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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아저씨입니다.
게시물ID : sisa_7909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선풍기의먼지
추천 : 44
조회수 : 1512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6/11/18 03:49:27
경상도에서 태어나 자라고 이제 40대초입의 아저씨입니다.
 
 
 
이번 대통령의 일들로 이곳저곳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여기를 알게되서 한 2주전부터 자주 오곤합니다
 
시사게시판과 동물게시판을 자주 보고 다른데는 잘 안가봐서 모르겟습니다
 
 
 
2차 촛불집회를 가게에서 밤새 인터넷 방송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집회 이후 여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중에
 
100만명이 모여서 촛불을 들어봐야 변화하는것은 없을것이고
 
불안하고 답답하다는 글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한두마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급하게 가입을 하고 글을 적으려 했는데
 
시사 게시판은 가입후 5일이 지나야  글을 적을 수 있게되어있어서
 
시기가 좀 지났지만 이제서야 그에 대해서 글을 써봅니다.
 
 
 
제가 대학다니는 기간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여서 크게 정치에 관심이 없이 살아도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후 개인적으로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가업을 물려받아서 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가게되었고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기간동안 그렇게 1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이후 17대 대선때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명박의 당선이후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많은일들이 부조리와 불합리에서 처리되고 덮히는것을 봐 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주변사람들에게 속지말자고
보수와 진보의 관점이 아니라
합리성과 도덕성 정의의 관점에서 보자라고 이야기를 늘 해왔습니다.
 
 
그런데 잘 바뀌진 않습니다.
 
 
왜냐면, 그 부조리와 부도덕 부정의를 일부의 소수의 정치인이 아니라
그 정치인에 포함된 다수의 사람들이 같이 하거든요
 
지역에서 정치인과 제한된 소수의 집단만이 부정을 하게되면 지탄을 받지만
이리저리 엮여있는 사람들도 많고 부정직하게 같이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이익의 달콤함에 서로의 허물을 덮어버리거든요
 
그래서 왠만해서는 바뀌지않습니다.
 
 
우리네 부모님세대 ( 60~80대)에서는
처음부터의  가난과 6.25전후의 전쟁으로 더해진 가난을 겪으셔서 그런지
돈을 가장 높은 가치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원래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질이 예로부터 그래왔는지
아니면 특이한 시대적 성장환경에 의해서 그렇게 되셧는지 몰라도
모든 가치의 최우선은 돈 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나쁘다고 하찮다고 볼순없죠
돈을 최선의 가치로 놓으셧기에 가난을 극복하기위한 노력들의 바탕으로
나의 세대나 그 이후 세대들이
돈의 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수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여전히 이 사회에서는  
나쁜짓을해도 돈을 많이 가지고있으면 여전히 대우받는것이  현실입니다.
 
다른가치가 많이 있음에도 말이지요...
 
 
그러한 시대여서 그런지...
만연한 부정직 부정의 불합리의 세상에서
좌우가 아닌 이념이 아닌
개인의 양심과 사회의양심을 아무리 이야기해봐도 먹히지 않았습니다.
 
저의 부모님 저의 친지들 저의친구들 저의 후배들
모두가 이 불합리하고 부정직하고 부정의한 사회를 만들어온 공범이었습니다.
저 또한 공범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드라마를 보시거나 친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면
드라마속의 주인공이나 전화 통화속 친구분들의 이야기에는
마치 자신의 일인것처럼 감정이입을 잘하시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희망이 사라졌다면서
당선직후 자살을 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세월호의 아이들이나
막 고등학교를 졸업해 비정규직으로 밥도 제때에 못먹고 일하다 지하철사고로 죽은 이에게나
이화여대에 누군가를 부정의하게 입학시키면서 강제로 떨어뜨린 2명의 피해 학생에게는
감정이입을 못하십니다.
 
우리가족이 그 피해 당사자일수도있으니
남의 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누차 말씀을드려도 심드렁하십니다.
삶 자체가 각박하셧는지 몰라도 그러한 이야기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자신만 피해를 입지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기심이 크신거 같았습니다.
 
