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걸 보며 깔깔 웃어도, 멍하니 앉아 마음을 추스려도, 지기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도
그 어떤 방법을 써도 막혀버린 속마음은 뚫리지 않더군요. 일시적으로 잊을 수는 있지만, 영구적으로 사라지지는 않더군요.
어쩌면 저는 해결할 수 없는 고민과 함께 사는가 봅니다. 이 고민은 실체도 안보여주면서 속은 엄청 썩입니다. 해결할 수는 없는데 자기를 자꾸만 봐달라며 아우성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오랜 관심을 주며 달랬음에도 뚫릴 기색조차도 없으면서요.
이젠 포기입니다. 이 답답함을 제 삶의 동반자 삼았습니다. 까닭모를 괴로움과 슬픔이 몰려오면 이녀석이 또 자기를 봐달라고 몸부림 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녀석과 9할 정도 동화되어 마음 가는대로 행동합니다. 그렇게 짧은 또는 긴 시간이 흐르면 이녀석은 다시 침묵하더군요. 참 피곤한 녀석이지요?
요즘은 이녀석이 매일같이 찾아와서 곤혹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ㅎㅎ 뭐.. 어쩌겠습니까. 우리 동반자께서 말씀하시는대 따라야지요.
그래도 곤란한 상황에서 불쑥불쑥 안찾아오는 걸 고맙게 여기네요.
이녀석아. 내일도 찾아올거니? 언제든지 와라. 나는 너의, 너는 나의 동반자니 우리의 문은 언제나 서로를 향해 활짝 열려있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