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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골목길에서 만난 남자
게시물ID : humorbest_12790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투맘
추천 : 42
조회수 : 2607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7/15 22:37:40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7/15 15:17:21
공게에 오면서도 눈팅만 하고 댓글만 종종 달았었지 이렇게 제 이야기로 글을 올릴줄은 몰랐습니다.
귀신 이야기나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얼마전 베스트에간 장난이란 글을 보고 공포의 기억이 되살아나 많이 망설이다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년수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굉장히 오래된 이야기 입니다.
그때가 아마도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연말연시 였던것 같은데요.
당시 제가 살던 곳은 서울 근교의 한 도시였고 친구가 이태원 뒤쪽 동네에서 다른 한 친구와 둘이서 살고 있었죠.
그래서 평소에도 자주 가서 지내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지금도 별로 달라진게 없더군요.
그날은 제 볼일이 좀 늦게 끝나는 바람에 집에 가기에는 너무 늦어 당시에 있었던 좌석버스의 막차도 끊어진 시간이라 친구 집에서 하루 신세를
지기 위해 친구의 집으로 갔습니다.
미리 전화를 해두기는 했지만 그때의 시간이 아마도 새벽 두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고 2층에 살고있던 친구는 잠이 들었는지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질
않는 것이었습니다.하필이면 그날은 또 한 친구만 집에 있었죠.
새벽시간이기도 해서 크게 부를수도 없고 전화로 깨울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당시에는 핸드폰이 없었을때라 어쩔수없이 공중전화를 이용해야
했고 그곳은 주택가여서 전화를 하려면 긴 골목길을 다시 나가 도로변에 있는 공중전화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리 전화도 해두었었고 평소에도 그런일이 가끔 있었기에 별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귀찮기도 하고 골목이 좁고 꽤 나가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나가기가 싫어서 할 수 있는한 깨워 보려고 했지만 그날따라 잠이 깊이 든건지
그런일을 당할려고 그랬는지 일어나질 않는겁니다.
더이상은 근처 집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을것 같아 할 수 없이 전화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골목길을 나갔습니다.
공중전화를 찾다보니 아이러니 하게도 파출소 바로 앞에 있더라구요.
어쨌거나 전화를 해서 친구를 깨웠고 되려 제쪽에서 짜증(?)을 내며 지금부터 갈테니 문을 열어 놓으라고 해놓고는 다시 친구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미 그 전화를 할때부터 전 아마 그 누군가에게 노려졌던것 같습니다.
골목길을 들어서고 얼마 되지 않아 뒷쪽이 쒜한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돌아보니 한남자가 뒤에 오는데 느낌이 굉장히 이상하고 안좋았어요.
그땐 제가 어리기도 했고 별로 겁도 없는 편이었는데도 무지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사람의 예감은 무시할 수 없다고 하나 봅니다.
그 와중에도 그냥 방향이 같은 사람일수도 있는데 보이는데서 뛰어가면 기분 나빠할 수도 있겠지?라는 쓸데없는 배려심에 그냥 아무렇지 않은듯
걷다가 그 사람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골목길을 돌아서는 순간부터 뛰기 시작했습니다.그랬더니....
제가 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 남자도 같이 뛰기 시작하더니 금방 절 따라잡더라구요.키가 컸거든요.
어디 문이라도 열린 집이 있기를 간절하게 바랬지만 그 시간에 문이 열린 집이 있을리가 없었겠죠?
갑자기 장갑을 낀 커다란 손이 제 입을 턱 막는데 공포도 공포지만 뛰다가 입이 막히니 숨이 차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입을 가린채로 절 한쪽으로 끌고 가는데 이제부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더군요.
입이 막혀 말은 할 수 없고 주머니에서 잡히는 아무거나 들고 양손을 다 번쩍 들었습니다.그냥 다 가져가라구요.
그때 청소하시는 분이 리어카를 끌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너무 반가웠지만...
순간 연인처럼 보이기 위해 한 팔로 코트 안쪽으로 허리를 감싸 안는데 칼끝이 제 허리쪽을 향하고 있어서 그 감촉이 느껴지는 겁니다.
소리를 지를 수도, 아무것도 할 수도 없었습니다.그저 보고만 있을뿐...
다시 한적한 곳으로 절 데려가서는 주머니까지 다 뒤지고 가방속까지 전부 탈탈 털렸죠.
살짝 얼굴을 봤다가 주먹으로 엄청 두드려 맞았습니다.ㅠㅠ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도 쓰고 점퍼를 얼굴까지 올려 입고 거의 완벽하게 얼굴을 가려서 어떻게 생겼는지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지금도 그 얼굴은 모르겠습니다.
아직 어린 20대 전일까? 싶은 나이로 보였다는 느낌과 키가 크다는 것 외에는...
연말연시라 놀기위해 돈이 필요했나? 그래서 이런 강도짓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초범 같지는 않았어요
다른 사람과 맞닥 뜨렸을때도 당황하지 않고 제 허리춤을 감싸듯 안고 칼을 들이댄것도 그렇고 제 가방을 다 뒤진후 수첩을 가져가더라구요.
신고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면서요.
당시엔 핸드폰이 없을 때라 전화번호를 다 수첩에 적어 놓고는 했거든요.
얼굴은 절대 보지 못하게 한거라든가... 얼굴 봤다가 뒤지게 맞았다니까요. 몇번이나...
나중에 복부쪽을 주먹으로 몆번이나 맞아서 제대로 숨도 쉴 수 없어 허리를 숙이고 있을때 잽싸게 사라졌더라구요.
그 다음날부터 드러누워서 며칠 고생했습니다.얼굴도 멍투성에 온몸이 다 아파서...
한동안은 밤에 나가질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정말 다행이었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제 생각일 뿐이지만 그래도 당시엔 지금같진 않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도 무섭기는 했지만 아~나는 이제 죽었구나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요즘같은 세상이었다면 과연 제가 그 상황에서 칼든 사람을 만나 그 정도로 끝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
밤길에 한적한 골목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솔직히 귀신보다 무섭습니다.
지금은 옛날일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당시엔 말도 꺼내기 싫었습니다.
혹시 장난으로라도 한적한 길에서 여자분들에게 그런 장난을 하시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도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하는 쪽에서는 재밌을지 몰라도 당하는 쪽에서는 심장이 오그라 붙습니다.
옛날 골목길들은 어떤 분들에게는 추억의 골목길이기도 할텐데 저에게는 전혀 그런 기억이 없네요.
재미도 없고 두서도 없는 긴 글이었지만 읽어 주신 분들 감사하구요.
꿈같은 얘기겠지만 여자분들이나 아이들 노약자분들 같은 약자들이 밤길에도 도둑이나 강도 걱정없이 안심하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좋은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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