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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후기입니다.
게시물ID : sisa_7980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ostlude
추천 : 3
조회수 : 2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26 23: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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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어제 술을 좀 마셔서 피곤했는데

안나갈수는 없고 해서 '개같은 년 피곤한데 사람 나오게 만드네'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좀 천천히 갔습니다. 썼다시피 피곤하기도 하고 체력을 회복한 뒤에 가야할 것 같아서요.

한 5시쯤 도착한 것 같습니다. 저는 종각역에 내려서 광화문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아무래도 광화문역은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요.

내려서 걷다보니 많은 사람들도 보고 해서 괜히 기분이 좋더군요. 역시 오길 잘 했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가던 중에 사람들이 보여있던 곳이 있었습니다. 자유 발언 같은 것을 하나 싶어서 잠깐 보고 가려는데 경찰들이 있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경찰들이 어떤 분들을 못가게 막고 있다는 것만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나중에 알았는데 소를 몰고 오신 분들을 둘러싸고 막고 있던 것이더군요.

어쨌든 무슨 일인가 싶어 조금 가까이 가서 보다보니 상황을 알게 되고

주변에 계신 분들이 '비켜라 비켜라' 하면서 외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 바로 앞에 계시던 아저씨가 경찰에게 달려들어 경찰을 막 떼어내려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얼른 팔을 붙잡고 말렸지요. 혹시라도 충돌 상황이 생길까봐요.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 제 뒤의 사람들한테

"시민분들!! 경찰 한 사람씩 맡아서 떼어냅시다!!" 라고 소리치기도 했거든요.

어쨌든 그 뒤로도 몇 번 그렇게 경찰을 잡으려고 하시길래 하지마시라고, 충돌나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말렸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어떤 아저씨 한 분도 아예 경찰을 등지고 팔벌려 하지 말라고 막으셨습니다.


한 번 그런 일이 생기니 아무래도 주변을 떠나기가 어렵더군요. 혹시 또 그런 상황이 생길까봐 무섭기도 했습니다.

원래는 광화문 광장쪽으로 더 가까이 가려고 했는데 그 쪽에 계속 서서 상황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쪽에 서서 그냥 계속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또 경찰을 잡고 뜯어내려고 하시더군요.

다가가서 그 분 팔 잡고 하지 마시라고 말렸습니다. 반대편 팔은 어떤 여성분이 잡고 말리셨고요.

근데 이 할아버님은 정말로 그냥 화가 나신 것 같았어요ㅋㅋ 구호 같은 것도 엄청 크게 외치시고 굉장히 격앙되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한 두 번 말리니까 그 다음부터는 딱히 경찰 잡으려고는 하시지 않더라고요ㅎㅎ 근데 경찰한테 욕을 막하시길래 진정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상태로 6시에 본 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동도 힘들어지고 그냥 그런 대치상태에서 식이 진행되었어요.

저도 스크린 보면서 구호외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미 경찰들이 둘러싼 쪽 뒤쪽으로 다른 소가 등장하더군요ㅋㅋ

이미 사람들이 꽉 차있던 상황이어서 경찰들이 이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새로 등장한 소가 시민들이 길을 비켜줘서 잘 가던 중

소 앞으로 어떤 아저씨가 사람들을 비집고 가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소 잘 가도록 가이드(?)를 해주려고 하시나 했는데 멈춰서서 뭔가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막아서는 것 같았는데 경찰복을 입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 사람 말고도 주변에 몇 명 더 있는 것 같았는데 몸 싸움이 날 뻔 하던 것을 주변 사람들이 잡아채서 말렸기 때문에 큰 충돌은 없었어요.

그렇게 소 한마리와 같이 오신분들이 지나가고(무대 근처까지 가셨죠) 시간이 꽤 지나서야 제일 처음 만났던 경찰들도 철수 했습니다.

(그런데 둘러쌓여있던 소와 같이 오신분은 어디 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스크린에 집중하고 있었서서..)


경찰 철수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제야 좀 안심이 되더군요. 다친 사람 하나 없다는 게요.

행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집으로 왔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내일 일정이 있어서요.




귀가 하신 분들도 계시고, 아직 남아있는 분들도 계시겠죠.

고맙고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분들이십니다. 여러분들 모두.
출처 피곤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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