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펌]자장면
게시물ID : humorbest_1279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치그릇세트
추천 : 282
조회수 : 2638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4/06 23:24:54
원본글 작성시간 : 2006/04/06 22:18:32
담배를 터프하게 피워야 멋있게 보인다고 생각하고 



걸쭉하게 욕을 해야 잘 나가는 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여자친구가 많아야 능력있는 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등록금까지 모두 친구들을 위해 쓸 수 있어야 



의리가 있는 놈이라 착각했던 나의 고딩시절. 





나: (약간 인상을 쓰며) 야! 주머니들 털어봐. 







태훈:(못마땅...) 난 500원. 



성규:(자신있는 모습) 엉.난 100원. 







나: (황당해 하며) 허 참... 그걸로 저녁을 어떻게 때우냐? 



야 머리들 굴려봐라. 앵꼬인 밥통을 채워야 할 거 아냐? 







돌 네개를 맞대고 한참을 궁리하던 중에 역시 조금더 소프트한 돌을 



가지고 있던 제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나: 흐흐... 우리동네에 짱깨집이 하나 있거덩? 



여기서 가까우니까 거기 가서 밥통을 채우도록 하자. 







애들: 으이구... 돈이 없는데 어떻게 먹냐니깐? 







나: 뭘 어떡해? 일단 먹고 튀면 되지. 거긴 주인아저씨가 



직접 배달을 하기 때문에 아줌마만 계실 때 후다닥 튀는 거지. 







저의 말을 믿은 애들과 버스를 타고 우리동네의 짱깨집으로~~~ 







?짱깨집 







나: (약간은 거만한 모습으로) 아줌마. 여기 탕수육부터 하나 주세요. 







와구와구 허겁지겁 맛나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나: 아줌마. 이제 짬뽕하고 짜장면도 주세요. 



아줌마는 고등학생인 우리들이 음식을 맛나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으셨던지 







아줌마: 학생들이라 양을 많이 줬는데도 눈 깜빡 할 새에 먹어치우네...? 



모자라면 더 줄테니까 천천히들 먹어. 







나: 들었지? 얘들아? 더 먹으려면 천천히 빨리들 먹어~!! 







음식을 먹을 때 까지는 전혀 걱정이 안 되었던 후의 사태가 배가 



불러오면서 부터 걱정이 밀어닥치기 시작했습니다. 







나:(소근대는 말투로) 우째 저 아저씨는 떡허니 지키고 계시지? 



각본상으론 빨리 나가셔야 되는데... 







애 들: (눈을 흘긴다) 







나: 날 그렇게 보지마라.내가 이럴 줄 알았니? 



그 때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저씨: 여보, 이제 그만 문 닫고 들어갈 준비합시다.



아줌마: 그래요. 애들도 다 먹었고 하니 청소를 해야죠. 







나: 얘덜아 이거 어떡하냐? 



애들: (여전히 못 마땅한 얼굴로) 어휴... 







또 다시 시작되는 갈등.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할꼬...?] 



[그래, 나혼자 총대를 메도록 하자. 아...거룩한 희생정신이여...] 







나: 그럼 니들부터 먼저 나가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야속한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형철아! 아주 잘 머거따]하며 나가고 말았습니다. 







사정얘기를 할까...? 아냐. 저 아저씨 덩치 좀 보라지... 



우리가 먹은 게 도대체 얼마야? 아마 엄마한테 연락하고 



나를 막 패고 그럴게 뻔해. 아...어쩌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도망치고 봐야지... 







아저씨가 주방으로 들어간 틈을 타 슬쩍 일어섰습니다. 



아줌마: 학생이 젤 나중에 가네...? 







나: (출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아줌마 여기 얼마예요...? 



아줌마: (전표를 확인하려 머리를 숙인다) 







때는 지금이다!! 토껴~!!!!!!! 







문을 열고 후다닥 뛰기 시작했습니다. 계단을 내려와서 대로변으로 



20초쯤 뛰었을까...? 나의 호기심이 내 머리를 뒤로 돌리게 했습니다. 







악!!!!!!!!!!!!!!! 한손에 주방용 칼을 들고 쫓아오는 아저씨!! 







