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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같은 기사
게시물ID : humordata_685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주엔알탕
추천 : 1
조회수 : 64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11/27 16:22:06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politics/yeonpyeongdo/view.html?photoid=5266&newsid=20101127113106226&p=yonhap

<르포> 참혹한 상처…연평도 홀로 남은 백구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은지 4일째인 27일 안개가 자욱한 골목을 따라 도착한 연평도 성당은 그날의 흔적이 아직도 완연했다. 

적막한 성당 뜰에는 깨진 유리와 벽돌조각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뜰 한 켠에 세워진 성모상은 마치 울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벌집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승합차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주인 없는 수녀원 곁 개집 안에서 백구 한 마리가 겁먹은 눈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백구의 오른쪽 눈부터 귀아래를 지나 목까지는 한 뼘이나 되는 상처가 나 있었다. 



포탄 파편을 맞은 걸까. 마른 피로 검게 물든 상처는 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갈 정도로 푹 패어 있었고, 두개골이 깨져나가 허연 뇌수가 드러나 보였다. 

왼쪽 뒷다리도 10㎝ 가량 찢어졌고, 겉으로 드러난 근육은 검붉게 말라붙어 있었다.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은 걸 아는지 모르는지 백구는 틱 증후군이라도 걸린 양 연신 머리를 퍼덕였고, 그때마다 한 점 가죽에 간신히 매달린 귀는 힘없이 퍼덕였다. 

마지막으로 밥을 먹은 게 언제일까 안쓰러운 마음에 가지고 있던 전투식량에서 빵과 소시지를 꺼내주니 게걸스레 먹는다. 

혹시나 싶어 개집 안을 들여다 보니 밥그릇에는 사료가 가득하지만 입을 댄 흔적이 없다. 다치고 주인마저 떠나버린 것이 밥을 먹지도 못할 정도로 두려웠던 걸까. 

머리를 만지자 아픔이 심한지 목에 힘이 들어갔지만 그동안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던지 얌전히 대놓고 있다. 쓰다듬으려다 생각을 바꿔 목젖을 긁어주자 기쁜지 꼬리를 흔든다. 

사람이 만든 무기에 죄 없이 다치고서도 천진한 눈빛을 맞춰오는 모습에 갑자기 울컥해졌다. 

갖고 있던 식량을 백구에게 전부 주고 일어나 성당 문을 열었다. 

텅빈 성당에 두 줄로 늘어선 의자 건너 십자가 아래에는 신이 여기 존재함을 알리는 붉은 등불이 여전히 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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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메인의 기산데 읽고 나니 마치 전쟁에 대한 아픔을 노래한 시같은 내용이라 퍼왔습니다.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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