우리들도
자신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세월호보다도
푼돈이지만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연말정산에서 국민들이 분노가 더컷었던것이
아마도 슬프지만 그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무엇으로 변화를 줄수있을까요?
 
저는 이번일도 이전의 많은 일들과 다름아니게 그렇게 그렇게 사라질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정말 무서운 상상을 해봤습니다.
만약, 박근혜대통령이 조선일보나 김무성이나 비박 또는 친이계 정치인들과
부정의와 부정직한 일들을 같이 했었다면 서로 이익을 나누었다면
우리사회는 지금과는 다르게 아주 조용했을것이란 겁니다.
 
우리는 여전히 공범자 아니면 방관자이니까요
 
 
 
아무리 진보가 열심히 하더라도
끊임없이 저들의 부정의 불합리 부정직을 이야기하더라도
바뀌지 않았습니다만
자기들끼리 싸우니 변화가 오고있습니다.
 
보수내에서 자기들끼리 물고 뜯으니
보수를 무턱대고 지지해오던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바뀌고있습니다.
 
 
 
저의 부모님 세대들에게는
자신들의 기억과 강요된 교육속에서
시위란것이 곧 죽음이나 빨갱이란것으로 생각해오셧던거 같습니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
제가 2차 촛불집회에 참가하려 서울에 가겠다고 하니
큰일날지도 모른다면서 가지말라고 한참을 이야기 하시는데
답답하고 안쓰러웠지만 저도 자식이라 어쩔수없더군요...
 
 
하지만
모두에게 천부된 국민의 권리를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목소리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했던 100만의 촛불은
제 부모님 세대들에게 큰 울림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제가 일을하며
집회당일날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인터넷으로 집회방송을 계속 봤엇는데
집에 가니 어머니가 집회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라구요
 
 
" 화가 많이 났으니 저리 많은 사람들이 저기에 모여서 고함을 치는구나"  라고 하시길래
 
"사람들이 모여서 촛불을 들고 이야기하는것은
  분노를 화로써 발산하는것이 아니라
  국가의 주인된 국민의 권리로
  대리인인 대통령에게 명령하는것입니다"
"화풀이를 하는게 아니라 우리 국민이 주인이고 그 주인이 일못하는 사람에게 나가라" 라고 하는거라고...
"아주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것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수긍을 하시더라구요
 
 
 
평화시위나 무력시위에대해서 갑론을박이 많은것은 알고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평화시위가 보다 더 많은 변화를 이끌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위의 다양한 구성이나 여러 자유로운 모습들이
부모님들이 봐오고 생각하고 강요된 시위의 부정적인 모습들과는 많이 다름을 알게되신거 같습니다.
그렇다고해서 무력시위를 주장하시는 분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않습니다.
개인의 생각이나 행동은 늘 존중되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분명한것은 가족들이 삼삼오오 시위에 참여해서 이야기를 하는것
학생들이 나와서 이야기하는것
폭력보다는 비폭력 평화시위가
저의 부모님을 비롯해서 친지어른들에게는 더 많은 변화를 주는거 같습니다.
 
 
대통령의 부정의 부정직 불합리와 더불어 범죄행위에
모두가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자신들이 공범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시는거 같더라구요.
 
그렇다고 해도
부정의 불합리 부정직을 끊을려면
멀고도 험한 길이 될것입니다.
 
 
 
제가 이야기 드리고 싶은것은 이것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죽음에 이르기전까지 모르거나 깨닫지 못하는 분들이 많을수도있을것이고
이번의 사안이 커서 이때만 변화의 조짐이 보일수도있을것이고
정말 천천히 변화해서 변화가 없는것처럼 보일수도있겠지만
 
해도 안될거야 변화가 없을거야 라고
아쉬워하거나 답답해 하지마세요
 
대통령과 그의 일당들은 변화가 없을지 모르나
그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촛불의 힘과 평화시위의 힘은 분명히 크고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힘내시고 잘하시고 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포기 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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