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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ㅠ_ㅠ
게시물ID : gomin_1278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dna
추천 : 1
조회수 : 26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4/12/04 21:58:18
안녕하세요!
 
내년에 결혼 하는 20대 중반 후반 왔다갔다 하는 여잡니다!!
(아가가 있다거나 해서 급하게 하는 결혼은 아닙니다)
 
 
저희집은 가난해요. 제 결혼에 보태줄 수 없죠.
취업한 3년 동안 모은 돈으로 겨우 구색만 맞춰서 결혼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남자친구는 남자친구가 모은돈이랑 부모님이 보태주시는 돈까지 해서 결혼을 하죠.
 
같은 돈, 비슷한 돈을 모았어도 비교 될 수 밖에 없네요.. 남자친구 부모님이 좀 많이.. 아주 많이 보태주시거든요.
 
 
취업하고 3년동안 거지 같이 살았어요.
적은 급여였고 이 비싼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거든요.
 
남자친구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일년에 천만원 쉽게 모았을 테지만, 전 조금 달랐어요.
 
갖고 싶은 옷도, 신발도, 가방도 다 안사고 정말 거지 같이 살았어요.
취업 준비하면서 샀던 옷들로 3년을 버텼고 연애 초에 샀던 커플 신발로 3년을 버텼네요.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남자친구가 돈을 더 쓰기는 했어요.
그 돈을 당연하게 여긴적 없었고 항상 미안했어요. 동등할 수 없는 입장이.. 당당할 수 없는 상황이..
 
 
결혼 얘기가 본격적으로 오가기 시작했을 때 남자친구에게
"나도 결혼은 일찍 하고 싶지만 모은 돈이 이거뿐이고 우리집에선 보태줄 수 없다"
라고 제 뜻을 전했어요. 그때 남자친구가 본인도 모은 돈은 나와 같고 없는 돈에 맞춰서 준비하면 되는거라고 하더군요.
그 말에 혹해서 신나게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죠.
 
 
 
때 마침 이직 기회가 생겼어요. 퇴직금이라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여윳돈이 생긴거죠.
퇴직금이란건 일하는 동안 고생했다고 저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했어요.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퇴직금 나오기도 전에 남자친구한테 퇴직금으로 동생이랑 해외여행 가고싶다고 했었는데 그걸로 엄청 싸웠었어요.
 
당연히 결혼준비에 쓸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결혼 자금 없다면서 해외여행 가는건 안 맞는거 같다고
 
근데 맞는 말인거에요.. 결혼 준비 할 돈도 없는데 해외여행은 사치같아서 안간다는 결론으로 그 싸움은 막을 내렸죠.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오늘,
엄마한테서 동생 대학교 입학 예치금 고지서가 나왔다는 말을 들었어요.
얼마 안 되는 예치금이었고 수중에 있는 돈이니까 보태주고 싶었어요.
 
결혼 준비 자금이라 퇴직금이 오픈 된 상태인데다 퇴직금 사용때문에 남자친구랑 싸운 전적이 있어놔서
남자친구한테 말을 하고 보태야겟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말을 했는데, 반대하더라구요. 없는 돈으로 결혼하는데 보태는거 좀 아닌거 같다고...
 
 
남자친구 입장에서 보면 맞는 말이거든요.. 근데..
 
전 장녀니까 어느 정도 집에 보탬은 되야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렇게 빨리 시집갈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 했던거고 만약 제가 지금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제가 모아뒀던 돈은 동생 대학 등록금으로 쓰였을꺼에요.
 
가난한 집 장녀로 집에 보탬이 되진 못할 망정 취업하고 여유 좀 되니까 결혼한다는 딸을 두신 엄마.
가난해서 학원도 제대로 못 보내줬고 공부할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해서 사립대 가는 동생.
 
너무 미안해서요.. 다 제쳐두고 시집가는 제가 너무.. 가족들한테 미안해서요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제 퇴직금인데.. 3년동안 고생했다는 보상으로 받은 돈이라고 생각했는데
쉽게 쓸 수 없는 돈이라는게 조금 안타까워서..
고게에 글을 올려요..
 
그 누구도 저에게 보태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 그냥..
혼자 이러는 제가 너무 .. 안타까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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