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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 환장했던 날들
게시물ID : freeboard_14076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상주인
추천 : 4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1/20 20:40:08


그래 있었지
죽고 난 후엔 더이상 읽을 시가 없어 쓸쓸해지도록
지상의 시들을 다 읽고 싶었지만
읽기도 전에 다시 쓰여지는 시들이라니
시들했다
살아서는 다시 갈 수 없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고
내가 목매달지 못한 구름이
붉은 맨드라미를 안고 울었던가 그 여름
세상 어떤 아름다운 문장도
살고 싶지 않다로만 읽히던 때
그래 있었지
오전과 오후의 거리란 게
딱 이승과 저승의 거리와 같다고
중얼중얼
폐인처럼
저녁이 오기도 전에
그날도 오후 두 시는 딱 죽기 좋은 시간이었고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 울어보았다



출처 그리운 맨드라미를 위하여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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