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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 밑바닥 인생.
게시물ID : gomin_12830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방황시인
추천 : 11
조회수 : 2147회
댓글수 : 64개
등록시간 : 2014/12/09 17: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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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이 채 안되는 창문 없는 고시원.
비좁고 환기조차 잘 안된다.
전등을 켜면 낮, 전등을 끄면 밤인 세상.
 
야간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오면 아침 9시.
밖에서는 하루를 열여가는 사람들은 분주함이 웅성대지만 잠을 자야 할 시간이다.
사람들의 활기찬 움직임은 내겐 잠을 방해하는 시끄러운 소음일 뿐이다.
그들의 소라에 귀 귀울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잠을 자야한다.
어쩌면 창문 없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나을지 모른다  
난 그들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아침을 먹고 잘까, 자고나서 아점을 먹을까 고민한다.
보통 하루에 2끼를 먹는다. 아침과 저녁, 혹은 아점, 저녁
배는 고프지만 밥을 먹은 후 바로 자고 나면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야간 근무로 얻은 것은 만성 두통과 만성 소화불량 이다.
 
한끼 식사비용은 2천원 남짓.
대부분 인스턴트 카레나 짜장 아니면 과자 부스러기다.
다행히 고시원에서 밥은 제공된다. 싸구려 중국산 쌀인지 밥을 불면 날아갈듯 하다.
 
굳이 야간 근무를 하는 이유는
주간에서 이 나이에 경력없이 할 만한 아르바이트도 없거니와 있다해도
최저시급 정도를 약간 윗도는 돈 밖에 못 받는 것이 현실이다.
 
방값과 생활비를 데려면 조금 힘들어도 견뎌내야 한다.
하루 10시간 주 6일. 그래봤자 야간 아르바이트도 최저 시급이다. 야간 수당 1.5배인 것만 다르다.
 
학자금 대출도 올해가 되어서야 겨우 갚았다.
대학 생활 4년 뒤에 남은 것은 빚 뿐이었다.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여러 직업을 전전 했으나 끈기 있게 무엇을 하지 못하는 성격인 데다가 분수를 모르는 몽상가형이기 때문이다.
 
현실도 모르고 주제 넘게 돈 많이 드는 사진을 해보겠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했다.
상업사진 쪽에서 일해 볼 기회도 있었으나 베이비, 웨딩 스냅에서 보조 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수 년 동안 연봉 600만원 수준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수사진을 찍고 싶다는 주제넘은 열망도 함께 있었다.
한 평생을 비비안 마이어나 김영갑 처럼 살아도 좋다는 허세도 있었다.
 
한 동안은 야간 아르바이트 끝나고 2시간 정도 자고 나서
사진을 찍고 와서 보정하고 다시 2시간 가량 자고 나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가는 짓을 반복했다.
 
하지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까닭에 몇 달 못가 몸이 버텨나질 못했다.
이제는 카메라도 손을 놓은지 오래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잠만 자는 일상이 되버렸다. 
내 꿈이 뭐였던가 
난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질식해 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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