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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내 배 걷어찬 선배 약 사이다...인가
게시물ID : soda_12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적하니
추천 : 11
조회수 : 4769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5/09/08 00:04:21
되는 일이 없으므로 음슴체를 쓰겠음.

대학교 2학년때였음. 그때 나는 학생회 간부(이자 일꾼)을 하고 있었음.

간부라고 해봐야 하는 일이 딱히 멋있거나 갑질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진짜 현장실무, 학생회장누나(진짜 멋있는 누나였음)가 더 돋보일 수 있도록 판 깔아주는 그런 역할이었음. 문제는 학생회가 하는 일에 비해 같이 일하는 사람이 적어서(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합쳐서 5명이었음! 나중에 7명으로 늘어나긴 하는데 그때만 해도 5명.) 한 사람에게 맡겨진 일이 많았음. 나만 해도 원래 복지국 국장인데 거기에 + 연대국일도 같이 하는 상황이었음. 총, 부총학생회장이 맡은 일은 말할 것도 없었고.....

그런 자리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위 선배들이 나를 아꼈다고 해야하나, 가엽게 봤다고 해야하나 그랬음. 살찌고 그렇게 잘생긴 얼굴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는 일이 많아서 잘 봐줬음.

배경설명 끝났으니 본 얘기로 들어가겠음.

좀 돌아가는 학생회같은 경우는 확대간부수련회라고 해서 총학생회-단대학생회-과학생회 간부들 모아서 수련회를 함(나는 교대생이라 단대학생회가 없으므로 총학생회-과학생회 간부들). 나는 총학생회 간부였으므로 그거 준비하느라 좀 고생했던 것 같음. 뭐 짐나르고, 뭐 설치하고, 식사로 고기굽는거 세팅하고, 술자리 깔고, 잠자리 준비하는거까지. 물론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지만 기본적으로 내 손 안간데가 없었음. 

확대간부수련회에서 강연도 듣고, 교육관련 역할놀이도 해보고, 술자리도 가졌음. 한 60명 규모였던 것 같은데, 난 한 1시까지 정리하고, 더 놀사람은 더 놀라 하고 숙소로 돌아갔음.(근데 숙소로 돌아가서도 후배 하나가 자다가 토해서 그거 치우느라 고생한건 함정.) 나는 정리하느라 늦게 들어가서 문쪽에 가까운 자리에 누워서 이제 자려고 눈을 좀 감은 때였는데 a선배가 좀 소란스럽게 들어왔음. 

이 a선배 설명을 하자면.
-당시 3학년
-내 과 직속선배
-윗사람들은 좋아하지만 아랫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자세한 설명 안함. 그냥 사람들이 느끼는 느낌적인 느낌 그대로인 선배)
-술버릇 나쁨

이 a선배가 들어오더니 조금 있다가 갑자기 내 배를 빡! 하고 걷어차는 거임. 나는 자려다 봉변을 맞았는데, 그 선배 하는소리

"야. 개겨봐"

"야. 개겨봐"

"야. 개겨봐"

"야. 개겨봐"

이 말에는 진짜 아무런 과장도 없고 주작이 아님을 내 영혼을 걸고 맹세할 수 있음.

솔직히 자다가 걷어차였는데 누가 기분이 좋겠음....근데 갑자기 개겨보라니, 너무 어이가 없었음. 아무리 선배라도 따지려고 자다가 벌떡 일어섰는데, 주위 선배들이 깨서 다 나 붙잡고 말림. 이러지 마라.... 그리고 다른 선배들이 그 선배 데리고 나가서 말리고 진정시키는데...그러건 말건 그 a선배는 그런거 신경 안쓰고 옆방에 자고있는 일반 손님들 방에다 대고 고래고래 욕질을 시전함. 야이 X발놈들아! 야 이 개ㅆㄲ들아! 아마 주위에서 나 안말렸으면 그 쌍욕을 내가 들었을 듯.

문제는, 그 일반 손님들은 그냥 일반 손님이 아니라 현직 초등학교 선생님 손님. 쉽게 말하면 교대생들의 대선배인거임. 

그 선배는 다음날 현직선생님들 클레임 받아서 개욕먹고, 주변 동기들한테도 엄청나게 욕을 들으심.

그 이후로 그 선배는 나만 보면 그날 일이 생각나시던지 원래는 나한테 막대하셨었는데 나한테 조심조심하게 대하심. 만약에 개겨봐! 라고 했을때 주변에서 안 말렸다면 나는 그 선배와 얼굴 붉히고 있었겠지만, 잘 참아서 그래도 얼굴 안붉히고 지낸 것 같음.

이상 제가 생각하는 사이다였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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