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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비유가 가소롭기 짝이 없는 이유
게시물ID : sisa_7975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랄바대장군
추천 : 4
조회수 : 53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26 15: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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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늘 아침 뉴스를 훑어보니, 박지원이 페북에 또 글을 올렸던 모양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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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 중 일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이고, 험난한 고개를 넘을 때는 악마의 손이라도 잡고 처칠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불필요한 언행을 자제해 탄핵안 가결에 총력을 경주하자"고 제안했다.
 
(25일 뉴스 중 일부)
이와 관련, 박 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험난한 고개를 넘으려면 악마의 손이라도 잡고 넘어야 한다”며 “반공주의자 처칠도 스탈린과 손잡고 히틀러와 싸워 이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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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지원은 2차대전 당시 처칠이 스탈린과 손잡았다는 사실을 자꾸 거론하면서 자신의 주장이 현실적임을 설파하고 있는데, 이거 완전 개소리입니다. 가소롭기 짝이 없지요.
중학 수준의 세계사 지식만 있어도 저런 소리는 하지 않을텐데,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거라면 자질의 부족을 말하는 것일테고 알면서도 저러는 거라면 참으로 교활한 작태라 하겠습니다.
다들 아시는 바 일테니 길게 말씀드리지 않고 몇 가지 핵심 사항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당시 소련의 독재권력을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조금 민감한 얘기입니다만 경제체제로서의 공산주의도 그닥 찬성하지 않습니다.

0. 전제 - 소련은 나치 독일로부터 침략당한 국가다.
 
당시의 이런저런 국제 정세를 살펴보는 것은 너무 길어지니 논외로 하고,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독일이 소련을 먼저 침략했다는 사실입니다.
종전 후 피해규모는 대략 소련이 3,400만, 독일이 1,800만. 학살에 가까웠던 소련 민간인 2,000만 사망은 저기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수도 함락 직전까지 몰렸던(모스크바 공방전) 소련은 이후 몇 차례의 승전(대표적인 것이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을 통해 열세를 뒤집고 결국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박지원이 현 사태를 2차대전을 비유해서 거론하고자 했다면, “처칠이 나치 독일을 치기 위해서 일본과 손을 잡았다” 라는 정도는 되어야 얼추 비슷합니다.
 
1. 2차대전에서의 소련의 위치는 개누리당의 위치가 절대 아니다.
 
처칠이 스탈린과 손을 잡았던(이것도 참 무식한 표현입니다만)것은 이념과 체제 이전에, 전쟁이라고 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 투쟁(생존)이 1차적 목표였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각 국가의 이익 추구, 독재 권력의 연장을 위한 추악한 공작이 이루어 졌던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만 단 하나 명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영국과 소련은 나치 독일에 대해 명확한 적대 관계를 공유하는 위치였다는 점입니다.
 
박지원의 표현을 어거지로라도 끌어와서 붙이기 위해서는, “탄핵을 위해서는 통진당 세력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정도는 되어야 하겠네요.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덧붙입니다. 통진당에 대해서는 현 집권세력이 “빨갱이”라고 결론지은 점에 주목한 것일 뿐, 제 개인의 판단이 적용된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2. 처칠이 소련과의 연합을 “결정”한 것도 아니요, 영국 혼자 싸워서 이긴 것도 아니다.
 
비유의 위험성이 이런 부분에서 잘 드러나지요. 2차대전사 중에서 처칠의 역할과 영국의 희생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굉장히 교묘한 말장난입니다.
소련의 연합국 합류는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독일의 선제 침략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이후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 중에서 주요국(쉽게 말해 힘센 놈들)의 회담과 협정 등을 통해 추축국에 대항하는 큰 그림이 그려졌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 미국의 참전이었지요. 영국이 아니고. 사실 미국 아니었으면 전쟁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
 
말이 조금 샜는데, 처칠이 스탈린보고 “독일과 싸우자!”라고 해서 스탈린이 “응응 그래”하고 전쟁을 끌어간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어차피 소련은 영국이고 나발이고 나라가 망하지 않으려면 독일과 죽기 살기로 싸울 수 밖에 없었던 처지였습니다. 위의 1번에서 설명하지 않았던 내용입니다만, 히틀러의 극단적 반공주의, 인종차별주의 및 천년제국 수립 계획에 따라 독일은 소련 점령 시 슬라브족을 추방하고 노예화 할 의도가 있었음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영국 또한 소련의 연합국 참여를 비토할 만한 입장이 아니었지요. 능력도 안 되고. 본토 항공전 이후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당장 자기들도 독일의 기세 앞에 풍전등화였는데요.
 
시각을 달리 하면, 오히려 소련이 영국을 독일의 침략으로부터 일정 부분 구해준 부분이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닙니다. 렌드 리스 정책 이후, 소련의 뻔뻔하기까지 한 군사원조 확대 요청에 영국과 미국이 투덜거리면서도 응해주었던 것은 동부전선 유지를 통해 얻어지는 전략적 가치가 대단히 컸기 때문입니다.
 
3. 비박은 스탈린도 아니고 고양이도 될 수 없다.
 
친박 비박 나누어서 지금 치고받고 있는 개누리당 잡것들, 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반년 전만 해도 박그네 찬양에 입에 침이 마르던 종자들입니다. 이제 와서 자기들은 몰랐다고 하는 꼴을 보면 오히려 친박보다도 더 가증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들이지요.
2차대전으로 따지자면 게쉬타포 면죄부 주고 히틀러한테 총 쏘게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쥐잡기로 따지자면 바깥채 쥐새끼 데려다가 안채 쥐새끼 잡아먹게 하고 놓아주겠다는 꼴입니다. 스탈린은 뭐고 고양이는 뭡니까. 애초에 끌어다붙일 여지 조차 없는 어거지 비유입니다.

4. 맺음 - 너나 잘해라.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
 
불필요한 언행을 누가 먼저 했는지, 누가 제일 분란을 일으키는지부터 따져보길 바랍니다만 그럴 정신머리가 있다고는 보여지지 않으니 기대하지 않습니다. 국민의당에 비례투표 한 제가 병신이었지요.
애초에 국민들 중 누가 “탄핵” 하나만을 위해서 저 개같은 놈들과 손을 잡으라고 했답니까? 저 놈들 손 안 잡아줘서 탄핵 안 될것 같으면 그러라고 하십시오. 과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을지 두고 봅시다. 지금 비박들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탄핵에 동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나요? 자기 살 길 찾아 흩어지는 바퀴벌레 같은 놈들일 뿐입니다. 손 안 잡아도 탄핵 의결 통과된다는 데에 제 왼쪽 **을 걸겠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정말로 현실적인 현안 타개를 위해 비박과의 연대를 제안하는 것이라면 앞으로는 항상 다음 내용을 앞서 공언하길 바랍니다.
“탄핵 연대와 별개로, 새누리당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서는 비박과 친박을 구분하지 않고 향후 엄정한 조사를 통해 그 책임을 물을 것임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조금 더 쓰고 싶었는데 손님이 오는 바람에 급하게 맺습니다. 용두사미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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