잡히면 난 죽는다. 다리야 제발 더 빠르게 움직여다오. 



아저씨: 서!! 안 서??? 







나: (음...아저씨 같으면 서겠어요?) 



아저씨: 칼 던진다. 







나: (푸하하! 칼을 던진다고 제가 맞나요?) (가만...이거 진짜로 



칼을 던지면 어떡하지... 악! 상상하기 싫다) 







아저씨: 서라니까!! 



나:헥헥...(아저씨 음성이 꽤 가깝게 들리네...?) 







뒤를 훽 돌아보는 순간. 아저씨보다 칼이 먼저 보였습니다. 



정말 던질 태세로... 하지만 끝까지 난 도망쳐야 해. 



도망... 우왕...아무래도 무섭다. 







아저씨: 너 잡히면 가만 안 둔다. 서!! 



나:(공포에 휩싸여서) 착착!!(제자리에 서!!하는 구령에 맞춰서) 







아저씨의 무서운 흉기와 끈질긴 추격에 저의 도주가 끝이 났습니다. 



꼴좋게 아저씨에게 귀를 잡힌채 다시 중국집에 들어가게 된 좋은생각... 







아저씨: 야...이거 간이 부은 놈이네... 



여보! 전화 좀 가져와봐. 







나: (무릎을 꿇고) 아저씨 한번만 봐주세요. 



정말 싹싹 빌었습니다. 



아저씨: 이놈아! 배가 고프면 얘기를 하지. 도둑질을 하면 어떡해? 







결국, 아저씨는 저에게 엄청난 잔소리를 하셨고, [내일 니 친구들 



모조리 데리고 와!!] 하셨습니다. 다행히 집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음 날 







중국집이 거의 끝날 무렵 애들과 머쓱하게 다시 중국집을 찾았습니다. 



아저씨: 책가방 방에다 갖다 놓고 나와. 







우리들: (엉기적 엉기적) 



아저씨: 어이! 주방! 내가 얘기한 거 가져와! 



공포의 흉기 얘기를 들은 애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어머나... 뜻밖에 주방에서 나온 건 어제 본 탕수육과 여러가지 



음식이었습니다. 







아저씨: 나도 어렵게 살아봐서 배 고픈 걸 잘 안다. 



너희들의 부모님께 연락해 혼을 내주려고 했으나 



만약, 그렇다면 너희들은 어른들을 모두 다 나쁘게만 



생각할 것 같아 멋진 아저씨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 너희들에게 음식을 먹이고 용서하기로 했다. 







우리들: 아...저...씨... 







아저씨: 또 한가지 내 약속할 것은 너희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배고플 땐 언제든지 와서 짜장면을 먹도록 해라. 



다만, 나도 장사하는 사람이니 다른 애들한테는 소문내지 말도록... 







아저씨는 정말, 그 다음에도 내미는 돈을 한사코 뿌리치시며 



[약속은 약속이지. 계속 와 주는 것만 해도 아저씨는 기쁘다]하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전 졸업을 했고 이사를 했지만 지금까지 그 중국집을 



가끔 찾고 있습니다. 물론, 아저씨 아주머니도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곤 합니다. 
얼마전에 그 중국집을 가보니 카운터 위에 위촉장이 있더군요. 



[청소년 선도위원]이란... 







또 하나 저를 감동시킨건, 한달에 한번씩 노인들을 위해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아저씨:이놈 아직도 장가 안 가? 







나: 아저씨 공포의 흉기로 저를 장가보내시게요? 



아저씨: 하하... 







옛날보다 배가 많이 나오신 아저씨는 아직도 돈을 한사코 받지 않습니다. 



해서, 늘 테이블위에 식대를 올려놓고 나오지만 다시 그 중국집을 



갈 때면 아저씨는 항상 [돈은 왜 놓고 가?]하시며 제가 시킨 메뉴 말고도 



다른 메뉴까지 주십니다. 







이 아저씨 어때요? 참 멋있죠?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청소년의 한번의 탈선을 엄격한 법의 논리로, 또한 어른들의 냉정한 



잣대로 그들을 심판하는 것보다 한번의 따듯한 관심이 한번의 따듯한 



배려가 어쩌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라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