고 있다가
저기요, 누구세요. 하고 물음.

'ㅇㅇ이' 남자친구라고 함.
ㅇㅇ이가 누군지 모쏠오징어는 1도 감이 오지 않았으므로
전화 잘못 거신 것 같다고 함.
자기가 건 전화번호를 확인하는지, 잠시 텀을 두고
다시 욕을 하기 시작함.
??????????????????????????????
영문을 모르겠어서 가만히 욕을 듣고있자니까 슬슬 열이 오름.

뻥카를 침.

장난전화도 벌금 상당히 쎄던데
지금꺼 녹음했으니까 경찰서에서 봅시다.
일케 말함.
그러니까 당당하게 경찰서 가라고, 불륜하고 욕설하고 어느쪽이 더 큰지 대보자고 소리침
??????????????????????????????
불륜이요????????????????
ㅇㅇ이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나랑 무슨 일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
남편도 아니고 남자친구가 불륜 운운하니 머리에 핏기가 싹 가심
이거 장난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음

근데 웃음이 나옴
대체 ㅇㅇ이가 누구임
어이가 없었음.
내가 피식 하며 ㅇㅇ이가 대체 누군데 이러냐고 물으니
OO대 다니는 ㅇㅇ이랑 연락한거 휴대폰에 찍혀있는걸 봤으니 구라치지 말라고 함
????????????????????????????????????????????
누가 내 폰으로 ㅇㅇ이랑 연락했나???

갑자기 옆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터져나옴
"내가 아니라고 해짜나!!!"
멀리서부터 외치면서 달려온건지
소나가 크레센도 쓴거마냥 점점 크게 들려옴(이탈리아어, 크레셴도, 크레센도, 점점 강하게)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ㅇㅇ이인가 싶었음.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싸움이 실시간으로 들려옴
듣다가 깨달은건데
내가 전화기 주워준 그 여자였슴
영화관 어쩌고 하는걸보니.

남자가 좀 의심병 쩌는 스타일이었고
단 한건 전화기록으로 내가 지 여친하고 바람핀다고 확신해버린거임.
여친뇬이 계속 꼬리를 자르다 이제야 꼬리가 잡힌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임
이대로 그냥 끊으면 다시 전화올 것 같아서
대답해줄 때 까지 저기요, 저기요를 반복함
한 네번 하자 남자가 다시 받음.

나랑 상관없는 일 같은데 이만 끊겠다고 했음.
아니 이게 왜 상관없는거냐며 남자가 길길이 날뜀
나랑 그분은 전혀 어떠한 관계도 아니며
극장에서 전화 주워준게 전부라고 말했음.

이 쯤에서 (이거 그 때 같이왔던 키 큰 횽아 아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인할 길도 없고 확인하고싶지도 않았음.

더 상대하기가 피곤해진 나는 그냥 전화를 끊었음.

그 이후, 전화가 한번 더 옴.
여자가 전화해서 엄청나게 싸가지없는 목소리로
폰 주웠으면 얌전히 그냥 돌려주지
그걸 왜 썼냐며 나한테 지랄하기 시작.

하... 모쏠징어한테 커플이 번갈아가며 쑈를 하는걸 보고있자니
인내심이 바닥을 보임.

저도 휴대폰 잃어버려서, 찾다가 그쪽거 찾은거고
그걸로 전화 걸어서 내폰도 찾은거라고.
그렇게 말했더니 아니 근데 왜 남의 폰을 허락도 없이 쓰고 그러냐고 계속 따짐

이렇게 막무가내면 답이 없음.. 그냥 끊음...

그 뒤로 한 이틀간, 심심할라치면- 잊을만하면, 두 번호로 번갈아가며 나한테 전화가 왔음.
처음엔 하... 지랄들을 해요... 라며 무시했는데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올라

스팸추가함.
그리고나서야 [평 to the 화]를 얻음
출처 교훈: 남의 물건을 발견했다면
내 손을 타지않게, 다른 사람의 손을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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