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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_157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ther
추천 : 14
조회수 : 1384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6/11/19 01:48:08
그렇다.
나는 을의 연애를 하는 중이다.
일년이 지났고
요사이 그는 나와의 전화통화, 데이트를 피로해한다.
심지어 내 존재 자체를 피로해한다.
그것이 여실히 느껴지지만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직시하고, 우리가 이것을 입에 올리는 순간
우리의 연애는 끝난다.
모두가 그랬듯,
처음부터 우리 사이가 그러하였던 것은 아니었고
다른 이들과 같이 하루 하루가 안타까운 연애기간도 있었다.
신실한 그는 다른 여자를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일도 없고, 우리 사이의 균열을 밖에 드러내지도 않았다.
다만, 나 혼자서 온 몸으로 여실히 그 균열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는 오늘따라 유난히 피로한 음성으로
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그에 난 먼저 이별을 입에 올렸다.
그가 너무 미웠다.
결국 내 입으로 먼저 이별을 말하게 한 그가
너무 미웠다.
이내 나는 다시 을이 되었다.
뭐가 미안한지, 뭐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고치겠다, 노력하겠다를 연발했다.
이와중에 그는
피곤하다고 그만 자겠다고 한다.
그것마저 너무 서럽다.
나와의 이별이
그저 피로한 일의 연속이라는 사실이.
나와의 일년을 마무리하는 것이
그저 피로한 일의 연속.
우리도 한때는 행복한 연인이었고
나도 사랑받는 여자였는데.
나 혼자만 과거에 남겨진채로.
그렇게 그는 떠나간다.
사랑의 속성이 영원한 것이 아님에도
오늘따라 그런 사랑이 너무 미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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